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촬

포도메론

15화까지의 감상문

* 15화까지 보면서 짧은 캐해석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결말까지 본 분과는 캐해석 등이 다를 수 있으니, 너른 마음으로 양해 바랍니다.


(7화)

나 이러고 싶지 않아. 알잖아. 그래도 미츠자네는 손찌검을 멈추지 않는다. 형이 다 나빠. 왜 형으로 태어났어. 나는, 패륜 따위 저지르고 싶지 않았어. 이딴 마음 따위 품고 싶지 않았어.

 

핏발 선 눈으로 핏물 밴 멱살을 잡아올린다. 타카토라의 얼굴은 이미 엉망이었다. 눈물과 피로 얼룩진 눈가와, 퉁퉁 부은 얼굴 하며…튼 입술에 거칠게 맞춘 제 입은 상처 하나 없이 말끔해서, 우리는 어쩜 이렇게 다를까, 그런데 왜 형제일까. 다시 원망하고, 다시 되감는다. 혐오를, 애정을, 마음 깊은 곳의 추악함을.

 

차라리 여자 형제였다면 좋았겠어.

 

미츠자네의 헛웃음은 미친 사람과 다르지 않다.

 

어차피 허락되지도 못할 관계라면, 기정 사실이라도 남기고 싶어.

 

타카토라는 말을 삼켰다…미안하다, 네 형으로 태어나서. 네가 당당하게 사랑할 수도 없는 사람으로 태어나서. 그는 해도 될 말과 해서는 안 될 말을 구분할 줄 아는 좋은 어른이다. 하잘 것 없는 말 따위, 그의 분노를 가라앉히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악물고 참기로 했다. 미츠자네가 무슨 짓을 하건, 죄책감만은 가지지 않도록…

 

…미츠자네.

 

그 말은 어딘가 멀게 느껴지며,

 

지금부터 하는 모든 건, 내가 널 유혹한 거다. 네 잘못은, 하나도 없어. 그러니까, 네가 하고 싶은대로 해라. 이 죄는, 지옥까지…


(10화) 사랑은 그다지 추천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그다지 추천하지 않습니다. 그 사람은 바쁘고, 나와 어울리지 않으니까요. 동경 역시 추천하지 않습니다. 그 사람은 잘났고, 누구도 싫어하지 않으니까요. 참고로 이것은 제 경험담입니다.

 

좋아하면 안 될 사람을 좋아해서 고생한 적이 없다면 말을 마세요. 그 사람은 제 고백을 그다지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이유가 있었지만, 당신에게는 그다지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동경하면 동경할수록 아픈 사람을 동경해서 고생한 적이 없다면 또 말을 마세요. 그 사람은 제가 언제까지나 곁에 있을거라 생각한 것 같습니다. 이유가 있었지만, 역시 당신에게는 그다지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몇 번이고 말하지만, 이것은 제 경험담입니다.

 

그러다 보면 자기 마음도 모르는 게 현실입니다. 고장난 저울에 재면 뭐든 어긋나는 게 당연하지요. 나는 사랑과 동경을 저울에 재서 – 어느 쪽을 골랐는지 모르겠습니다. 정의의 여신상은 눈을 가려도 알아본다 하지만, 나는 정의 따위 모릅니다.

 

물건을 훔쳤을 때, 내가 어긋났다는 사실을 알아줬으면 했습니다. 그러나 말하지 않는 것은 그가 나를 믿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한 명도 그에게 나를 의심하라는 말을 하지 않았을까요.

 

이 말을 이어가다 떠오른 것이 하나 있습니다.

나는 동경을 이용해 사랑을 취하려 했던 것입니다.

 

그 사람을 위해서, 라는 이유로 훔쳐서, 그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관심을 받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요? 하지만, 그 사실을 이제 깨달아봤자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내가 바라는 일 따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15화) 악어의 눈물

“왜 훔쳤지.”

 

형은 늘 바빴다. 같은 요람 속에 살면서도 눈을 마주하지 않았다. 그가 보는 것은 나의 형태뿐. 한 번이라도 눈을 마주한 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이런 형태로 실현되다니…

 

“카즈라바 코우타에게 부탁받아서…”

 

더 강한 자물쇠를, 뭐라도 좋으니까, 가져오라고.

 

말을 덧붙이며 아무것도 몰랐다는 척 연기한다. 분노의 화살은 ‘사회에 도움도 안 되는 쓰레기’를 향하겠지. 고개를 숙인 채 이를 악문다. 떨어지는 눈물은 닦을 새도 없이 무릎을 적셨다.

 

혀 차는 소리가 들린다. 이번에는 내가 형의 눈을 마주할 수 없었다. 괜한 짓을 했나, 후회로 심장을 졸였다. 자리를 뜨는 소리, 거리를 좁히는 소리, 형이 나의 어깨에 손을 올리는 감각. 아, 나는 이 순간을 간절히 바랐던 것이다. 내게 울지 말라고 상냥하게 말해주는 형을.

 

“가끔은 함께 나가지. 신경 쓰지 못해서 미안하다, 미츠자네…”

 

어렸을 때는 이런 적이 있었던 것도 같다.

 

“…시간 빼앗아서 미안해. 이만 일 봐도…”

“이번 주는 바쁘지만, 다음 주 주말은 꼭 비워두겠다.”

“알았어, 형.”

 

문이 닫혔다. 나는 고개를 들었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참을 수가 없어요, 코우타 씨. 완전히 속았죠…웃음이 멈추지 않아. 다들 바보같이 속아 넘어가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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