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D

[태웅태섭]유토피아 - 完

센티넬가이드

*캐릭터 사망소재에 주의하여 주세요.

전장은 아비규환이었다. 옷이 이리저리 뒤섞인 곳에서 능력들이 판이 쳤다. 연신 밀려드는 사람들의 모습은 불나방 같아 보였다. 죽을 줄 알면서도 달려드는게. 저들 또한 그랬을 거라고. 대치 상황에 선 센티넬들은 그런 생각을 했다. 처절한 인생들. 명령에 발 묶여 앞만 보던 인생들. 그런 인생들을 살던 이들은 이제는 자유를 위해 기꺼이 손에 피를 묻히고 있었다. 후에 이것들이 잔혹한 일이었다고 적히게 되더라도.

서태웅은 코에서 흐르는 피를 대충 손등으로 닦아내고는 폭주 능력 단계를 하나 더 열었다. 새카만 밤하늘처럼 검은 머리칼이 희게 흩어졌다. 회색빛이 아닌, 흰빛. 하늘에서 여전히 내리는 눈과 닮은 색. 눈은 조금 더 짙은 푸른빛으로 일렁였고, 내뱉어지는 숨은 뜨거웠다. 그의 손짓에 맞춰, 눈발이, 눈이, 우박이, 결정이 쏟아져 내렸다. 눈보다 희게 질린 뺨 위로 붉은빛이 흘렀다. 그것이 피눈물인지, 서태웅의 의지인지. 강백호는 멈추지 못하는 그를 끌어안았다. 적당히 해!

"놔."

"죽고 싶어서 이래?"

다치니까, 놔. 어느 때보다 맑은 정신이다. 혼탁하여 아군과 적군을 분별하지 못해, 무분별하게 학살하던 때와는 달랐다. 능력을 쓰면 쓸수록 정신은 맑아졌다. 모든 것들은 반비례적인 성향을 띈다. 정신이 맑다는 것은 몸이 무너진다는 징조였다. 대부분은 뇌를 지키기 위해, 분별력을 저하 시키고 빠르게 일을 헤치우고 쉬기 위해 육체적인 힘을 끌어올리니까. 강백호는 제 팔이 닿는 곳이 얼어붙는다는 걸 알면서도 멈출 수가 없었다. 송태섭이 울며 부탁한 일을, 수포로 돌릴 수는 없으니까.

눈과 불이 만나, 비를 만들어내었다. 차가운 비를 맞고 나서야, 모두가 진정된 채로 숨을 골랐다. 정부 소속 센티넬들의 대부분은 시체가 되어 사막을 나뒹굴고 있었다. 승리였으나 동시에 패배였다. 대열을 정비하고, 마지막 정리를 위해 몸을 움직였다. 하지만 그 사막 가운데에서 서태웅과 강백호만이 여전히 그대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비키라고."

"못 비켜."

단단한 팔이 옭아매는 걸 밀쳐낼 수 있음에도 그러지 않는 건, 서태웅은 제 자신이 지금 어떠한 상태인지 아주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강백호를 다치게 할 수는 없다. 많은 센티넬들이 지쳤고, 당장 본부로 돌아간다고 한들 폭주하지 않을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었다. 서태웅은 제 자신이 여기서 마무리 지어야 함을 알았다. 시체더미에 파묻혀 쨍한 햇빛을 보며 눈이 머는 것도 나쁘지는 않으리라.

강백호. 스산한 어조에 그는 푸른 눈을 마주보았다. 내가 신호하면 뛰어. 강백호는 그의 말은 들어주지 않으리라 마음을 먹었으므로. 킬킬 웃으며 그의 말에 꺼져. 라고 할 뿐이었다. 서태웅은 그의 멱살을 잡고 몸을 떼어내며 단단하게 만들어지기 시작하는 돔 밖으로 그를 밀어내었다. 야! 강백호가 그를 붙잡기도 전에, 새하얀 돔은 단단하게 닫힌 채였다. 저, 미친새끼. 쿵. 돔을 두드리는 손길이 매서웠다.

"저 멍청이가……."

돔 밖에서 불길이 일렁이는 것을 보며, 돔을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든 서태웅은 기어코 입밖으로 피를 토해냈다. 검붉은 피. 제 손바닥에 묻은 피와 같은 색을 띄는 것에 그는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원치 않았던 생을 스스로 잘라내려고 하니, 본능적인 두려움이 발끝부터 피어난 탓이었다. 돔안에 가둬진 세력은 적진 않았지만, 서태웅 하나만으로 충분했다.

사박.

모래 위에 내려앉은 거대한 짐승을 바라보았다. 서태웅의 모든 능력의 집합체가 그곳에 자리했다. 얼음 조각과도 같은 짐승은 금방이라도 도약할 것처럼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저는 죽을 것이다. 이게 마지막이었다. 그 누구도 보지 못한, 서태웅의 마지막 발악. 겨우 멈췄던 코피가 연신 흐르고, 핏덩이가 목구멍을 두드렸으나 서태웅은 멈추지 아니했다. 세상에서 가장 차가운 불꽃.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높은 온도를 가진 불꽃. 거대한 짐승은 눈송이를 닮아, 소리도 없이 모래를 박차고 앞으로 나아섰다. 퉁. 돔을 두드리는 소리가 꼭 세차게 펌프질하는 제 심장소리와도 같아 서태웅은 붉게 물드는 거대한 짐승을 뒤로 하고 그대로 모래 위로 스러졌다.

돔이 무너지자마자, 들어온 강백호는 미약하게 숨을 쉬는 서태웅을 안아들고는 크게 소리쳤다.

"가이드! 가이드 데려와!"

이 모든 것은 다 부질없는 짓인데. 서태웅은 번쩍이며 점멸하는 시야 틈 사이로 모여든 가이드들을 바라보았다. 손짓으로 그들을 밀어내도, 그들의 사명은 망가져버린 센티넬을 먼 지하가 아닌 지상으로 끌어오는 것만이 유일한 것마냥 연신 능력을 퍼부어댔다. 망가진 센티넬은 가이딩을 흡수하지도 못하고, 밀어내기만 했는데도. 그들은 멈추지 아니했다. 태웅아. 열어야 해. 이러면 안 돼. 권준호의 말에 서태웅은 입밖으로 핏덩이를 흘려보내며 속삭였다.

"버리고, 가셨어야죠."

권준호는 그 말에 고개를 내저으며 말했다. 나는 그럴 수 없다는 거, 알잖아. 두 사람 얼굴을 어떻게 보라고. 서태웅은 이해했다. 죽어가는 센티넬마저도 살리겠다고 제 능력을 퍼붓는 권준호는 저와 닮은 듯 했으니까. 서태웅은 무엇을 열어야 하는지, 아무것도 몰랐다. 몸을 조절하는 능력은 제게 더 이상 없었으니까.

그런데도 서태웅은 버텼다. 미약하게 흘러오는 가이딩을 붙잡고 눈이 까뒤집혀도 버텼다. 지독한 생의 끝자락에 진절머리가 났지만, 그래도 버텼다. 두 사람을 어떻게 보라고. 권준호의 말이 서태웅의 마음 한 구석에 남은 생을 갈망하는 욕심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권준호는 희미하게 웃으며 함선에 같이 올라탔다. 그가 발작을 하면, 권준호는 진정제를 투여했고 그의 능력이 널뛰면 강백호가 제압했다.

그렇게 서태웅은 버텼다. 송태섭에게로 갈 때까지.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일 사랑을 볼 때까지.

[태웅태섭]유토피아

송태섭은 격리실로 처박히는 서태웅을 보고 나서야 지독하게 다가오는 현실감에 눈을 감았다. 권준호가 무어라 브리핑을 해주었지만, 그 무엇도 들리지 않았다. 각인을 하지 않아도 송태섭은 알 수가 있었다. 서태웅은 죽어가고 있었다. 그의 바람대로. 아주 오래 전부터 원했던 그 일이. 그래서 더욱이 송태섭은 서태웅을 포기할 수 없었다. 이별은 지겨웠다. 차라리 모든 능력을 뺏긴 채로 제 옆에 있길 바랐다. 격리실의 문은 지체없이 열렸다. 송태섭은 방안을 가득 채운 능력의 잔여물을 보았다. 푸르른 불꽃. 눈이 스스로를 태워 만들어낸 가장 순도 높은 불꽃. 송태섭은 그게 그렇게 견디기가 힘들었다.

"개자식."

잠자는 숲속의 공주도 이렇게 아름답지는 않을 테였다. 송태섭은 굳게 닫힌 눈꺼풀을 가만 바라보다 그 위로 입을 맞추었다. 그 다음은 잘 뻗은 콧대였고, 그 다음은 딱 떨어지는 코끝이었다. 그 다음은 제가 사랑한 붉은 입술이었고, 그 다음은 긴 목이었다. 코피와 피로 범벅이 된 몰골에도 송태섭은 마치 신神에게 입을 맞추듯, 조심스러웠다. 세차게 뛰었던 심장은 이제 아주 느리고, 아주 옅게 움직였다. 죽음을 준비하는 몸처럼. 송태섭은 그 심장 위로 입을 맞추고는 고개를 들어 여전히 눈을 뜨지 않은 그를 바라보았다.

"있잖아, 태웅아."

이것은 아주 긴 이야기가 될 테였다. 송태섭은 옷을 천천히 벗으면서도 말을 멈추지는 아니하였다. 제 삶은 늘 선택의 연속이었노라고, 그는 말했다. 나는 우리 형과 파장이 맞지 않으면서도 가이드를 자처했어. 부서져 내린 우리 엄마처럼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았거든. 센티넬과 가이드라면 누구나 겪는 커다란 상실. 어린 송태섭과 그것보다 조금 더 컸던 송준섭, 그리고 그 인생을 영영 모를 송아라. 송태섭은 아무런 반응도 없는 몸을 연신 만지고 가이딩을 흘리며 말을 건네었다.

"처음 너를 봤을 때는 신神이 되고 싶었어. 너를 묶어두고 내가 없으면 안 되게 만들고 싶었어. 응당 가이드라면 가지는 불완전한 소유욕을 나는 드러내고 싶었어. 네가 죽으면 그거라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어. 내게 애정이란 그러했으니까. 형이 충족시켜주지 못한 것을, 너는 충족시켜 주었으니까."

네가 눈을 뜨고, 나에게 지독하다고 해줬으면 좋겠어. 온전하지 못한 애정을 바라보았던 인생의 끝은 같은 반복이라는 걸, 송태섭은 이제야 깨달았다. 제 아버지를 너무 사랑한 엄마. 가족 간의 파장이 가장 높은 보편적인 확률에서 가장 낮은 확률을 가진 가문. 송태섭은 깨어지는 제 엄마를 보며, 울지도 못했다. 현실성이 너무 떨어져서 그러했다. 형과 제가 그랬던 것처럼. 아버지와 어머니는 그러했다.

여전히 불꽃은 가라앉지 않았고, 심장은 수상할 정도로 너무 느려터져서. 그래서 송태섭은 자꾸만 겁이 나고,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태웅아. 내 이름을 불러줘야지. 다녀왔다고 인사를 해줘야지. 왜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있어. 나는 너를 보겠다고 단 걸음에 달려왔는데. 왜 너는 나를 안아주지도 않아. 태웅아. 태웅아. 제발. 제발 무어라 말 좀 해주라, 응?

신神은 진정으로 있는 것일까. 아니면 이것은 숱하게 읊는 기적인 것일까. 심장이 살아나는 듯, 거세게 움직였다. 송태섭은 그걸 놓치지 아니었다. 맨살을 맞댄 채로 껴안고 있던 것이 정말 도움이 된 것일까. 미동도 없던 서태웅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 송태섭은 몸을 일으키고, 그의 뺨을 붙잡은 채로 그것을 눈에 담고 또 담았다. 죽은 자가 살아나는 것처럼. 눈꺼풀이 들리고 제일 먼저 보이는 건, 제가 사랑한 고동빛의 눈동자였다. 푸른색이 아닌, 그가 본래 가진 색.

"왜, 여기에 있어요."

"너는 입 열자마자 그 소리면 어떡해."

송태섭은 웃었다. 서태웅의 목소리는 미약했으나, 이거면 되었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서태웅은 팔을 들어 곱슬거리는 그의 머리칼을 넘겨주며 마주 옅게 웃어주었다. 서태웅은 이게 마지막이라는 것을 안다. 아주 조금 가이딩을 받아드린 몸의 마지막. 그걸 구태여 말을 하지는 않았다. 그가 엉엉 울면, 어찌해야 할 지 몰랐으니까. 그래서 서태웅은 그러는 대신, 그를 눈에 담고 또 담았다.

"보고싶었어요."

"나도, 나도 보고싶었어."

맞닿는 입술이 뜨거웠다. 얽히는 혀는 더욱. 서태웅은 그를 끌어당겨 입을 맞추고, 몸을 훑으면서도 눈을 뜬 채로 이 모든 것들을 눈에 담았다. 사랑스러운 자야. 서태웅은 그와 각인하지 않은 걸, 천만 다행으로 여겼다. 그가 부서져 내리는 건 원치 아니하였으니. 서태웅은 입술을 떼고 느릿하게 말을 건네었다. 대답은 듣지 않겠다는 듯이, 일방적인 소원이었다.

밥 잘 챙겨 먹어요. 몸도 막 굴리지 말고요. 잠 잘 자고, 가족들도 종종 보러 가요. 위험한 일은 다 다른사람한테 넘기고, 나는 오래 기억하지 마세요. 혹여라도 형이 원하면, 다른 이들의 가이드가 되어주세요. 울지 말고, 오래 기억하지 말고. 형은 단단하니 부서져 내리지 않을 거니까. 약속한 것들을 지키지 못해서 미안해요. 만약, 다음 생이 있다면. 정말 그렇다면. 그때는 제가 형을 찾아갈게요. 쉬이. 괜찮아요. 아주 긴 이별일 뿐이니까. 알고 있었잖아요. 내가 아주 오랫동안 원했던 거라는 걸.

"태웅아."

사랑해요. 언제나 그랬듯이.

서태웅의 말은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송태섭은 그의 몸을 흔들며, 연신 이름을 부르짖었으나 다시는 돌아오는 답은 존재하지 않았다. 불꽃은 그제야 사그라들었다. 서태웅은 여전히 그 자리에 오랜 잠이 든 사람처럼 그대로였다. 부서져 내리지도 않았고, 재로 사라지지도 않았다. 그렇게. 일반적인 인간처럼. 그는 그렇게. 송태섭을 홀로 두고서.

격리실 문이 열리고 그 누구랄 것도 없이 송태섭을 잡아채었다. 격리실 안이 아수라장이었다. 오직 한 사람의 고함과 울음소리만으로. 온통 엉망이었다.

***

역사는 다시 쓰여졌다. 새로운 세계가 정립되기 시작하였다. 그 자리에는 수많은 희생이 자리했다. 아주 오랜 숙원사업이 이루어진 셈이었다. 그 역사 한가운데에 송태섭이 자리했다. 그는 서태웅의 말처럼 부서져 내리지도 않고, 제 두 다리로 이곳에 서 있었다. 숭고한 희생이라는 말에 욕설을 날리면서도 그 자리에 있었다. 그는 자리에 없는 서태웅의 대신이었다. 그는 이것을 봐야 했기에. 송태섭은 제 눈으로 이 모든 것들을 보여주었다. 바뀌는 세상을. 서태웅이 원했던 것을.

"태섭아."

"응, 한나야."

역사를 함께한 자들은 그저 이름만으로도 모든 것을 알아차렸다. 벌써부터 바쁜 나날이라 한동안은 서태웅을 곱씹을 시간도 없었다. 그가 남긴 것은 죄다 애정이라, 무너져 있지도 못했다. 이것마저 다 알고 있었겠지. 그저 그렇게 생각할 뿐이었다. 서태웅은 늘 송태섭의 걱정이 우선인 사람이었으니까. 송태섭은 그렇기에 악착같이 일어섰다. 무너진 곳에 스스로를 세우고서.

"한동안은 못 보겠네?"

"연락할게."

"너무 무리하지는 마."

다정한 걱정에 송태섭은 고개를 끄덕였다. 섭섭, 진짜 가? 소식을 들은 모양인지 다급히 오는 강백호에 송태섭은 옅게 웃었다. 그래, 간다. 강백호는 무엇이 그리 섭섭한지. 여전히 불퉁한 얼굴로 가지 말라며 답지 않은 떼를 부렸다. 징그럽게 왜 이래. 송태섭은 그리 타박하면서도 여전히 웃는 낯이었다.

남은 사람은 앞으로 나아가야만 했다. 언제까지 멈춰서서 그리워 할 수는 없으므로. 그래서 송태섭은 제가 제일 잘하는 일을 하기로 했다. 누구와도 페어를 맺지 않고, 가이드로서 그들을 돕기로 했다. 여전히 센티넬은 가이드를 필요로 하니까. 많은 이들의 배웅을 뒤로하고, 송태섭은 함선에 올라탔다. 그곳에는 진절머리 날 정도로 익숙한 두 명도 함께 포함이었다.

"웃겨, 진짜."

"얌마. 너 지랄하는 거, 나라도 가서 말려야 할 거 아냐."

선배 아니면 그럴 일도 없네요. 어쭈. 죽을래? 벌써부터 으르렁거리는 두 사람 사이에 낀 권준호는 익숙하다는 얼굴로 서류를 들춰보았다. 여전히 두 사람은 말로 투닥이고 있었지만, 권준호는 크게 말리고 싶지는 않았다. 어차피 금방 지쳐 조용해질 테니까. 바로 지금처럼.

"하여간 한 마디를 안 져요."

"애인이 그러라고 해서."

송태섭의 말에 정대만은 우웩, 하는 얼굴로 신경을 꺼버렸다. 서태웅 처돌이새끼. 그의 말에 웃음을 터뜨린 송태섭은 하늘을 가르기 시작하는 함선 밖을 바라보았다. 그는 하늘을 좋아했으니까. 많이 담아 둘 참이었다. 도착하고나면 바빠서 하늘 보기에도 힘들 테니까. 송태섭은 제 목에 걸린 반지를 매만지며 새파란 하늘을 바라보았다. 아주 나중에 그를 만나게 되면, 잘 버텼으니까 칭찬해 달라고. 꼭 그리 말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도착시간은 멀었고, 그동안 할일은 없을 테니. 두 사람이 저를 방해 할 사람들도 아니었고, 아주 잠깐이면 되었으니까. 송태섭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를 만날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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