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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glimpse of white and a scoop of fatal flaw.

I 'CALL' it by my name.



Ⅰ 둘은 어째서 함께하는가. King of Cups

IMAGE : 넘실거리는 파도 사이에 선 올곧은 의자, 그 위를 점령한 잔과 배로 이루어져 있다. 컵 윗면을 축 삼아 별이나 행성의 궤도처럼 선이 그려져 있다. 

WORD : 이것이 우리의 인생을 가장 강력하고 굳건하게 만드는 동행이기에. 억압과 강압이 통용되지 않고 있단 사실을 주된 특징으로 잡고 있다. 잃어버린 고향- 혹은 속에 간직해둔 깨진 그릇을 밀어내 새로운 바닥을 구축해줄 바탕이란 사실을 둘 다 알고 있다. (표현하는 것은 아직 별개인듯 하다.) 누군가는 '인상깊고 매력적이다' 라고 본다. 해당 상황에 흥미가 있다. 누군가는 '살아가는 법'이라고 본다. 둘 다 결과만 보았을 때 자신에게 가장 맞는 방법을 찾은 태도다. 아니면 지금 상황이 최선이라고 믿는다. 과격한 묘사를 해야 한다면, 해당 상황은 둘에게 완벽하다. 


Ⅱ 메베는 이러하다. Jewel 9

IMAGE : 수많은 보석을 양분 삼아 자라는 장미가 광채를 내보이고 있다. 장미의 아래, 단 두 개의 보석만이 서로 대칭해 선 채로 마주하고 있다. 보다 정확히는, 잘 자란 잎 위에 보석이 가지런히 자리 잡고 있는 모양새다. 

WORD : 메베는 나무의 끝에 열매가 달린다는 사실을 안다. (이건 구인류의 몇 안 되는 특정적인 정보임에도.) 과일이 제대로 맺혀 떨어지는 것을 본 적이 없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그렇게 될 거라고 안다. 메베의 개인적인 생각과 부유감과 별개로 세상의 특정 규범과 법칙(가령 생과 사나 여러 생명체가 늙고 죽어감을 예시로 들 수 있다.)이 그러하다. 메베가 늘 쥔 것은 바람이나 관념이었다면, 이번에 잡은 것은 확실하게 실체를 보인다. 새들은 으레 질 좋은 것을 입으로 물어 둥지에 두어 둥지를 포근하게 꾸민다고 한다. 보석들이 장미 아래에 이리저리 떨어져 있다. 그렇다면 메베는 도대체 귀한 것을 물어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하면, 위에서 언급한 둘의 장소가 될 것이다. 메베가 인정하고 말고와 별개로, 메베는 현실에 안주할 수 있는 인물로 계단 위에 발을 올렸다. 


Ⅲ 아샤는 이러하다. Cross 9

IMAGE : 열보다 하나 모자란 검은 강박적이라 봐도 무관할 정도로 마주보며 정렬되어 있다. 뒤의 배경에서 흰 번개가 검은 하늘에 내리꽂힌다. 석조 계단이 아래를 받치고 있다.

WORD : 아샤는 끝을 마주하고 있다. 아홉 다음엔 열이다. 자신이 무엇을 가질 수 있는지 안다. 이 긴 과정은 자신의 성미에 맞지 않다고도 생각한다. 고행과 긴장감은 아샤의 인생에 늘 있었으나 지금 이 상황을 놓칠 마음은 없다. (애초에, 금이 간 형태는 아샤 본인의 상태에 가까울 것이다.) 우울감이 느리게 인생에 뻗쳐온다. 그렇지만 아주 긴 시간동안 걸을 각오를 했다. 이 긴 시간 함께 정돈되어 있어줄 것이 있다는 것을 믿고 있다. 경계하는 태세는 자신을 향한 것. 주저하는 것은 메베를 향한 태도일 확률이 높다. 무엇이 됐든 아샤는 석조 계단을 구축해 그 너머의 창 앞에서 기다린다. 남은 십자가 하나가 들어와, 열이란 끝을 맺을 수 있도록. 


Ⅳ 메베는 이 관계를 위하여 동작을 취했다. Glass 6

IMAGE : 잔이 교차한다. 배경 아래에 대칭으로 선 네 개의 잔에는 봉오리 진 분홍 꽃이 한 개씩 알맞게 들어있다. 잔 안의 물을 마시며 기다린다. 그 위에 붕 뜬 두 잔은 서로의 물을 나눈다. 안에 든 봉오리가 싹트려고 한다. 

WORD : 어떤 것도 잊지 않기로 한다. 과거는 지금을 구축한다. 지금은 여러가지를 표현한다. 미래에 대한 언급은 없지만 이 결합이 이루어진 것은, 그러고자 한 것은 분명한 상징과 마찬가지다. 메베는 소식을 전하는 배달부가 된다. 이야기를 들어 나르는 여행자가 된다. 생명이 달라지는 이 새로운 시대에서 메베는 여전히 구름 속을 돌아다닌다. 허나 유랑할 필요는 없다. 집이 없는 자들 사이에선 환상수고, 집 있는 자들에게 있어서 메베의 오랜 여행과 돌아다님은 그야말로 허상과 같다. 낭만은 아주 오래된 언어 표기 방식이니, 메베는 아샤와 자신 사이를 그렇게 명명하는 것 대신 유보한다. 고이게 둔다. 이 물은 결코 썩지 않을 것이니까. 흘러가는 바다와 달리, 고인 물은 당신이 돌아갈 장소에만 있을 거다.


Ⅴ 아샤는 이 관계를 위하여 동작을 취했다. Sword 9

IMAGE : 검 아홉개가 오른편에 손잡이, 왼편에 날로 놓여있다. 위에서 아래로 순차적으로 검들이 놓여있다. 장미 위에 겹쳐진 검. 그 위에 혈액처럼 튀긴 액체. 그 어떠한 변화도 없는 장미. 그런 그림이다.

WORD : 아샤는 불안을 인정하기로 한다. 1440번 정도의 반복에 대한 트라우마는 짙고, '지금' 아샤의 기억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가볍게 불어온 바람에도 휘청거리길 택한다. 마음만 다잡는다면 극복할 수 있는 시련에 몸을 집어넣은 채다. 기억이 밤을 괴롭힌다. 잘 놓인 격자와 깔끔하게 조성된 세상에서 자신 혼자 다르다는걸 인지하는 것은 참 짜증나고 싫은 일이다. 심리학적으로 해석하자면, 스스로의 트라우마를 되려 마주하는 것으로 현 상황의 마무리나 매듭을 짓고 싶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검은 장미를 찌르고 있고, 혈흔 같은 것이 튀었으나 장미는 망가지지 않았다. 아샤는 이 시련 끝에 고통과 통증이 전부가 아님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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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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