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비
동양풍 세계관 AU
오래전 구번에 제도의 관리가 홀로 찾아온 적 있었다. 자신을 궐에서 황제 폐하의 명을 받아온 서관이라 소개한 그는 구번의 아이들을 거둔 그들의 스승에게 데려갈 아이를 추천해달라 말했다. 그 아이는 천거되어 조정의 관직을 맡아볼 것이고 나아가 대신이 되리니 스승은 오래 고려하지 않고 한 아이의 이름을 말했다. 유카를 데려가시오. 그러자 서관이 묻기를, 그 아
죽이려거든 목을 베어 단번에 확실하게 죽였어야지, 그렇게 하지 않아, 또는 그렇게 하지 못하여 기회를 흘려보냈으니 그에 따른 후환을 감당해야 할 때였다. 시국의 재상 테루야 후미카가 예견한 대로 구국 조정에는 무사 귀환한 재상과 함께 피바람이 불었으니 숙청된 대신과 그 가신과 일가의 수를 합하면 어언 ―라, 유배되는 이들의 행렬이 끝 보이지 않을 만큼 길게
나라 이름 경은 境 자를 썼지만, 警이기도 하였고 무엇보다 세상의 京이기도 하였다. 근계에서 넘어오는 해괴한 존재 곧 근계민이라고 부르는 괴이들이 온 사방에서 민중들을 잡아먹고 납치하여 저들 세계로 끌고 갈 때 지금의 천자가 그의 수족들을 거느리고 나타나 괴이들을 처단하고 경계 밖으로 내쫓아 평화를 이룩하니, 이윽고 그가 세운 나라가 곧 경이 되었고 그는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생사는 알 수 없다는 첩보를 전해 받았다. 세필로 적어 내린 세밀한 정황 보고는 읽자마자 외운 뒤 초에 태웠다. 곧 재가 되었다. 시(柿)국으로 들이는 모든 정보가 반드시 재상을 거쳐야지만 왕에게 전달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재상에게 먼저 들어온 정보라면 그의 재량으로 취사선택하여 왕에게 보고할 수 있었다. 그리하도록 위임받은 권력이
부모를 같이 둔 사이는 아니었다. 그러니 친동기간도 아니었으며 피 한 방울 섞이지 아니하였으니 일가친척에도 해당하지 않았다. 한때나마 같은 집에서 산 적이 있고 그때 들은 정이 있어 남들 앞에 저희를 설명할 때의 관계를 오누이로 설정했을 뿐. 그렇게 말하면 또 정 없는 소리 한다며 타박받을지 모르나, 그들 사이가 좋았다고는 또 한마디도 한 적 없음이다.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