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손에 기타 케이스 같은 것과 기계 장치를 든 채 새초롬한 얼굴로 눈을 살짝 내리깔고 내려다보던 야만바기리 쵸우기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호리카와 군이 말하고 다니던데 너, 요즘 악기를 다양하게 배우고 다닌다면서? ” 최근 들어서 야만바기리 쿠니히로는 부쩍 여유가 생겼다. 초기도도 총대장도 아닌 극히 평범한 일반 도검남사. 그것이 이 혼
“밭이 나를 싫어하고 있어.” “그건 이쪽의 대사겠지만.” 뙤약볕이 내리쬐는 맑은 하늘 아래로 싱그러움을 머금은 푸릇푸릇한 토마토밭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그리고 사이 좋게 밀짚모자를 나눠 쓴 금발의 남자와 은발의 남자가 그 사이를 누비고 있었다. 아니, 하나 정정하자면 금발의 남자는 기운이 없는지 축 처진 채 엉거주춤 주저앉아 토마토를 멍하니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