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샹마틴] 크리스마스 캐럴
사이퍼즈 2차 창작 / 2021년 데샹마틴 어드벤트 합작 참가 글
합작 홈페이지는 아래와 같습니다. 홈페이지에서 주옥같은 더 많은 작품을 만나보실 수 있어요 ~
https://go37458.wixsite.com/destinadvent2021
함게 데마의 매력에 푹 빠져보아용 >////<
첫눈이 내렸다.
하늘에서 내리는 눈송이가 소음을 품고 더러운 것들 위로 내려와 덮는다. 느닷없이 찾아온 눈은 추위라는 불청객도 함께 몰고 왔지만, 그런 건 상관없다는 듯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밖으로 나와 일제히 고개를 들어 올려 눈앞의 풍경을 감상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지겨움을 내뱉으며 불만과 짜증을 토로했을 이들이 이젠 낭만을 이야기하며 천진난만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멀리서는 어렴풋이 캐럴이 들리는 것 같기도 했다. 바야흐로 평화가 찾아왔다.
평온이 녹아든 자리엔 무엇이 움틀까. 까미유는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창밖으로 내려다보며 싸구려 인스턴트커피를 목구멍에 부었다. 그에게 그런 감상은 중요하지 않았다. 앞으로 제 계획에 역풍이 될지 아니면 순풍이 될지 따위가 중요했을 뿐. 카페인의 도움을 받아 비상한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의 손으로 일군 평화에 편승해 단물만 쏙 빼먹을 이들이 있을 테다. 거기에 붙어먹기도 어렵지 않을 터.
웃풍에 손이 시려웠던 까닭에 까미유는 창밖의 풍경을 뒤로하고 커튼을 걷었다. 패브릭 소재의 커튼은 까미유가 기대했던 것보다 웃풍과 빛을 잘 차단해주었다. 금세 캄캄해진 거실에서 빛나는 거라곤 화질 나쁜 고물 TV밖에 없었다. 어두컴컴한 방에서 형광등 스위치를 누르는 건 이제 익숙한 일이었다. 딸깍 소리와 함께 등이 연신 깜빡거리며 방안을 밝혔다. 갑작스러운 손님은 첫눈만이 아닌 모양이었다.
“오랜만이에요.”
눈이 바싹 말라갔지만 까미유는 앞에 서있(다고 여겨지)는 불투명한 형체를 계속 담을 수밖에 없었다. 건조해진 나머지 따끔거리는 고통마저도 현실을 직시하는 하나의 장치로 작용할뿐이었다.
마틴 챌피. 제 옛 연인.
젊은 날의 제 계획이 가라앉기 전에, 이렇게 비좁고 단열조차 제대로 안 되는 복도식 아파트로 쫓기듯 도망쳐 오기 전에 함께 했던 이.
신문이나 뉴스에서 그의 소식을 접하기는 했으나, 이렇게 얼굴을 마주하는 건 실로 오랜만이었다. 곳곳에서 묻어나오는 세월의 흔적은 자신이 빌어먹을 이곳에서 얼마나 웅크리고 있었는지를 머릿속에서 강제로 끄집어냈다. 전보다 중후해진 목소리에서는 그가 그동안 조용히 삼켜버렸을 이들이 떠올라 아른거렸다. 다만 저를 향해 지어 보이는 웃음이며 바라보는 눈빛이며 말투는 기억 속 그대로였다. 제가 아는 그 마틴이 맞았다.
넋 놓고 바라보니 멋쩍었는지 괜히 ‘여전히 잘 먹히는 얼굴이긴 하죠.’ 하고 재미없는 농담을 넌지시 던지며 웃어 보였으나 그 옆으로 보이는 TV 화면에 답할 타이밍을 놓쳤다.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귓가에 웅웅거리며 맴돌았지만 머릿속을 줄곧 때려 박는 건 화면에 대문짝만하게 떠오른 글씨였다.
속보. 마틴 챌피 의원 자택에서 숨진 채로 발견. 속보. 마틴 챌피 의원 자택에서 숨진 채로 발견.
“참 아끼는 애였죠.”
허탈하다는 듯 입을 연 마틴은 마저 이야기해주겠다는 양 소파에 깊숙이 엉덩이를 넣어 앉았다. 손님용 소파를 따로 마련해 두지 않아 자연스레 까미유가 서서 이야기를 듣는 꼴이 되었다. 시끄럽게 떠드는 고물 덩어리를 조용히 시키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정치에 발들이기 전부터 공들여 키우던 애였어요. 머리도 적당히 굴릴 줄 알고 눈치도 빠른 데다 또 순진하고 행동력도 뛰어나서 부려먹기 좋을 거라 생각했는데…. 제가 늑대 새끼를 키웠던 거죠.”
“과연, 마틴 챌피다운 결말이군.”
마틴은 무얼 두고 말하는지 알아차리고는 매섭게 까미유를 쏘아봤다. 육신을 떠난 후에도 여전히 예민한 주제로 남아있는 듯했다.
말 한마디로 까칠하게 굴기는. 까미유는 쯧, 하고 혀를 짧게 차고는 귀신 앞에서는 무슨 말도 못 하겠다며 비꼬았다. 힘이 들어간 미간에는 지겹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무엇이 아쉬워서 죽어서도 저 인간을 찾아갔을까. 마틴은 저주를 퍼붓고 가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려던 걸 그만두고 한결 차분해진 모습으로 말을 꺼냈다.
“처음부터 저를 따르지 않았던 건 아녜요. ‘저와는 다르게’ 제가 하는 말이라면 목에 칼이 들어와도 꿈쩍도 안 하던 애였거든요.”
그래서 더 마음에 들었어요. 과거를 회상하며 생각에 잠겼는지 이내 침묵했다. 까미유는 이런 부류의 침묵에 익숙했다. 죽음을 앞둔 이들이 자주 보이던 표정을 마틴이 짓고 있었다. 그보다는 힘이 좀 더 빠진 느낌이었지만 보고 있는 사람을 복잡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비슷했다. 죽음의 경계에 있는 이도, 이미 죽음을 겪은 이도 과거에 묶이는 건 어쩔 수 없다는 등의 생각을 잠깐 하곤 과거를 유영하는 두 눈동자를 그저 지켜보기만 했다. 어쩌면 제게도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까미유도 함께 침묵을 지켰다. 그 마틴 챌피가 죽었다. 정말로.
“언젠가 제게 이런 말을 하더군요. 이제는 세상이 바뀌었다는 시답잖은 말이요.”
머지않아 마틴이 운을 뗐다. 첫눈이 몰고 온 추위가 음절 사이에 서려 있는 것처럼 마냥 서늘하고 날카로운 투였다. 지극하게 당연하고 절대적인 정의가 구닥다리 취급을 받은 걸 두고 불쾌하다고 말하는 식이었다. 저를 죽음으로 몰아간 이에겐 일말의 증오조차 남아있지 않아 보였다.
누군가는 냉철하다 표현할 표정에서 아이러니하게도 후련함, 평온함 따위를 발견할 수 있었다. 모든 것을 내려놨기 떄문일까 아니면 죽음 끝에서 무엇을 깨달은 것일까. 옛정을 빌미로 못 이룬 목표를 대신 이뤄달라고 저를 찾아온 게 아니었던가.
“닥터, 당신은 자신이 틀렸다고 생각한 적이 있나요?”
“단 한 번도 없어.”
이제는 닥터가 아닌 이를 구태여 닥터라 부르며 그 시절의 감성을 긁어댔다. 답을 요하는 어투가 아니었음에도 얼떨결에 대답해버린 탓에, 괜히 손가락이 부자연스럽고 거추장스럽게 느껴졌다. 말 한마디에 참으로 멍청하게 군다 싶었다. 삐뚤어지려는 입가를 턱으로 쓸어내리는 척 가까스로 가리고, 힘이 들어간 눈썹이 ‘빙빙 돌리지 말고 말해라.’로 읽히기를 바라며 뱃속에 꼬인 조소를 풀어냈다.
이런, 들켰군.
바람과는 다르게 눈이 마주치자마자 마틴은 자신이 가장 사랑스러워 보이는 표정을 지으면서 눈을 마주해왔다. 부드럽게 접어 올려 반달이 된 눈동자가 햇살을 품고 있었다. 눈을 마주한 것만으로 안식을 얻을 수 있다는 걸 마틴을 보며 깨닫고는 했었다.
마틴은 어쩐지 한층 더 여유로운 자세로 다리를 꼬며 소파 등받이에 기댔다. 무게에 눌릴 리 없는 소파가 삐그덕 소리를 내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저도 없어요. 이 마틴 챌피가, 그랑플람의 뜻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는 제가 틀릴 리가 없으니까요.”
그렇게 당연한 말들이 오갔다. 까미유는 슬슬 김이 새기 시작했다. 까미유는 마틴을, 마틴은 까미유를 너무나 잘 알고 이해하고 있었고 애써 말로 꺼내지 않아도 파악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았다. 이제는 옛 연인이라는 두 단어로 묶이고 말 관계이긴 했지만 함께 나눈 것들을 다 담아내기엔 단어가 형편없이 작았다.
“이런 이야기를 하려고 온 건 아닐 테고. 여긴 무슨 일로 왔지? 지옥 가는 길 배웅해줄 사람이 필요했나?”
“재촉하기는. 당신은 어째 나이 먹고 성격이 급해진 것 같네요.”
“기다리는 데에는 이골이 나서.”
말 그대로였다. 이젠 기다리는 데에는 이골이 났다. 이 이상 생산적이지 않은 일에 제 인내를 더는 할애하고 싶지 않았다. 무엇이라도 좋으니 구체적인 결과가 눈앞에 나오길 바랐다. 간만에, 그것도 죽어서 나타난 마틴에게 결과물을 요구하는 것도 웃긴 일이었지만 그렇게라도 당장에 원하는 대답이라도 듣고 싶었다.
다 죽어서 온 귀신에게 사랑을 구걸하는 게 아니다. 설령 마틴이 현재 살아있다고 한들 사적인 감정으로 다시 찾아갈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혼수상태에 빠진 마틴이 깨어나기 위해서는 제 입맞춤이 필요하다 해도 가지 않았을 테다. 오히려 그 틈을 파고들어 이용했으면 모를까. 저는 순애보도 아니고 낭만적인 사람도 못 됐다.
단지 지옥 가는 길 배웅해주는 사람으로 까미유 데샹을 선택하기를 바랐다.
인연이 과거 저 끝에 머물러 있긴 했지만 그 정도 의미로는 남아있으리라 생각했다. 기대한적은 없었으나 그게 우리의 정이라 여겼다. 우리가 만나고 사랑을 나누기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에 이를 때까지 줄곧 그렇게 생각하고 살아왔다. 마틴 챌피가 먼저 생을 다해 마틴 챌피의 장례식이 열리면 꼭 찾아가서 인사를 해주겠다고. 성공한 자신을 보여주며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으라고 전해주고 싶었다. 서로 이루고자 했던 바는 달랐지만 그 너머에 기다리고 있을 건 같을 터. 분명 마틴도 비슷한 생각을 했을 것이다. 우리는 이런 면까지도 서로 닮았었다.
이런 방식으로 만나게 된 건 의외였지만 실제로 마틴 챌피는 죽임을 당하자마자 제게 달려오지 않았나. 지옥으로 가는 마지막 문턱에서 어떤 바람을 털어놓고 갈지 지금의 나로서는 예상할 수 없었지만, 적어도 제 계획에 마틴 챌피의 유언을 들어줄 자리 정도는 남아있었다. 그러니 마틴, 너는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나를 보고 싶었다고 말하기만 하면 돼.
“인정하기는 싫지만 우리는 지독하게 닮았잖아요. 그러니까….”
답지 않게 말끝을 흐렸다.
“그러니까, 저는 제 일에 확신을 가지고 있었어요.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그 생각엔 변함없고요. 하지만 그렇게 죽고 나서 돌아보니 그뿐이었던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뭇 진지한 태도로 마틴은 까미유를 쳐다봤다.
“애석하게도 죽어서야 비로소 눈에 들어오는 것들이 있더군요.”
까미유는 어쩐지 뱃속이 끓어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어디서 많이 들었던 뻔하디뻔한 레퍼토리가 시작되려고 했다. 밖으로 울컥 튀어나올 뻔한 불을 간신히 삼켰다.
“그래서 당신이 떠올랐어요. 저와 지독하게 비슷한 당신이”
마틴의 입이 떨어진 순간 뒤통수를 때려 맞은 기분이 들었지만, 눈이 마주치자마자 단전 아래서 치밀어오른 불이 눈밖으로 튀어나왔던 게 빨랐다.
까미유는 저 눈빛을 알고 있었다. 잊을래야 잊을 수 없었던 눈빛이었다. 자의로 떨쳐내고자 하면 되레 머릿속 깊숙이 들러붙어 오는 눈빛이었다. 때로는 자신의 원동력이 되어주고 한때는 오만의 밑거름이 되어준 눈빛. 유년시절 길거리에 나앉아 다 썩어간 풀뿌리를 입에 넣을 때면 지나가던 어른들이 보내오던 그 눈빛. 지랄맞은 동정. 타인의 것이 분명하지만 기어이 나를 찌르며 모욕을 주는 감정. 마틴 챌피에게서 절대로 읽어내고 싶지 않았던 감정이었다. 거기에 한술 더해 당신도 나처럼 이렇게 비참하게 죽을 거라는 암시마저 따라오고 있었다. 입은 이미 분노로 달싹이고 있었다.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지금이라도 이 모든 걸 그만두고 위대하신 주님 앞에 가서 회개하라고?”
까미유의 절로 언성이 올라갔다. 마틴 챌피는 감상하듯 까미유가 길길이 날 뛰는 걸 지켜만 보고 있었다. 죽음을 맞이하고 끝내 모든 걸 내려놓은 망령이 생자의 사사로운 감정을 모두 받아줄 필요는 없었으니. 햇살은 굴절 없이 내리 꽂힐 뿐이었다. 마틴 챌피의 태연한 모습은 늘 상대의 속을 뒤집어 놓곤 했다. 까미유 데샹도 그런 면을 사이좋게 지녔지만 당장에 부아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평정을 가장할 수 없었다. 아니, 그럴 필요가 없다 생각했다.
“가기 전에 어떻게든 자기만족이라도 하고 싶었나 본데, 그럴 거면 쇠사슬이라도 칭칭 감은 채로 오지 그랬어. 까무러치면서 어울려줬을 텐데 말이야!”
“나나 당신이나 구제 불능이네요.”
“그걸 이제 알았어? 중간에 멈추려고 했으면 시작조차 하지 않았어. 내가 어떻게.”
어떻게 여기에서 버티고 있는데. 어떻게 두 눈 시퍼렇게 뜨고 밤을 지새우는데. 어떻게 이 구질구질한 목숨을 붙잡고 이어가고 있는데. 그 누구보다 나를 잘 이해하고 있을 네가 어떻게.
“감히, 실패한 망령 따위가. 어딜 가르치려고 들어.”
나는 너처럼 실패하지 않아. 까미유가 뒤늦게 덧붙였다. 마틴은 오래도록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해 울부짖는 제 옛 연인을 가만히 응시했다. 몸에 힘이 빠지듯 웃음과 한숨이 함께 흘러나왔다.
인정하기 싫지만 인정할 건 인정해야 했다. 기억 저 건너편에서 유사한 장면이 떠올랐다. 성공을 자만하는 자신과 당신께서 하는 말을 이해하나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말하는 제자의 모습이. 겹쳐 보기 싫어도 이젠 웃는 것밖에 할 수 없는 처지였다. 저를 죽음으로 몰아간 건 제가 굳건히 믿어왔던 정의가 아니라 자신의 오만, 거만, 아집, 고집이었나. 누가 누구에게 설교를 늘어놓는 건지. 그 옛날 우리가 헤어진 건 그나마 잘한 일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요. 감히 제가 한마디 올릴 처지가 아니죠. 제 몫까지 성공하실 위인이신데.”
마틴은 앉아있던 소파에서 일어나며 먼지를 털어냈다. 눈동자에 담았던 동정도 털어버리고, 한없이 가벼운 태도로 말을 꺼냈다.
“가려고?”
“보내려니 아쉬워요?”
까미유는 아직 화가 덜 풀렸는지 숨을 갈무리하지도 못하고 연신 씩씩거렸다. 제 물음에 답할 생각도 없어보였다. 그 꼴을 봐서라도 마틴은 까미유가 바라는 답을 해줄 마음이 들지 않았다. 분위기라도 좋았으면 귀신과 뜨거운 밤을 보내는 방법이라도 함께 고민했을 건만. 보시다시피 이 모양으로 끝이나 그마저도 마음이 동하지 않았다.
얼른 갈 길이나 가겠다며 마틴은 까미유를 지나쳐 문 쪽으로 걸어갔다. 여기 들어왔을 때처럼 그냥 문을 통과해버릴까. 아니면 극적으로 문고리를 잡고 돌려 밖으로 나갈까. 이쪽을 고민하는 게 더 재밌어 보였다.
“유언은 없나?”
“꼭 성공해서 따라와요. 얼마나 좋은 차를 끌고 오는지 마중 갈 테니까요.”
마틴은 어정쩡하게 서있는 까미유를 내버려둔 채 이 대사에는 극적인 게 좋겠다며 문고리를 잡아 열었다. 까미유가 이상한 꿈으로 취급하면 그건 그것대로 재밌을 것 같기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냥 나와버렸다.
자신은 태도를 바꿀 생각이 없는 이에게 친히 악몽을 선물해주는 취미는 없었다. 당신의 생존을 확인한 오랜 벗이 당신의 위치를 파악했다는 정보를 주지 않았던 것도 그래서였다. 이렇게 자신을 떠나보내고 죽음의 문턱에서야 저를 찾을 생각을 하면 그저 즐거울뿐이었다. 그는 죽음의 그림자보다 자신을 더욱 두려워할 것이다.
지옥으로 향하는 마틴의 발걸음이 가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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