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제나
집으로 돌아가는 이진의 발걸음이 무겁다. 늘 당당하게 정면을 바라보던 시선은 어둡게 가라앉아 밑을 향한다. 이진의 입에선 길고 작은 한숨이 새어나온다. 붉게 물든 길이 보인다. 이진의 기분은 바닥으로 떨어져 처박힌다. ...노을 탓이야, 이건. 애써 핑계거리를 붙인다. 그렇다고 내 탓은 아니잖아? 울컥 올라오는 감정에 속으로나마 치졸한 분풀이. 아침부터
은회색 눈동자가 에녹을 향한다. 이진은 에녹을 바라본다. 이것을 바라본다고 표현할 수 있을까. 이진은 정말 그를 '바로' 보고 있는 것이 맞을까. 말하자면 단순히 반복되는 현상을 기록하고 모아둔 일지에 가까울 것이라 생각한다. 희고 긴 머리, 붉은 눈동자, 보기 좋게 미소 짓는 얼굴. 타인의 호감을 사기 쉬운 모습이라 생각했다. 입을 열면 경악할만한 말
Q. 뭔가요 이게 A. 그냥 제가 쓰고 싶어서 쓰는 에녹이진 글. 어찌 되었든 그 이후, 다사다난했던 그날의 다음 날, 그다음 날, 또 그다음 날.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진은 핸드폰 바라보는 시간이 늘었다. 하다못해 학생 시절에도 이런 적은 없었는데. 그 이유이자 원인 제공자에 대한 것은 말로 꺼내지 않아도 알 테니 구태여 적진 않겠다. 이진은
제이는 너무도 손쉽게 폭력을 휘두른다. 높이 손을 치켜들었다가, 빠르게 아래로 내리꽂는다. 주먹, 손바닥, 혹은 다른 무기를 쥐고서고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제이에게 폭력은 곧 삶이다. 수단이자 그가 삶을 영위하는 방법. 아마 앞으로도 관둘 일은 없겠지. 그의 삶은 피가 낭자했고, 낭자하고, 낭자할 예정이었다. 그 피가 자신의 피가 되고 싶지 않다면 제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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