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직한 마찰음이 발목을 붙잡는다. 창살 너머의 랜턴은 흐리다. 그림자가 그를 산산조각낼 듯, 빛이 순간, 명멸한다. 적막감. 금속성의 냉기. 이윽고 가벼운 타박거림이 가까워 온다. 잿빛 그림자가 들어섰다. 차가운 호흡이 복도에 내뿜어진다. 죄수 번호 2810. 간수가 목소리를 낸다. 그는 랜턴 불빛을 본다. 귀를 후벼파는 경첩의 메아리. 간수가 그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