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HaM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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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rd cage ♬ 이 글은 공포게임 “Symmetry”에서 일부 영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분명 채워놓은 지 며칠 지나지 않았던 것 같은데 간식 넣어놓는 통이 반절 이상 비어 있다. 열흘, 혹은 2주? 고작 그것 지났다고 이렇게 빌 리가 있나. 비셰는 원통 옆구리를 잡고 신경질적으로 그걸 두어 번 흔들었다. 안에 든 것들이 부딪히며 나는 소리가
눈을 떠보니, 팔에 위화감이 있었다. 류는 습관적으로 벽걸이 시계로 고개를 돌려 시간을 확인하고, 그다음에야 자신의 오른쪽 팔을 들여다본다. 소매가 긴 면 티셔츠의 팔 부분이 비정상적으로 부풀어있다. 류는 소매 바깥으로 삐져나온 새까만 깃털 몇 개를 발견하고 그것을 잡아당겨 본다. 아팠다. 바람이 쌀쌀해지기 시작하는 이 무렵에, 계절감이 맞지 않는 민
류는 ‘좀 지나면’이라고 했지만, 정작 목발은 그 말을 꺼내고 다음 날에 바로 얻어왔다. 이전까지 다친 발을 질질 끌다시피 하며 내내 절뚝절뚝 걷던 마리아도 목발을 짚게 되니 상처 자리에서 올라오는 저릿저릿한 고통에 의한 비명을 눌러 참을 필요 없이 방 안을 돌아다닐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도 어디 멀리 갈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어딜 간다고 해도
카를로타, 아니, 마리아는 제법 빠르게 상태를 회복해갔다. 그녀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큰 병치레를 하지 않고 자랐을 정도로 타고난 체질이 건강한 사람이기는 했지만, 남자가 지극 정성으로 보살피지 않았다면 이렇게까지 빠른 회복세를 보이지는 못했을 것이다. 아침과 점심, 저녁.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 않음에도 남자는 식사 때만 되면 침실로 스프를 들고 찾아와 김
카를로타가 눈을 뜬 것은 꼬박 사흘이 지난 뒤였다. 두통과 원인 모를 속쓰림에 앓으며 일어나보니, 팔뚝에 무슨 줄이 이어져 있었다. 천생이 무지렁이인 카를로타는 그것이 링거 줄이라는 것도 모르고 반투명한 선을 따라 죽 시선을 올리다가, 물방울을 뚝뚝 떨어뜨리고 있는 수액병에 멈추어 한참이나 들여다보았다.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고, 난생 등을 대본 적이 없는
치안을 담당할 경관도, 정의를 관철할 법원도 없는 땅에서 젊은 여자 하나 사라지는 것 정도야 대수롭지 않은 일이다. 불모의 땅에 선 여자의 삶은 지독히 덧없다. 더군다나 그것이 이미 잘린 꼬리마냥 잘려나가 붙었던 자리로도 돌아가지 못하고, 다른 무언가가 되기에도 이미 한참 늦은 조직의 배신자가 끼고 있던 여자의 삶이라면 남자를 쫒으러 온 이들이 급소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