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선

12회차, 나후 님

B에게 by HB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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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언어의

비슷한 소식

듣고 있어도

조금은 변한

얼굴로 손을

들어 쓰는 일기에는

무엇을 써야 맞을지 모르겠다고

너무 외로워

듣던 말로부터

계절의 냄새가 끼쳐올 때 너는 아직도

너는 이전인데

그들은 이후라서

너의 시작은 어딘가에 접해 있다

다시 출발하기 위해서는

그 접선을 밟지

않아야만 한다,

연필을 내려두고

선을 선으로 긋는다

선은 수평을 만들 수 없어

선이 만든 것은 그저 기나긴

하나의 연속

그리고 그 이전으로부터의 출발

명확할 수 없는 채움

빈 공간이 눌려 늘어난 수많은 점

그것을 채우는 공간

네가 생각하는 접선의

위를 사뿐히 밟는다면

너의 발은 베일 수도 있을까

하지만 시작에 의해서라면

시작으로, 상처를 시작으로

오래도록 뛰는 사람의 아킬레스를

그려낼 수도 있지 않을까

외로움을 접어 발 밑에 두고

그 위에 서고 있다 일기의 찢어진

페이지, 패이는 발과 볼

웃음과 시작은 비슷한 시점에 출발한다

그 고통은 결국 네 기나긴 탄성이 된다

멀리 뛰어오를

아주 멀리 뛰어나갈

달아날 수도 있고

부딪칠 만한 것을

뛰어 넘을 수도 있는

너의

새로움에

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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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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