안개 낀 길 위. 그 길 위에 유상일이 있었다. -근태 형. 별도 달도 없는 밤하늘의 도로 위. 밤이 깊지 않아 오고가는 자동차 한둘쯤 있을 법 한데 안개가 짙어서인지, 교통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곳이어서인지 자동차는 한 대도 지나가지 않았다. 그런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길 한가운데 저렇게 서 있는 것이겠지. 유상일은 두 팔 벌려 어서 오라는 듯
"상일이. 생일 축하해." 유상일은 자신을 부른 박근태가 옅게 웃으며 던진 말에 어? 하고 어리둥절한 소리를 냈다. 어린 시절이 지난 뒤에는 생일을 그렇게 꼬박꼬박 챙기고자 하는 의지도 수그러들었고, 자신도 잊고 지내는 터라 생일이 지나갔구나 하는 정도였다. 올해의 생일도 그렇게 보낼 뻔 했고. 그러다 문득 제 앞에 있는 사람 또한 생일이 같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