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터 셜록 홈즈 소환 기록
2
익숙한 소환 대사에 실패했나 생각했던 것도 잠시, 분명 캐스터 클래스인 것을 확인했으니 실패한 것은 아닐 것이었다. 고개를 들어 그를 확인했다. 외모는 룰러 클래스의 셜록 홈즈와 같지만 조금 더 편안한 분위기를 가진 미남과 눈이 마주쳤다. 그는 매우 수려한 외모로 부드럽게 웃고 있었다. 여지껏 멈춰있었던 내 주변의 시간이 다시 흐르는 기분을 느끼며 그를 올려봤다.
“ 자네가 실패를 예상하고 행동하게 될 줄이야. 세월이라는 것은 참으로 무서운 것이야. 오랜만이네, 나의 친구여. ”
차분하면서도 다정한 목소리로 말을 걸어온다. 상당히 어색한 느낌이 들어 눈을 굴리자 그는 그렇게 낯설게 대할 필요가 없다며 소릴 내어 웃었다. 몇 마디 정도 나누었을 뿐이었는데, 그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이 꽤 있다. 그는 영국 신사처럼 여성을 에스코트해 주거나 사람을 배려하고 이해를 해 주는 것이 몸에 습관처럼 녹아있는 사람이었다.
아, 나는 기본적으로 영령을 사람 취급하는 별종이기 때문에 영령을 사람이라 칭하게 될 것 같다. 이 부분에 대해선 양해를 구하는 바이다.
아무튼 실험의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 세계에선 재정할 것이 없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 당시의 칼데아 소환식에 문제가 있었던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찌 되었던 인간적인 면모가 많이 보이는 셜록 홈즈가 소환이 되었다.
그는 스스로를 순백의 세계에서 무너지는 마스터의 최후를 지켜본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하면, 일전에 이문대를 전부 넘어서고 나서, 잠깐은 순백의 세계가 유지 된 적이 있었다. 정말로, 두 번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을 뻔 했던 시기가 있었다.
원래 인리가 수정되면 해당 특이점은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 다시 원래의 모습을 되찾는 것이 보통이다. 이문대 또한 공상수를 파괴하고 나면 며칠이 지나고 나서 백지화가 된 세계로 돌아가는 것이 정상이다. 우리는 이문대를 전부 격파하면 인리는 수정되고 원래대로 돌아오리라 생각했다. 다만 돌아오지 않았었고, 그는 그 상황이 계속된 세계를 보고 온 듯하다.
그 세계의 마스터의 정신은 당연히 무너졌을 테고, 룰러 클래스의 셜록 홈즈는 분명 아무것도 아닌, 그저 호르몬의 장난 취급을 하며 넘어갔을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마스터를 잃고 의지할 곳도 없이, 삶의 목표조차 무너진 상태를 보고 온 홈즈는... 조금, 많이 위험했다. 사실 이제와 밝히는 것이지만, 내가 마스터였을 때, 그 잘생긴 얼굴과 좋은 목소리에 반해 그를 지독하게 짝사랑한 적도 있었기에 다시금 심장이 뛰는 느낌을 받았다.
그렇지만 영령과 인간의 시간은 다르고, 그 당시에는 누군가를 사랑할 여유조차도 없어서 포기했지만 옛 짝사랑의 상대가 다정한 얼굴과 목소리로 친절히 대해준다면 누구나 심장 한두 번 즈음은 뛸 것이다.
아무튼, 그 뒤로 캐스터 셜록 홈즈는 확실히 내가 예상했던 대로 내 연구는 물론 공부에도 수 많은 도움을 주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매우 유능했다. 관심 없을 것 같던 집안일도, 시사나 상식에서도 박학다식했으며, 이야기를 경청할 줄 알고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이 익숙한 사람이었다. 또한 그의 본질인 탐정으로서의 날카로움은 여전히 가지고 있었다. 룰러의 셜록 홈즈가 성장하지 않은 청년이라면, 캐스터의 셜록 홈즈는 꽤나 연륜이 있고 부드러운 느낌이 들었다.
나는 그와 꽤 많은 대화를 나눴다. 캐스터의 홈즈와 룰러의 차이점은 단 두 개였다. 하나는 위에서 언급했던 그들의 종말. 그리고 다른 하나는, 신주쿠 사건의 부재. 캐스터의 홈즈는 당시 신주쿠의 아처의 공격을 피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룰러의 자신은 아마 그 공격에서 영기의 핵에 금이 간 것이라고 가정했다. 나 또한 그와 비슷한 생각을 했다. 룰러의 셜록 홈즈는 영기의 핵이 무너진 상태로 칼데아의 소환을 거치지 않고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우리와 합류한 것이기 때문에 캐스터로서의 영기가 무너지고, 그의 성질과 가장 비슷한 재정자 –룰러-의 클래스를 부여받은 것은 아닐까. 하고.
사실상 영령에 대해 알려진 바는 거의 전무했기에, 어디까지나 가정할 뿐이었다. 물론 정보를 모으는 것을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나는 그날 이후로 셜록 홈즈를 데리고 다니며 많은 것을 보여주었다. 나와, 룰러의 홈즈, 그리고 그 여행에 함께했던 모두가 지켜낸 세상을. 물론- 소환 성공의 결과로서 학생들에게도 보여주었다. 물론, 수업이 끝난 뒤 간단한 망각 주술을 걸었지만.
그는 나의 세상을 보며 놀라움과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의 눈에는 새로운 세상이 펼쳐졌고, 그의 마음은 새 지식과 경험으로 가득 찼다. 그는 나와 함께 이 세상을 탐험하며 새로운 모험을 즐겼다. 그의 두뇌는 새로운 정보를 빠르게 분석하고 이해했다. 그는 나와 함께 이 세상을 탐험하며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얻었다.
물론 그 여행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그는 나와 함께 이 세상을 탐험하며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얻었지만, 동시에 그는 자신의 과거와 현재에 대해 괴로워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살아온 세상이 무너진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소환된 이 세상에서 자신의 존재 의미를 찾아야 했다. 그는 자신이 룰러의 홈즈와 얼마나 다른지, 그리고 얼마나 비슷한지를 깨닫기 시작했다.
- 카테고리
- #기타
- 페어
- #HL
댓글 0
추천 포스트
1
미토 키라라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