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나또비빔밥
그것은 어느 날 갑자기, 남몰래, 신속하게, 시나브로 시작되었다. 처음은 ‘나무’부터였다. 세계 각지의 숲과 산, 거리에서 하룻밤 새 지나치게 커다래진 나무들이 발견되었다. 풀이나 꽃에도 예외는 없었다. 나무 하나가 휴양지의 고층 빌딩만큼 자라났고, 아기 손바닥만 했던 들풀이 어른 머리통만큼의 크기로 커졌다. 수많은 식물학자들이 비대하게 자란
“개회(開會)합니다.” 또렷한 선언과 함께 불꽃이 튀며 삼삼오오 모인 사람들의 면면이 드러났다. 둥글고 넓은 회장 안에 일정한 간격을 두고 질서정연히 앉은 사람들은, 생김새도 나이도 인종도 모두 제각각으로 이렇다 할 공통점을 찾기가 어려웠다. 다만, 앉아 있는 사람들이 하나 같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는 점에서 이 자리가 보통 자리가 아니라는
안녕하세요! 에피니예요! 오늘은 햇볕이 아주 아주 좋아요. 이런 날에 소풍을 가면 행운이 따르는 법이라고 칼립소 언니가 알려 줬지요. 메이벨 언니는 오늘 드레스 쇼핑을 간다고 했어요! 하지만 에피니는 따라가지 않았답니다! 왜냐하면 오늘은 유리 오라버니랑 공부를 하기로 한 날이니까요! 그래서 정말 정말 따라가고 싶었지만 따라가지 않았어요! 에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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