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재시목- 너 나 좋아한다니까? (for 식초님)

녘죠찌개 by 다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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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초님 리퀘로 작성된 글 입니다.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심연을 들여다보면 그 심연이 어쩐댔더라? 아무튼 그게 중요한게 아니었다. 지금 상황의 가장 큰 문제는 심연보다 알 수 없는 황시목의 속이었고, 서동재는 그걸 들여다보려 애쓰는 중이었으니까.

사실 서동재가 황시목을 관찰하는 건 하루이틀의 일이 아니긴 했다. 황시목이 시보였던 시절, 그러니까 이 서부지검에서 가장 먼저 황시목의 머리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챈 사람이 서동재였던 때부터 서동재는 황시목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저 새끼 분명히 언젠가는 사고친다. 사교성 없고 애교도 없는 후임을 벼르고 있었던 이유는 순전히 인생 선배로서 본때를 보여주기 위함이었지 다른 감정이 있는 건 아니었다. 누가 어? 저런 콩만한 애한테 열등감을 느낀다고.

때문에 황시목이 뭔가 변했다는 걸 가장 먼저 느낀 사람도 서동재였다. 가장 먼저 당황했던 사실은 어느 순간부터 황시목이 제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거였다. 서동재는 황시목을 싫어했다. 그리고 그걸 거리낌없이 티냈다. 보통 그러면 어린 검사들은 싫어하지 말아달라고 치대고, 아쉬운 소리라도 하기 마련인데 이 자식은 그런게 없었다.

음, 나를 싫어하시는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넘기는게 다 보이는 표정으로 뚱하게 서있을 뿐이었다. 매사에 덤덤하고, 메마르고, 무심하기 짝이 없는 얼굴에 진절머리가 나던 차였다. 그런데 그런 새끼가 사람 얼굴을 빤히 보면서 경청을 하기 시작하는데, 동재는 그게 기쁘다기 보다는 부담스러웠다.

저게 진짜로 머리가 어떻게 됐나? 그런 생각이 절로 들었다. 표정은 여전히 무뚝뚝하기 짝이 없는데, 성격과 딴판으로 순해보이는 눈에 제가 비치고 있었다. 그래서 동재는 저절로 황시목에게 시비를 거는 횟수를 줄이게 되었다.

그 다음으로 이상했던 건 자꾸 저를 훔쳐본다는 거였다. 아무것도 담겨있지 않은 것 같은 눈이 저를 틈틈히 엿보는데, 가끔씩 소름이 끼쳤다. 아니 그렇잖아. 원래 저런 애들이 어느 순간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거라고.

그러나 하루 이틀이 지나고, 한달이 지나도 황시목은 여전히 서동재를 훔쳐봤다. 주차장에서 습격하지도 않았고 집을 쫓아오지도 않은 채로. 아무런 해코지도 하지 않고 그냥 물끄러미 바라만 보는 황시목에 서동재는 점점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다 어느날 황시목이 서동재를 훔쳐보다가 눈이 마주쳤을 때, 그래서 고개를 돌려버리는데 그 귀끝이 붉게 물든 걸 보고야 말았을 때, 서동재는 천재적인 눈치로 알아차리고 말았다. 아, 이 머리가 어떻게 된 새끼가 아무래도 날 좋아하나보다.

처음에는 서동재도 에이 설마, 싶었다. 솔직히 바보 천치가 아닌 이상 서동재가 황시목을 싫어한다는 건 모를 수가 없었다. 아마 서부지검 전체가 다 알고 있을 걸? 그런데 정작 그정도로 미움을 받는 황시목이 서동재를 좋아한다? 제정신이 아니어야 가능했다.

근데 어쩌면 황시목이니까, 실제로 제정신이 아닌 새끼니까 그게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싶었다. 생각이 거기까지 닿자 동재는 비웃음이 절로 났다. 저를 싫어하는 사람을 좋아한다니, 을을 자처하다 못해 제 발로 바닥에 엎어지는 행동이었다. 그 싸가지가 한풀 꺾이겠구나. 그런 기대를 하며 동재는 웃으며 출근했다.

그 기대는 일주일을 가지 못했다. 황시목 망할 자식의 태도가 여전히 뻣뻣했기 때문이었다. 저거 나 좋아하는 거 맞아? 뭐 저렇게 뻣뻣하고 뻔뻔해? 짝사랑을 하면 좀 귀엽고 어쩔줄 몰라하는 맛이 있어야지. 혀를 차던 동재는 고민을 해봤다.

저게 뭘 믿고 저렇게 뻗대는 걸까. 서동재가 이제와 황시목을 좋아하게 될 확률은 어느날 지구가 망할 확률과 비슷했다. 그정도로 희박한 가능성을 뚫으려면 더 노력을 해도 시원찮은데, 저건 맨날 하나도 귀엽지 않게 뚱했다.

“에효….”

저런 맥빠지는 한숨이나 푹푹 쉬기 바쁘고. 대놓고 동재를 한심해하면서도 짝사랑을 하다니 이건 뭔가 잘못됐다. 왜 짝사랑을 하는 상대가 절절 기지 않는건데? 억울해진 동재는 발상의 전환을 해봤다. 너무 가망이 없으니까 아예 포기한거라면?

그거라면 좀 설명이 될듯도 했다. 잘 보일 필요가 없다고 느끼는 거지. 그렇다면 약간의 희망고문을 해보자. 원래 사람은 아예 어두울 때보다 미약하게 빛이 들어올 때 더 절박해지고, 절망하는 법이라고 하지 않은가.

그래서 서동재는 조금씩 황시목에게 잘해줘봤다. 여느 때처럼 다른 검사와 싸움이 붙어서, 사실 싸움이라고 하기엔 상대 검사가 머리 끝까지 화가 나있는데 황시목은 귀찮아하고 있었지만, 어쨌든 갈등이 생겼을 때 평소와 달리 황시목의 편을 들어줬다.

“…또 무슨 짓을 하신 겁니까.”

“이게 진짜… 야! 너는 내가 나 아쉬울 때만 너한테 잘해주는줄 알아?”

“아닙니까?”

잘해줘도 난리야! 오히려 한층 더 억울해졌다. 황시목은 경계하고 의심하는 눈초리로 동재를 봤고, 한동안 동재에 대해 조사하는듯 캐묻고 다닌다는 얘기가 들렸다. 동재는 당장에 찾아가서 멱살을 잡고 싶었지만 애써 참았다.

그래,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잖은가. 지금은 저렇게 애먼 사람 의심하기 바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괜히 기대하고 서성이게 될 것이다. 그때를 기약하며 동재는 시목을 살폈다. 이렇게 관찰해본 건 시보 때 이후로 처음인것 같았다.

그때도 참 뭐 저런 새끼가 다 있나 싶었지. 황시목은 그때도 지금도 참 한결 같았다. 소년같이 하얗고 예쁘장한 얼굴로 사람 속을 다 뒤집어놨고, 저 혼자 더러운 거 모르는 것처럼 깨끗한 척 굴었다. 그리고 매사에 덤덤한 시늉을 했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까탈스러웠다.

편식은 또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밥 사준다는 핑계로 식당에 데려가면 야채 먹는 꼴을 못 본듯 했다. 생긴 건 토끼같이 생긴게 애도 아니고. 절로 웃음이 나왔다.

“야, 좀 골고루 먹어라. 그러니까 네가 작은 거 아냐.”

“…저 안 작습니다.”

안 작긴 무슨, 황시목은 뜯어보면 뜯어볼 수록 작았다. 몸도 그렇고, 손과 발도 그랬다. 서 검사님이 크신 건데요. 뚱한 목소리로 황시목이 중얼거렸지만 동재는 못 들은 척 했다. 그래도 입맛 맞추는 재미가 아예 없지는 않았다.

맛없는 걸 사주면 깨작거리고, 마음에 드는 거면 오물오물 거리는 게 답잖게 귀여웠다. 처음에는 동재가 무슨 부탁을 하기 위해 밥을 산다고 생각했는지 꼬박꼬박 제 몫은 제가 내겠습니다. 하고 선을 긋던게 어느 순간부터는 이번엔 내가 살테니까 다음에는 네가 사라? 그런 소리를 해도 일단 고개를 꾸벅 숙였다.

뭐 정말로 황시목에게 밥을 얻어먹을 생각은 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내 시보였던 애한테 빌붙는 건 좀 아니잖아. 정말 그랬는데, 막상 결제하는 걸 막으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올려다보면서 이런 소리를 했다.

“제가 살 차례 아닙니까?”

그러는데 계속 막기도 좀 뭐했다. 이게 그래도 몇번 먹여줬더니 제법 기특한 소리도 하는구나 싶고. 사람이 참 정이 무섭다고, 가까이서 자세히 보니 황시목이 그전만큼 싫지는 않았다. 한번 자달라고 한다면 잘 수 있는 정도?

순간 서동재는 본인에게 소름이 끼쳤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황시목을 내가 뭐 어쩐다고? 고개를 마구 털던 서동재는 황시목에게 탓을 넘겼다. 저게 맨날 사람 훔쳐보면서 기분 이상하게 만드니까 생각도 이상하게 하게 되잖아.

민망해지니 괜히 화가 나기 시작했다. 내가 얘 때문에 대체 뭘 하고 있는건지. 오기가 생기기도 했다. 두고봐라, 내가 진짜 너한테 고백 받고 만다. 이를 악물고 동재는 시목 주변을 맴돌았다. 그리고 새삼 깨달았다. 황시목이 진짜 둔하고 머리가 이상하다는 사실을.

“넌 나보면 무슨 생각 안 드냐?”

“….”

시목은 오히려 동재가 이상한 소리를 한다는 듯이 올려다봤고 동재는 속이 터지려고 했다. 아니 내가 이정도로 곁에 두고 잘해줬으면 슬슬 넘봐야 하는 거 아냐? 이정도면 고백했을 때 받아줄지도 모른다 헛물을 켜야 하는 거 아니냐고.

물론 고백한다고 받아주지 않을 거긴 한데! 그래도, 날 더 좋아하게 되었다던가… 복잡한 속도 모르고 시목은 생각에 빠졌다. 그리고 나온 말은 잘 모르겠습니다. 였다. 동재는 얼굴을 쓸어내렸다.

진짜 줘도 못 먹네. 불만이 슬슬 쌓여가던 중이었다. 솔직히 시목이 이해가 가지 않기도 했다. 좋아하면 괜히 닿고 싶고, 말 한마디라도 더 섞고 싶고, 초조해지지 않아? 왜 얘는 안달을 안 내지? 서동재의 인내심은 불행하게도 그의 키와 반비례 했다.

애초에 참을 필요를 못 느끼기도 했다. 황시목이 저를 좋아한다면 제가 갑이고 황시목이 을인데, 왜 내가 더 신경쓰고 있냐고! 서동재는 어느날 퇴근하던 시목을 잡아끌어 제 차에 태웠다. 그리고 신경질적으로 물었다.

“너, 너 왜 나한테 고백 안 해?”

“제가 뭘 고백해야 합니까.”

“야. 이제와서 시치미 떼지마. 나 다 알고 있으니까. 이게 사람을 뭘로 보고….”

“네? 전 서 검사님에게 숨기는 거 없는데요.”

“아 알겠어. 좋아. 그렇게 나온다면 내가 대신 말해줄게. 너 나 좋아하잖아.”

“…제가요?”

“그래!”

황시목은 전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서동재를 바라봤고 서동재는 기어코 폭발하고 말았다. 진짜 미치겠네,  마른 세수를 하던 서동재가 시목의 양 어깨를 움켜쥐고 쏘아붙이기 시작했다.

“너는… 네가 나 좋아하는 것도 모르냐?”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머리가 펑 터질 것 같아서 주체가 되지 않았다. 주먹을 쥐었다가 펴봤지만 끓어오른 감정이 쉽사리 가라앉질 않았다. 이 둔하고 뭣도 모르는 게 자기가 누굴 좋아하는지도 모르고 좋아하는 티를 줄줄 흘리고 있던 거였다.

아직도 자각을 못 하고 있는 중이고. 그 사실도 모르고 지금까지 신경썼던 자신이 한심해서 이마를 짚던 서동재는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가 내쉬었다. 그리고 소리를 지르지 않기 위해 최대한 목소리를 낮췄다.

“너 나 보면 자꾸 눈이 가지. 정신차려보면 나 쳐다보고 있고.”

“…어떻게 아셨-”

“속 터지는 소리 그만하고, 자, 나한테 괜히 말 걸고 싶어서 서성거린 적 있지.”

“….”

“너 나 좋아해.”

이걸 왜 내가 말해줘야 하는 거지. 자괴감이 들었지만 인간 서동재, 여기까지 와서 물러설 순 없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내가 어떻게든 너한테 인정 받고 만다. 그 결심 하나로 서동재는 가만히 황시목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리고 드디어 황시목의 입술이 열렸다.

“그 논리에 의하면 저는 서 검사님을 좋아하는 겁니까?”

“드디어 말이 통하네.”

“근데 그건… 서 검사님도 마찬가지 일텐데요.”

“…뭐?”

“서 검사님도 저를 종종 훔쳐보셨으니까요.”

“야, 그건.”

“괜히 제 주변 맴도시고, 심지어는 끼니도 챙겨주셨죠.”

난 그냥, 네가 나 좋아하라고, 그렇게 변명하려던 서동재의 머리가 점점 굳었다. 뭐라고. 말을 뱉어야 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애초에 나는 왜 황시목이 나를 좋아한다는 사실에 신경쓴거지?

단순히 놀려주려고 그랬다는 말이 통하지 않을만큼 서동재는 그 사실에 매달렸다. 그 싫어하던 황시목에게 잘 해줄 정도로. 동재는 입술이 딱 붙어버렸다. 자꾸 황시목을 관찰하고, 말이나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혼자 기뻤다가 슬펐다가 난리를 치고, 주변을 서성이며 조금이라도 잘 보이려고 했던 건 시목의 말마따나 동재도 마찬가지였다.

아니, 잠깐만, 그럼 내가 얘를 좋아한다고? 믿기지 않아서 서동재가 헛웃음을 터트렸다. 이 새끼가 지금 사람을 뭘로 보고, 그렇게 윽박을 지르려고 했는데 막상 황시목의 눈을 보니 말문이 막혔다.

내가 여기서 거절하면, 얘도 인정 안 할 거 아냐. 그 생각이 들자 서동재의 목이 탔다. 넥타이를 잡아당기면서 헛기침을 하던 동재는 빠르게 머리를 굴려봤다. 여기서 말리면 안돼, 침착하자, 상대는 황시목이야.

“…그럼 저희는, 서로를 좋아하는게 되는 거. 맞습니까?”

그 말 한마디에 서동재는 모든 계산을 포기했다. 모든 생각이 무의미한 것 같았다. 자기 감정도 모르는 애한테 내가 뭘 이겨보겠다고. 주먹에서 힘이 빠진 서동재가 황시목의 어깨를 툭툭 치다가 말했다.

“그래.”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

“너는 어쩌고 싶은데?”

황시목의 얼굴에 혼란스러움과 당혹스러움이 묻어나기 시작했다. 앳된 얼굴이 전에 없이 진지하고 심각해져서 서동재는 어쩐지 웃음이 나올 것 같았다. 얘는 이럴 때마저도 사람 죽은 것처럼 굳어버리네. 그 얼굴을, 뺨에 콕콕 박힌 귀여운 점들을 뚫어지게 보던 서동재는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맞네, 나 얘 좋아하네. 일순 패배감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내가 망할 황시목을 좋아하게 되었다. 어쩌다 일이 이렇게 된 거지? 착잡해서 혀로 입술을 축이는데 한참을 고민하던 황시목이 서동재에게 머뭇거리며 대꾸했다.

“잘 모르겠습니다.”

“야, 네가 모르면 어떡하냐.”

“서 검사님은 아실 것 같습니다. 제 감정에 대해서 저보다 먼저 아셨으니까….”

그리곤 빤히 쳐다보는데 동재는 시선을 피하게 되었다. 그 황시목이 뭔가를 원하는 사람처럼 저를 쳐다보는데 괜히 속이 울렁거렸다. 나 미쳤나봐… 입가를 손으로 쓸어보던 서동재는 삐걱거리는 머리로 생각해봤다.

보통 사귀면 뭘 하더라, 그보다 나는 얘랑 뭘 하고 싶어하는 거지. 고민은 그렇게 길지 않았다. 사귀면 뭐, 손도 잡고 싶고, 입도 맞추고 싶고, 좀 더 알고 싶어지지. 그리고 황시목은 알면 알수록 더 궁금해지는 인간이었다. 속을 도통 알 수 없으니까.

“우, 우리집 갈래?”

“….”

“야이씨, 어떻게 해보려고 하는 거 아냐. 그냥 좀, 대화를 해보자는 거지.”

“네….”

“근데 너 저기, 남자랑 해본 적 있냐?”

시목이 조금 경멸하는 표정으로 쳐다봤지만 동재는 순수하게 궁금했다. 아니 그렇잖아, 그 황시목이 나를 좋아한다는데, 남자가 내가 처음인지 아닌지 정도는 물어볼 수 있는 거 아냐? 동재는 차에 시동을 걸면서 조금 억울해했다가 문득 든 생각에 시목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너 이거 하나는 확실히 하자.”

“뭘 말입니까.”

“분명 네가 먼저 나 좋아한거다. 어?”

“….”

“왜, 왜 대답이 없냐. 야.”

“에효….”

서동재는 그 뒤로도 한참을 황시목을 채근했지만 황시목은 한숨을 쉬면서 고개를 저을 뿐 뭐라 대꾸가 없었다. 하지만 이건 정말 중요한 문제라니까? 너랑 나 사이는 분명히 네가 먼저 나를 좋아했어. 그리고 네가 날 더 좋아하고! 그러니까 내가 갑인거야.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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