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카게
Delicacy, Delicate
그러나 삶은 극적으로 무너지지 않았다.
한때 형과 함께 죽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나는 남의 일처럼 스스로를 태워 죽이면 되는 걸까, 생각한다. 울지 않는다니 의외구나, 카게마사. 아버지의 말에, 그렇군요. 저도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기계적으로 답했다. 여기서 가장 슬퍼하는 사람이 나라는 확신은 없었지만, 그랬으면 좋겠다고 은연중에 생각한다. 죽음은 쏜살같이 지나가 이윽고 시즈미야 마사히토의, 형의 죽음은 지나간 것이 되어버렸다.
나는, 나는 여전히 토르키아에 있다.
사람이 죽어 나가는 꼴을, 샌드위치 한입에 흘려넘기며.
그것에 의문을 품지 않으면 사람이 아닐 것이다.
그러니까 의문이다. 여린 것인지, 사려 깊은 것인지, 연약한 것인지, 섬세한 것인지. 형은 사려 깊고 섬세한 사람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어떠한가. 그를 닮아 태연할 수 있는 건지, 그냥 망가진 채로 엉망진창 하루를 보내는 것인지…죽이기 위해 사는 것인지, 살기 위해 죽이는 것인지. 쿠레시마 타카토라를 죽여도 형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러나,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분이 풀리지 않는다. 언젠가 나는 형에게 물은 적이 있었다. 입맞춤을 해줄 수 있느냐고. 그는 내가 20세가 되면 생각해 보겠다며 웃어 보였다…그 기회를 놓쳐서, 라는 단순한 이유가 아니다. 정확히는 알 수가 없음이라.
한때 나는 자신의 동생 이야기를 하며 웃던 쿠레시마 타카토라를 본 적이 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형 역시 그렇게 나를 말해줬으면 해서 - 그쪽을 흘깃 보았던 기억이 난다. 쿠레시마의 앞에서 말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다 알고 있었다며, 언젠가 네게 보답해 주겠다고. 그 보답은 무엇이었을까. 당신이 죽었으니 물어볼 방법이 없지만, 내가 기대하는 것은 절대 아니겠지만.
내가 받고 싶었던 모든 것. 내가 기대했던 모든 것. 바랐던 사랑. 갈구했던 애정. 그 모든 게 없어도 삶은 극적으로 무너지지 않았다. 그야 나는 도자기 인형 같은 게 아니니까. 쉽게 부러지지 않아.
그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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