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반 속 별
9회차, HBD
B에게 by HB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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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원래 외로운 별이라고 들었다. 혼자서는 도저히 해소할 수 없는 일정한 질량의 면적이 있어서, 그 공백을 채워줄 무언가를 끊임없이 찾게 된다고. 내게는 너만큼 로맨틱한 구석이 없고 그래서 모든 소문과 신화를 믿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만약 정말로 내게 딱 절반만큼의 공간이 비어있다면 그곳을 채우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너여야만 한다는 것을 알아. 풀숲을 가르고 나타난 애의 살결은 신비로울 정도로 연하고 부드럽다. 보드라운 베일 같은 옷 끄트머리를 당기면 네가 사슴과 같은 목소리로 발랄하게 웃어버린다. 웃는 것은 좋은 일이야. 좋은 일은 좋을 일이야. 나도 너와 함께 그곳으로 돌아가 잠들겠다고 말하지만 너는 자꾸만 좋을 일을 저지른다. 좋을 일만 저지르고 만다. 그때 나는 직감했어. 우리는 영원한 그릇. 겹치는 일은 있어도 채워지는 일은 없을 것. 나는 슬프다고 했고 애는 다만 언덕이 있다고 했다. 너는 그곳으로 돌아간다. 사기그릇이 된 나를 덩그러니 그림자 선반 속에 놓아두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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