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키릭
*Warning: 정서학대(정서적 위협, 억제), 위험 상황에 대한 방임 BGM BGM 2 이를 어찌하면 좋을까. 하필 이런 일이 오늘 일어나다니! 졸지에 심판 역할을 연달아 맡게 된 제자는 허공을 향해 형태 없는 장탄식을 흘렸다. 부가주님의 제동기가 되어 줄 가주님이 이 자리에 계시지 않는 이상 누구도 부가주님을 막을 수 없었다. 후계자와 그 파트너
BGM 하운이 라씨 가문에 돌아와서 후계자 수업을 받은 지 수 개월이 흘러, 바야흐로 가을에 들어서는 시기가 되었다. 처음에는 막막하기도 하였으나, 그럼에도 시간은 꾸준히 흐른다고 그 긴 여름을 어떻게든 보낸 끝에 맞이한 선선한 공기가 새삼 머릿속을 차게 만들었다. 그런대로 꽤 버틸 만했다, 하운은 지나간 계절을 짤막한 감상으로 송별하고는 허리께 근
BGM 한 달 간의 일탈을 즐기고 가문으로 돌아와 보니 분위기는 이전보다 더욱 살벌하고 냉랭하게 얼어 있었다. 구성원들의 눈빛이 하나같이 저조하게 가라앉아 있었을 뿐만 아니라 저마다 저조한 기분을 좀처럼 숨기지도 못했던 것이다. 하운은 썩 곱지 않은 시선으로 저를 응시하고 지나치는 가문의 제자를 오늘만 세 명째 보면서 이러한 집단적 우울의 원인을 다
BGM "우아, 하운! 불이 너무 강해요!" "어? 이러면 안 되는 건가?" "하운! 하운! 너무 한 방향으로만 젓고 있어요! 반대 방향으로 저어야 해요!" "어? 이, 이렇게…? 헉, 탄다!" 무지개시티의 한 디저트가게 체험방에서는 아이들의 탄성과 탄식이 번갈아가며 터져나오고 있었다. 원래라면 달큰한 열매향이 모락모락 피어나왔어야 할 냄비에서는 불길
BGM 20xx년 x월 xx일 날씨 구름조금 오늘은 캠프 이튿날이었다. 일주일이 후딱 지나갈 것 같다. 여러 명이 함께 어울리는 단체 생활은 난생처음이라 뭐가 많을 줄 알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역시 어린 애들끼리 모여서 그런지 대화주제가 이리저리 튀었다. 나도 개중 한 명이지만…! 아무튼 또래들끼리 모여서 떠는 수다가 이 정도로 재밌는 줄은 처음 알았
*Warning: 가정 학대(정서적 학대) BGM 겨울의 시작점은 언제나 모호했다. 혹자는 서늘한 대기가 냉기에 얼어붙기 시작할 무렵이나 첫눈이 내리는 날을 두고 겨울이 시작되었다고 표현하지만, 눈송이를 화산재처럼 뒤집어쓴 아이는 이와는 다르게 생각하고 있었다. 땅 위에 두터운 설원이 만들어지고, 발자국마저 쉬이 사라져 돌아갈 길마저 찾을 수 없을 만
출항을 알리는 고동 소리가 항만에 울려퍼졌다. 해가 수평선에 기대어 어둑어둑해지는 하늘 밑으로 구름시티의 정경이 차츰 땅거미 속으로 잠겨들었다. 바야흐로 먼 바다에서 부둣가까지 밀려온 파도가 묵직한 물소리를 내며 산산조각 바스러질 무렵이다. 부두에 정박해 있던 커다란 유람선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하자 구경꾼들의 탄성과 꼬지보리 무리의 울음소리가 뒤섞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