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옥수수
야만바기리 쿠니히로는 이따금 이유 모를 부러움을 느끼곤 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그 대상은 바로 자기 자신이었다. 익숙한 본인의 방에서 눈을 뜬 쿠니히로는 아무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그저 잠에서 깼구나, 딱 그 정도의 감각이었다. 그러나 방에서 나와 밖을 돌아다니면서 마주친 동료들의 얼굴에서 놀라움과 안도감 등을 발견하고 자신에게
신록이 눈이 부신 초여름에 현현된 이곳의 야만바기리 쵸우기는 유독 사무 업무가 서투른 혼마루에 현현된 구세주나 다름 없는 칼이었다. 다들 몸이 좋으면 머리를 덜 써도 된다는 주인의 사고방식에 깊게 감화되기라도 한 모양인지 풍류와 우아함을 사랑하는 문과의 칼인 카센 카네사다마저 보통의 개체와는 다르게 손속이 매웠으며 근육이 아름답기로 유명했다. 이
양손에 기타 케이스 같은 것과 기계 장치를 든 채 새초롬한 얼굴로 눈을 살짝 내리깔고 내려다보던 야만바기리 쵸우기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호리카와 군이 말하고 다니던데 너, 요즘 악기를 다양하게 배우고 다닌다면서? ” 최근 들어서 야만바기리 쿠니히로는 부쩍 여유가 생겼다. 초기도도 총대장도 아닌 극히 평범한 일반 도검남사. 그것이 이 혼
“밭이 나를 싫어하고 있어.” “그건 이쪽의 대사겠지만.” 뙤약볕이 내리쬐는 맑은 하늘 아래로 싱그러움을 머금은 푸릇푸릇한 토마토밭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그리고 사이 좋게 밀짚모자를 나눠 쓴 금발의 남자와 은발의 남자가 그 사이를 누비고 있었다. 아니, 하나 정정하자면 금발의 남자는 기운이 없는지 축 처진 채 엉거주춤 주저앉아 토마토를 멍하니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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