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秀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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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잔히 바람결에 흩어지니 가는 곳 어디인가? 골골이 향에 취했는가. 바람아 바람아····· 어이 이다지, 뭇 산천 나뭇잎 휘쓸고 내 마음도 쓸고 가니. 소금에 절여진 당신의 화사하던 자태를 누굴 탓하리? 비바람에 지는 시절의 잔혹을 이리 기억하고 있건만, 어이 그리도 가자고 재촉하는가. 잠든 나를 깨우지 마소. 곤히 자고 있는 나의 단잠을 깨우지 마소.
주아 선배님과 강한 선배님을 위해서라도 이 마음을 굳게 다잡고 있었는데 말이죠. 그런데······· 무너지기 직전입니다. 지금. 그럴 수밖에 없지 않나?!?! (평소의 그녀답지 않게 상당히 격앙된 목소리로, 외쳐간다. 이내는 제 양갈래를 꽉 붙잡았다.) 허억, 허억··········································. 안 가신 분들을
강한 선배님, 주아 선배님. 이리 부르게 되다니⋯⋯⋯. 이미, 닿을 수가 없는데. 이제는 당신들이 이걸 들을 수가 없는 상태인데도. 그럼에도 멈출 수가 없달까. 나, 기억나요. 주아 선배님과 강한 선배님과 나누었던 추억들을. 주아 선배님은, 늘 너털웃음을 지으면서 절 상냥하게 제 머리를 쓰다듬어주셨죠. 재미있는 유희를 찾아서 같이 놀자고 달려오지 않았던가요
“여차하면, 본가에 초대해서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낼 수도 있다고요. 그래요. 좀비들에게 저희 저택이 무너지지 않았다는 전제하겠지만요. 이미 말했죠? 그쪽에 인형 전용 룸이 있다고. 거기서 당신과 함께 재잘재잘 떠들면서 제 사랑하는 인형들을 소개해주고 싶단 말이에요. 그리고, 나도 각색 동화를 집필하겠다고 다짐한 이 마음은 여전히 있으니까. 뭐, 그건 나중
정말요? 정말인가요? 그 다정한 사람들 중에서 저도 포함되어 있는 건가요. 이상 씨. (울다가, 멈칫한다. 본인의 눈물이 애써 닦여가는 손수건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희마하게 예전처럼 잠깐이나마 웃어본다.) 울다가 웃으면 매우 꼴사나운데 말이죠. 하지만 어쩔 수가 없잖아요? 어지러운 절망에 몸부리치고 있던 저였다고요. 그랬으니 운 것이고, 그 와중에⋯ 당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