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약초들을 잔뜩 품에 안은 호사준이 씩씩하게 길을 걸어갔다. 스승이 은호에게 약재들은 전달하라는 심부름을 시켜 그것을 완벽하게 수행하기 위함이었다. 하나로 모아 올려 묶은 긴 머리카락이 그가 걸어갈 때마다 살랑살랑 흔들렸다. 그 모습이 꼭 말의 꼬리 같아 보여서 그의 뒤를 조심히 따라가던 황호가 옅게 미소를 띄웠다. 호사준을 제자로 들인지
황호가 정유를 감시하기 위해 본채에 배치해둔 분신이 멈춘 후. 정유는 산령의 만류에도 즉시 저택을 빠져나왔다. 한반도 인간의 말만 듣고 스승인 호족의 말은 듣지 않는 정유를 위해, 황호는 이미 자신의 저택 주변에 결계를 쳐둔 상태였다. 호사정유를 나갈 수 없게 하는 결계. 적호가 그 결계를 볼 때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며 혀를 내둘렀지만,
평소처럼 청호와의 대련에서 패배한 황호가 터덜터덜 자신의 거처로 돌아왔다. 황호의 거처는 바위를 정교하게 다듬어 만든 기둥과 나무로 만든 목자재가 조화롭게 어울리는 곳이었다. 곳곳에 불을 피워두면 황호의 상징인 금빛을 은은하게 반사하여 따뜻한 색으로 물드는 곳이기도 했었다. 복도를 쭉 걸어 들어간 황호가 문을 열고 자신의 공간을 찾아 들어갔다
호사윤이 앉아서 쌀 맛 젤라토를 먹고 있는 정유를 빤히 바라보았다. 호사가의 막내인, 이제 막 6살을 먹은 정유는 애답지 않게 입맛이 아주 노친네스러웠다. 어묵국에서는 어묵보다 푹 익힌 무를 더 좋아하질 않나. 아이스크림은 무조건 쌀 맛을 찾아 먹었고. 좋아하는 식자재는 토란이었다. 정유를 제외하면 가족 그 아무도 토란을 좋아하지 않는지라 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