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냥한 당신에게.

기약 없는 속삭임들을 주었습니다.

정말요? 정말인가요? 그 다정한 사람들 중에서 저도 포함되어 있는 건가요. 이상 씨. (울다가, 멈칫한다. 본인의 눈물이 애써 닦여가는 손수건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희마하게 예전처럼 잠깐이나마 웃어본다.) 울다가 웃으면 매우 꼴사나운데 말이죠. 하지만 어쩔 수가 없잖아요? 어지러운 절망에 몸부리치고 있던 저였다고요. 그랬으니 운 것이고, 그 와중에⋯ 당신이 그리 상냥하게 말씀해주시니 나도 모르게 픽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었어요. 아, 전 그리 강인하지 않아요. 힘도 약하고, 민첩하지도 않아서 숨이 턱까지 차오르면서 겨우내 힘겹게 뛰어가니까. 그렇게 약한 사람입니다. 연우도, 이미 인정한 바인 걸요. 약해서 나를 지켜주고 싶다고 말했을 정도였으니까. 유일하게 강한 것은 단 두 가지. 이 생존본능과, 체력 뿐. 생존본능은⋯ 말이죠. 행복해지고 싶단 욕망에 가까워요. 불행하게 끝을 맺고 싶지 않아서, 참 별거 없죠. 그래도 그것을 장점으로 봐주시니 이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 응!! 나는 사랑받고 싶어. 지금까지 지내왔던 인생처럼, 앞으로도 평탄하게 살아가는 것이 내 소소한 즐거움이었는데. 이 고생길의 끝이 장및빛으로 끝났으면 좋겠어. 그리고, 이상 씨! 당신도 함께해요. 나만 가면 뭐 하나요? 나는, 내 주위의 사람들도 모두 같은 결말을 맞이했으면 좋겠다고요. 혼자만 기뻐지는 상황 자체가 유쾌하지 않아!! 제 부모님이 말씀하신 바가 있어요. 나 혼자서만 생각하고 스스로를 끌어안으면, 결국은 아무도 남지 않고, 진정으로 외톨이가 된다고. 나는 그러고 싶지가 않아요. 알겠죠? (입을 달싹거렸다. 그래도, 한결 상황은 나아졌다. 적어도 눈물이라도 완전히 그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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