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고등학교

île by punk

이상고등학교 理想高等學校

강남8학군에 속하는 사립 일반계 고등학교. 현재 급감한 인구수와 흉흉한 세상사에도 불구하고 인근 고등학교를 통틀어 평판이 가장 좋다. 대학 진학률이나 전망을 떠나 ‘학생들이 편하게 다닐 수 있는 학교’로 정평이 나 있다. 이러한 이야기를 듣게 된 이상고의 장점에 대해 열거해 보자면:

서울 한복판. 학생들이 즐길만한 인프라는 모두 갖췄으면서도 학교 주변이 깨끗하게 관리되어 있고 교통 면에서 접근성마저 훌륭하다.

장학금 제도. 받을 수 있는 조건이 까다롭지 않고 그 범위가 굉장히 넓다.

전공별 지원. 예체능 특기생에게 연습실이 필요하다면 연습실을 바치고 정시 파이터에게 자습실이 필요하다면 자습실을 바치며, 과목 선생님들과의 상담도 매우 활발해 입시 관련 정보와 팁을 선생님들을 위해 손쉽게 얻을 수 있다.

동아리 활동. 창설이 자유롭고 지원은 빵빵하다. 심지어 정말 창체 시간 때우기 용으로 만든 야매 동아리여도 활동을 하고 싶어질 정도의 지원금이 나오며, 생기부에도 그럴싸하게 적힌다.

뷔페식 급식. 급식을 배식 형태로 진행하지 않고 원하는 반찬을 원하는 만큼 가져가 먹을 수 있다. 남기지만 않으면 만사 오케이.

귀여운 동물. 을 빙자한 동물 로봇. 학교 정원에서 언제나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고양이파를 위해 냥이, 강아지파를 위해 몽이.

완화된 규제. 머리카락에 풀을 바르든 입술에 인주를 찍어 바르든 신경쓰지 않는다. 교복은 최소한의 형태를 유지하고 이름표만 잘 달면 그만.

놀 땐 놀자 주의. 방학 직전 꼭 단체 수학여행과 별도로 반끼리 가는 여행을 지원해 준다. 학창시절엔 남는 게 추억이고 사진이라고 졸업 앨범에 담길 사진도 여행 때 알아서들 찍어 오게 한다.

그렇다. 초대 교장의 놀 땐 놀자 주의가 만들어낸 이상고의 연례 행사. 올해도 여름방학맞이 여행의 때가 오게 됐다.

누구들은 나트랑 간다느니 보홀 간다느니 들떠서 짐을 사박오일간 쌌다는데 우리 2학년 5반은 담임 김수범의 한마디에 행선지가 정해졌다. 조례를 날려먹고 노래나 듣다가 유튜브 알고리즘이 틀어버린, 우리 기준 고렷적 가수 장범준의 그윽한 목소리가 화근이 되었다. 여수 밤바다 그 조명에 담긴…….

얘들아 안 그래도 선생님은 느끼고 있었어 이 시대 10대들의 사대주의가 도를 넘어섰다는 것을…… 한국인이 캘리포니아 드리밍을 듣고는 우수에 젖으면서 여수 밤바다의 정취는 느끼지 못하는 게 말이 되는 소리겠니? 고로 이번 여행지는 순천에서 여수까지로 이어지는 남녘 투어다.

아악 쌤!

2-5 준비물

▪︎ 3박 4일치 개인 짐

▪︎ 순천행 기차표

▪︎ 5반과 나를 한몸으로 간주하는 마음 (미아가 생기면 다음 여행은 없기 때문임)

▪︎ 밤새 놀 체력 아니 잠은 자야지 적당히 놀 수 있을 체력

▪︎ 술 아 죄송합니다 선생님

학부모님 준비물

▪︎ 본 커뮤니티에서 진행되는 모든 스토리는 영화 부산행(2016)을 모티브로 하여 재창조된 픽션이며 현실과 다릅니다. 이외 넓은 배경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타 커뮤니티가 존재하나 직접적인 연결과 언급은 없을 예정이므로 모든 학부모님들의 참여를 환영합니다.

▪︎ 해당 세계관은 성장 전을 기준으로 하며, 성장 후 시점에 맞춰진 세계관은 성장 전 아웃트로 이후 공개될 예정입니다. 세계관의 배경은 수 년 사이의 근미래로, 구체적인 연도를 제시하지 않으므로 자녀 분들의 생년 어필을 지양합니다.

▪︎ 현재 한국의 상황은 학부모님들께서 계신 현재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단지 지금보다 더 이유 없이 벌어지는 흉악 범죄가 많아졌고, 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나 경각심이 흐트러진 상태이며, 이와 같은 이유들이 더해져 인구수는 여전히 락세입니다. 때문인지 몇몇은 죽지 않는 것에 집착해 이상고 내의 동물 로봇들과 같은 것들을 다량 생산해냈고, 덕분에 근 5년 새 로봇 산업이 크게 발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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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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