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멍게mk3
수용시설과도 같은 대형 고아원의 문앞 한 아이가 두터운 철문을 두드린다. 꾀죄죄한 몰골에 산발을 한 검은 머리, 그 사이로 희번덕 빛나는 새빨간 눈. 간헐적으로 휘청거리는 아이의 맨발이 자갈 섞인 모래바닥을 때릴 때마다 황색 땅 위로 시퍼런 흔적이 천천히 퍼져나간다. 한참 후에야 느릿느릿 걸어 나온 한 어른이 무어라 말을 꺼내기도 전에, 먼저 입을 연
‘자연스럽게’ 혼자가 됐을 때 이른 독립. 분수에 겨워 자식을 내치는 것은 아주 흔한 일이었다. 아직은 보호가 필요한 나이였으나, 조숙한 아이는 고독을 받아들일 줄 알았다. 적어도 자력으로 의식주를 해결할 형편은 됐으니. 당돌한 건지, 뻔뻔한 건지. 한 대장간에 무턱대고 들어가 기술을 알려달라 고집을 부린 덕이었다. 늙은 대장장이는 동네에서 유명한 괴
“달달한 간식을 주고받는 기념일이라 들었습니다.” 성운이 건넨 작은 종이 꾸러미를 받아 들자, 이국적인 포장지 너머로 동그랗고 딱딱한 감촉이 느껴졌다. 내용물이야 뻔함에도 그의 출신을 생각하니 약간이지만 호기심이 일었다. 여기서 먹어봐도 되냐는 질문에 선뜻 끄덕이며 기대에 찬 얼굴로 바라보는 성운의 코를 지그시 눌렀다. 반응을 보니 어렵게 구했거나 직접
우리는 발이 맞질 않아서 속도가 느리다고. 얼마 되지도 않는 짧은 시간 동안 수없이 넘어지고 다쳤다. 남들이 열 걸음 나아갈 때, 우리는 겨우 한 걸음 내딛고는 가쁜 숨을 돌렸다. 그 흔한 일상의 잔잔함조차 우리보다 앞서갔기에 내가 바라는 내일을 쫓으려면 아주 오랜 시간과 수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 하지만 언젠가는 꼭. 그렇게 생각했다. 한참 뒤에서 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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