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i
버본과 다시 만나면, 그의 무사를 확인한 뒤로는 사라질 생각이었다. 그는 양지의 인물이었고, 나는 그 세계에는 어울리지 않는 이물질이었다. 그가 온전히 그 세계로 되돌아가는데 있어서, 오점이나, 아니면 그 비슷한 무엇이었다. 나는 그림자 속으로 침전하는 게 알맞았다. 수년 전, 아카이 슈이치의 도움으로 내 죽음은 유예되었고, 나는 그래서 살아있을 뿐이었다.
버본이 그녀를 처음으로 만나게 된 것은, 진의 소개를 통해서였다. 그는 그녀를 처음으로 마주했을 때, 그녀가 진이 제게 붙인 감시자임을 알았다. 감시자를 붙일 법도 했다. 조직은 실력주의였지만, 그는 빨라도 너무 빨리 코드 네임을 부여받았으므로 수상쩍게 여길 법도 했다. 외려, 모든 간부가, 특히 진이 그를 단번에 신뢰했다면 그야말로 이상한 일이었다. 이상
아카이 슈이치에게는 빚을 졌다. 그건 빚이었다. 내가 알고 있던 라이라면, 하지 않았을 일이기도 했다. 조직의 일원은, 결코 내릴 수 없는 선택이었다. 나는 라이가 아니라, 아카이 슈이치에게 빌어, 살아남았다. 증인이 될 생각이 없다고, 협조할 생각 따위는 없다고 말했음에도 그는 내게 FBI의 증인보호프로그램을 권했다. 만약 그의 권유에 응했다면, 나는 양
흰 천장을 물끄러미 응시했다. 페놀 냄새가 났다. 나는 아직 살아있었다. 버본이 총을 쐈고, 옆구리에 직격했다. 스치는 수준이 아니라, 정확히 박혔다. 지혈제 하나를 고스란히 주사했고. 아주, 아주 조금 더 살고 싶다고 여겼다. 이곳에서 죽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과 함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조금만, 더 버본이 내게 남긴 그 달콤한 인간의 향기를 맡보
Old fashio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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