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 록세비지

by 마하



Mach Rocksavage

185

22

male

Ferrde Air Force Academy

무기정비팀

​외관 및 성격


이맘때면 지루하지 않을 정도로 비가 쏟아지는 풍경이 그리워진다. 마하는 우의를 입고 정강이를 가리는 높이까지 자란 수풀을 밟으며 걷던 한때를 생각하고 있다. 밑창이 두꺼운 신발을 신고 걸어야 채 골라내지 못한 평원의 돌부리에 발바닥을 다치지 않기 때문에 발소리가 유독 크게 울린다. 발바닥에 힘을 주고 걸어도 소리를 조절하기 어려운 날씨가 연일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기척을 지우는 건 포기한지 오래다. 그러니 들개 무리의 발소리가 들리기 전에, 고쳐 말하자면 해가 떨어지기 전에 돌아가야 한다. 비가 오는 날은 늘 어둡고 습해 볕을 분간해내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느냐고 묻는 사람도 있지만 단언할 수 있다. 해가 저무는 순간은 누구라도 알아챌 수 있다.

그리고 지금, 차차 얕아지는 빗줄기가 낸 샛길을 알아차린 벌건 해가 지평선 아래로 기울어지고 있다. 고개를 들어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정수리 너머는 완전히 밤일 것이다. 구름이 걷히지 않았으므로 별은 보이지 않고, 밤 새가 낮게 날며 지쳐 나동그라진 것들을 낚아채 솟아오를 것이다. 격변. 이 흐름 속에서 많은 것이 빠르게 자란다. 마하도 그 중 하나다. 웃자란 몸을 가누며 돌아간다. 어디로 돌아가는지는 이제 기억나지 않는다. 뒤집어쓴 우의를 걷어 올린다. 고여있던 빗물이 엉망으로 쏟아진다. 꼭 물 한 컵을 실수로 쏟아낸 기분이다. 돌아간다. 성기게 짜인 탁자 위, 어떤 손길도 닿지 않아 지문 자국조차 남지 않은 물컵을 쳐다본다. 엎어지지 않은 것이다. 말끔하게 잘 채워진 형상으로 오래 머무른 채다. 그 반대라도 되는 양 내내 물 떨어지는 소리를 갈무리하지 않던 마하는 황량할 정도로 빈 바닥을 훑다 비가 그치지 않던 평원을 되씹는 눈이 된다. 모든 그리움은 돌아갈 수 없기 때문에 비롯하는가? 향수와 닮아 있는가? 불확실하게 답변한다: 아마도.

빗물이 추락하는 시작점을 이미 알고 있는 두 눈이 컵 안으로 흘러 들어간다. 희미한 불안이 우레처럼 아주 먼 하늘을 울리고 사그라든다. 기억하고 있는 것은 과거고, 그렇기 때문에 매달리지 않는다. 팔을 뻗는다. 손등으로 컵을 밀어낸다. 컵은 넘어지지 않고, 담아둔 물을 엎지도 않는다. 딱 그만큼. 정지와 구동을 반복하며 몇 개의 불가능한 가설을 적어간다.

자, 그리고 역설을 점지해야하는 한때를 보내며.

빗방울에게도 이륙 지점이 존재하는가?


기타사항


서부: 테른 출신

왼뺨과 눈가를 빼곡히 채운 흉

옅고 칙칙한 하늘색 머리칼 파란 눈

환경공학 / 항공역학

노티벡 아클라이트, 야구

떼본 적 없는 은날개 메달


Ⅰ. 불량스런 약탈자

Ⅱ. 사는 것만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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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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