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그러운 더위였다. 불어오는 바람조차 푹푹 쪘다. 사요는 늘 그렇듯이 약속 시간보다 30분 일찍 도착하기 위해 채비를 끝마친 후였다. 어제의 더위를 기억하고서 기타 케이스의 끈을 단단히 거머쥔다. 천천히 현관문을 열었다. 문은 채 다 열리지 못했다. 고작 조금 바깥을 보았을 뿐인데도 틈 사이로 그를 잡아먹을 듯 거칠게 쳐들어오는 열기에 지레 겁먹은 것
언젠가의 연습날. 히나가 갑자기 쓰러졌었다고 한다. 몇 분 지나지 않아 정신을 차렸다지만 파스파레 멤버 전부가 불안한 마음에 사요에게 연락을 했다. 히나가 쓰러져 오늘은 일단 집으로 보냈노라고. 로젤리아의 연습은 곧바로 중지되었고 사요는 곧장 집으로 향했다. 현관문을 열었을 때 히나는 사요를 기다렸다는 듯 아침과 같은 표정으로 문 앞에 서 있었다. “언니.
너와는 질기고 질긴 악연이라는 걸 뼈저리게 느낀다. 피를 나눴다는 이유로 널 떼어내지 못 한다는 것이 끝없이 비참하다. 너는 그 특유의 성격과 천재성으로 예전부터 나를 상처 입혔고, 네 주변을 괴롭혔다. 허나, 그건 네가 의도한 것이 아니었다. 자신의 때 묻지 않은 순수한 발언이 다른 누군가에겐 심장에 강하게 내리꽂히는 화살이 된다는 걸 알지 못 하는,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