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선
12회차, 나후 님
B에게 by HBD
6
0
0
같은 언어의
비슷한 소식
듣고 있어도
조금은 변한
얼굴로 손을
들어 쓰는 일기에는
무엇을 써야 맞을지 모르겠다고
너무 외로워
듣던 말로부터
계절의 냄새가 끼쳐올 때 너는 아직도
너는 이전인데
그들은 이후라서
너의 시작은 어딘가에 접해 있다
다시 출발하기 위해서는
그 접선을 밟지
않아야만 한다,
연필을 내려두고
선을 선으로 긋는다
선은 수평을 만들 수 없어
선이 만든 것은 그저 기나긴
하나의 연속
그리고 그 이전으로부터의 출발
명확할 수 없는 채움
빈 공간이 눌려 늘어난 수많은 점
그것을 채우는 공간
네가 생각하는 접선의
위를 사뿐히 밟는다면
너의 발은 베일 수도 있을까
하지만 시작에 의해서라면
시작으로, 상처를 시작으로
오래도록 뛰는 사람의 아킬레스를
그려낼 수도 있지 않을까
외로움을 접어 발 밑에 두고
그 위에 서고 있다 일기의 찢어진
페이지, 패이는 발과 볼
웃음과 시작은 비슷한 시점에 출발한다
그 고통은 결국 네 기나긴 탄성이 된다
멀리 뛰어오를
아주 멀리 뛰어나갈
달아날 수도 있고
부딪칠 만한 것을
뛰어 넘을 수도 있는
너의
새로움에
접하며.
- 카테고리
- #기타
댓글 0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