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오락관 후기
정도면 나도 적을 수 있지 않을까?!
안녕하세요 민해우입니다.
행사 끝난 지 열흘이 되어가는데 뒤늦은 후기를 작성하는 이유는 그냥 적고 싶어서였어요.
가끔 그런 날이 있잖아요? 뭔갈 적고는 싶은데 심도있게 고찰하거나 캐릭터 해석을 주의 깊게 살피며 창작의 고통을 느끼는 거 말고 가볍게 주절거리고 싶다!
그게 제겐 오늘이었을 뿐입니다.
종종 한 번쯤 헤, 하는 마음가짐으로 멍때리면서 주절거려보세요. 의외로 재밌습니다.
미래의 나는 이걸 읽으면서 깔깔 웃을 것이 분명하다는 확신을 가지세요!
대형 행사는 간만입니다.
사실 작년에 대형 행사를 넷? 다섯? 간 걸 보면 이게 간만이라고 볼 수 있나 싶은데 분기별로 갔으니까 간만에 해당되는 것 같아요.
동인 네트워크 행사는 예전에도 자주 다녔어서 익숙한 편입니다.
그땐 aT센터가 아니었지… 딱히 중요하지 않은 이런 아련한 기억은 접어두기로 해요.
오락관 신청은 즉흥적으로 한 건 아니었고, 작년쯤엔가 동네에서 게임 온리가 열릴 때쯤 됐다고 언급했던 적이 있었어요.
오락관 올 때 됐는데… 하고 까맣게 잊고 있다가 한참 후에 추천 탭에서 아이소온 홍보가 뜨는 걸 보고 불현듯 떠올라서 동네에 로그인했더니 웬걸, 이미 신청서 접수를 받았던 것이에요.
그렇게 10번대의 대기를 받고 자리가 나길 기다렸습니다.
자리 나고 나선 5만원 지폐 들고 이체하러 ATM기 갔었어요.
엄청 신나서 은행 도착해서 부스비 치른 다음에 타임라인에 부스 됐다! 더지타쉬 회지 낼거임! 외친 기억이 선명하네요.
왜 선명하지 이런 건 까먹어도 될 것 같은데.
회지 얘기나 해볼게요.
이런 갑작스런 주제 전환이 놀라우시겠지만 매끄럽게 주제를 바꾸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여깁니다.
그렇지만 좀 전에 회지 낸다고 적었었으니, 회지에 관해 말하는 건 부자연스럽진 않다고 봐요.
뜬금없을 뿐이죠. 반성 쪼끔 할게요.
하고왔어요.
원래 계획은 기승전결 없이 성관계만 난무한 PWP 더지타쉬로 60p 정도를 낼 거였습니다.
P사이트에 올려둔 PWP글들과 마찬가지로 그걸 여러 개 모은 짤막짤막한 모음집이 될 거였고, 실제로도 적던 중이었습니다.
되게 취향 타는 요소가 많아서 주의 요소만 모은 걸 따로 할당된 페이지에 명시해야 할지 고심했을 정도로…
그런데 행사 두 달 정도를 앞두고 정말 벼락같이
쟁반노래방마냥 누가 내 머리에 쟁반을 쨍! 하고 내리친 것처럼
나 엔버 고타쉬와 드래곤본 다크어지의 첫만남과 그 둘의 관계를 보고 싶어.
저는 이 속삭임에 손을 들어줬습니다. 그러지 말걸.
농담입니다. 지금도 잘한 선택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넘겼더라면 계속 후회했을 걸요!
다만 퇴고나 편집, 표지와 최종 마감기한 등을 고려하면 기간이 엄청 촉박해서 이거 해낼 수 있나? 란 생각은 몇 번 들었습니다.
물론 내가 해냄. 하… 민해우 겁나 멋있어. 완벽해. 최고야.
물론 예상했던 날짜보다는 7일 정도 늦었지만요. 해낸 게 어디냐며 스스로를 위로해줬습니다.
트위터에서도 주절대긴 했지만 표지 작업을 세 번 정도 엎어서 늦어진 것도 있고요.
다음엔 레디메이드 하거나 커미션 맡겨야지.
이러면서도 차후 나올 회지 표지도 직접 만들고 있을 겁니다.
자급자족해야죠.
그렇게 나온 회지가 공무도하입니다.
따란~
여기에 쓴다고 회지 꺼내서 찍어봤습니다.
전 늘 벨벳코팅을 해요. 물기에 약하지만 표면 감촉이 엄청 좋습니다. 부들부들하고. 구매해주신 분들이 공감해주셨음 좋겠다…
공무도하는 일전에 트위터에서 풀었던 썰과 지인과 주고받은 썰에서 착안한 부분이 있어요.
5월 12일과 19일에 나눠 올리면서 기반썰 태그를 따로 할 예정이긴 한데
스포일러 조금 하자면 제비 시절 고타쉬와 그걸 목격한 다크어지 정도… 썰이랑 전개가 완전히 같진 않습니다.
그래도 모티브는 아주 중요한 거니까요.
말고도 더 있는데 2주 정도만 기다려보세요. 전격 공개 예정! 두둔~
회지 후기도 그때 보실 수 있으실거예요. 왜 공무도하라고 제목을 정하게 됐는지 같은 걸 쓸 겁니다.
인포 올릴 때도 언급했었지만 P사이트에 전문 공개 업로드할 거여서 미리 받는 재록본 소장으로 홍보했었어요.
대신 섭섭하지 않게 특전 회지를 챙겨드렸었죠.
그게 공사다망입니다.
따란~
마찬가지로 여기 쓰겠다고 꺼내서 찍어봤어요.
꽉 채운 8p 할까, 읽기 편하게 12p 할까 했는데 후자가 이겼습니다.
특전의 묘미는 역시 크라프트지라고 봅니다. 당일출력하는 감성을 담아봤어요. 당일출력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옆면재단을 해서 표지와 내지가 따로 놀지 않고 거치적거림 없이 진행했습니다.
원래 낼 회지였던 PWP 모음에서 하나를 선정해 넣었답니다. 구매자분의 마음에 쏙 들었을 거라고 장담합니다.
까르르
PWP 모음집은 언젠가 뵐 수 있겠죠. 제가 행사를 잡게 된다면…
메이저 장르 부스 잡기 어렵다… 내자리하나만
이젠 정말 제5회 오락관에 참여한 얘기를 적어볼게요.
이렇게 본론이 늦어져도 되나?
그렇지만 서론도 알찼죠?
행사장에서 사용할 물품을 챙겨뒀는데, 하루 전에 마지막으로 최종 점검했습니다.
신분증부터 시작해서 회지에 사용할 거랑 디스플레이용 물품까지.
역시 디피 물품 중에 제일 귀여웠던 건 코롯토였다고 생각합니다.
왼쪽: 우깡님 커미션 / 오른쪽: 둥식님 커미션
귀엽죠?
지방에서 가는 거라 부스 입장 시작 시간보다는 늦게 도착하는 편인데, 이번엔 줄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도착해서 바로 입장했습니다.
열 시쯤? 에스컬레이터 타고 2관을 향해 봉봉봉봉봉 올라가면서 동선을 짰어요.
1. 2관 입장하자마자 성인 인증 팔찌를 받는다.
2. 회지 택배를 찾는다.
3. 신나게 내 부스 위치로 향한다.
비장했던거치고는 별 거 없지만 아무튼 이렇게 진행했습니다.
회지 박스 두 개나 있더라고요.
나 이렇게 많이 주문 안 했는데.
까보고 나니까 정말 많지 않았습니다. 다행이다. 정상적으로 주문하고 잘 도착했구나. 안도했어요.
깐 김에 opp 봉투에 회지 넣고, 포장하고, 스티커 붙이고, 샘플용 따로 빼 두고, 안내문구 꽂아두고, 코롯토 진열하고, 더지타쉬 향수랑 시향지도 비치하다보니까 시간이 훌쩍 가서 오픈하겠다고 공지했던 시간이 왔습니다.
이렇게 세팅을 마치고 11시에 동네에서 행사 시작하겠다는 안내방송과 함께 박수 짝짝짝 치면서 부스를 열었어요.
이 자리를 빌어 방문해주신 분들에게 다시금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셔서 행복했어요.
회지 원고 작업과는 별개로 글이 잘 적히지 않아서 업로드가 없다시피했는데, 올려주신 글 잘 보고 있다고 말씀해주셔서 기뻤습니다.
과거의 제가 매우 기특하더군요. 스스로에게 칭찬해주었어요.
좋아해주시는 분이 계시니까 앞으로도 정진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은 계기도 됐고요.
부스에서 더지타쉬 향수 시향하신 분이 들려주신 감상도 기억에 남았습니다.
저는 더지타쉬하면 달짝지근한것보다는 톡 쏘는데다 탑노트가 오래 머물지 않고 날아가는 가벼움이 있으면서 은은하게 존재감을 과시하는 그런 게 떠올라서 최대한 맞춰 제작해봤는데 잘 전달됐을까 싶네요.
취향 필리버스터하는 오타쿠… 머쓱해지다…
파본 교환용 수량과 샘플을 제외하고는 한 시간 만에 다 팔려서 12시 조금 넘어서 부스를 정리했습니다.
이럴 수가 10권이 다 나갔어… 이렇게 빨리 매진되어본 게 처음입니다. 더지타쉬 메이저인가봐…
내가 메이저 장르에서 메이저를 잡다니? 귀신이 곡할 노릇입니다. 꿈이라면 깨지 말아야징ㅎㅎ
그렇게 남은 파본 교환용 수량은 소장본이라도 괜찮고 재제작 시일이 걸려도 괜찮다고 OK해주신 분들에게 빠르게 통판용으로 보내드렸습니다.
혹시 내가 받은 회지가 파본인듯하다 싶으면 연락주세요.
본질은 소비러지만 때때로 연성하는 연성러도 부스 내면 회지를 낸다!
결론이 이상한가요? 그렇지만 저의 본질은 소비러가 맞습니다.
여하튼 회지는 갖고 있으면 좋은 거니까요.
내 최애CP 회지가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건 아주아주 엄청 매우 과하게 행복한 일이랍니다.
회지 내시면 알려주세요 굿즈 내셔도 알려주셔야됩니다 사달라고 사물놀이 풍물놀이 해주셔야됨 제가 살게요
부스를 정리하고 발더스게이트3 부스를 둘러보러 다녔습니다.
아쉽게도 매진된 게 많았어요. 나 돈 있는데… 회지랑 굿즈 재고가 없네…
그래도 둘러보면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어요.
거대한 캐릭터 포스터, 귀여운 컴패니언 아크릴 스탠드, 개쩌는 캐릭터 엽서, 왕 귀여운 컴패니언 경단 인형, 쪼꼬미 컴패니언 스티커 등등등… 다꾸용으로 활용도 높은 지류 굿즈가 보일때마다 홀린 듯 손을 뻗었습니다.
민해우거야 민해우사조
다꾸 그렇게 열심히 하지도 않으면서 욕심만 많아갖고…
그때는 이런 행사 언제 또 있을지 모르니까 주머니를 그득그득 채우고 싶었던 것 같아요.
존잘님들 회지와 굿즈 탐하기?
소비러가 제일 잘하는 것이죠.
즐거웠습니다. 좋아하는 걸 함께 하는 사람들과 공유하는 공간이 주는 에너지를 겪으면 기분이 행복하거든요.
행사 또 열렸으면 좋겠다.
내자리하나만 제발 나 오이도 먹잖아
행사 열리고 부스 잡으시고 회지 굿즈 많이 내주세요. 민해우 평생 소원.
아셨죠?!
한 번 내는 게 어렵지 두 번째부터는 쉬워요.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사랑합니다 (미래의) 존잘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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