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호유라] 쫌아포

백업 by 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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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음

입시에 미쳐있는 K-고딩 그잡채인 지호와 유라. 어느 날 좀비가 나타났다는 소식이 뉴스에 나옴. 그 뉴스가 나온 시각은 야자시간이었어. 지호는 딴짓하다가 그 뉴스 우연히 보게 됐는데 뭐 이런 장난을 치냐ㅋㅋ 이러고 넘어감. 유라는 지호가 폰으로 뭐 보고 웃길래 뭐야? 이러고 갔다가 뉴스 보고 심각해짐. 상황 파악 능력이 장난 아닌 유라는 지호 손 잡고 바로 교실 뛰쳐나가서 옥상으로 갔지. 지호는 끌려가면서도 ??유라야?? 이러고 있음. 유라는 계단으로 뛰어 올라가면서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을 것 같아. 지호야, 이거 장난 아니야. 옥상으로 달려온 지호와 유라. 지호는 옥상 문을 잠가. 유라는 그런 지호를 보면서 묻겠지. 왜 문을... 문 열어놓으면 좀비로 변한 애들이 올라올 수도 있잖아. 그럼 우리만 살아남으려고...? 어쩔 수 없지. 유라는 지호의 냉정한 행동을 보고 지호도 진지하다는 걸 깨달아.

아니나 다를까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아래에서는 사람들의 비명과 옥상 문을 미친 듯이 두드리며 소리 지르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들렸어. 그중에서는 익숙한 친구들의 목소리도 들렸지. 지호는 그 소리를 듣자마자 옥상에 있는 무거운 책상이랑 의자로 문 앞을 막았어. 유라는 그런 지호의 모습을 지켜만 보고 있었지.

그 비명도 새벽 1시쯤 되니까 잠잠해지더라. 좀비들이 다 학교에서 떠난 것 같았어. 유라랑 지호는 말은 안 했지만 두려움에 떨며 옥상에서 잠을 잤어. 다음 날부터 둘은 작전을 세우기 시작해. 어떻게 해야 될까 이런 것들. 일단 며칠은 옥상에서 버티기로 했어. 좀비들이 학교에서 벗어났다는 게 확실해질 때까지. 옥상은 학생들이 점심시간에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열려있는 곳이었거든. 그래서 음식들이 꽤 있었어. 그렇게 4일 정도 옥상에서 버틴 것 같아. 

옥상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 자기 전에 유라가 지호에게 말했을 것 같아. 지호야, 만약에 내가 좀비가 되면 어떻게 할 거야? 지호는 유라의 얼굴을 봤어. 덤덤한 목소리였지만 불안함과 두려움이 담겨있는 목소리였지. 지호는 그런 유라를 보고 꼭 안아줬어. 그러고는 말했지. 안아줄 거야. 

지호와 유라는 다음 날에 땅으로 내려갔어. 아니, 내려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 옥상에 있던 식량은 다 떨어졌거든. 지호와 유라는 아무런 무기도 없었어. 그래서 그냥 급식실에서 칼을 몇 개 훔쳐 무기로 썼지. 그렇게 둘은 어떻게 잘 버텼던 것 같아. 아니, 잘 버티지 못 했어. 둘의 관계는 많이 불안정해졌지. 환경이 이렇다 보니 마음 놓고 사랑할 수가 없어 어른스러운 둘이었지만 서로를 많이 신경 쓰지 못 했던 거야.

하루는 둘이 미친 듯이 도망치다가 어느 건물 안에 들어와서 숨 돌리고 있었어. 유라는 지호한테 괜찮냐고 물으려 했는데 유라는 표정이 굳었지. 지호의 어깨에서는 피가 나고 있었어. 확실하게 좀비에게 물린 자국이었어. 유라는 그런 지호의 상처를 한 번 보고, 지호의 얼굴을 보고. 반복했어. 지호는 차마 고개를 들지 못 했어. 유라는 지호의 얼굴을 두 손으로 잡고는 자신과 눈을 마주치게 했어. 지호는 눈을 느리게 감았다 뜨고는 유라의 얼굴을 봤어. 피가 묻어있는 안경 너머로 비춰지는 눈이, 그 현실을 믿을 수 없다는 눈을 보고 있으려니 미안했어. 지호는 터져 나오려는 눈물을 참고 유라에게 말했어.

유라야, 가. 뭐해. 도망쳐야지. 너가 나한테 그랬잖아. 좀비 되는 거 싫다고.

누가 그렇다고 다 도망가? 사랑하는 사람이 눈앞에 있는데. 어떻게 도망 가냐고.

내 마지막 부탁이야. 도망가. 나한테서 최대한 멀리, 저 멀리 도망가줘. 

유라는 그런 지호를 보면서 울 것 같아. 지호는 그런 유라를 보면서 웃으면서 말해줘. 한 번만 안아주라. 그리고, 한 번만 키스해줘. 유라는 지호를 꼭 안아줬어. 그리고 유라는 지호에게 입을 맞췄지. 첫 입맞춤은 썼어. 피의 비릿한 맛이 더 강하게 느껴지고, 슬픔만이 느껴지는 입맞춤이었어. 지호는 입맞춤을 끝으로 유라에게 입모양으로 가, 라고 말했어. 유라는 그런 지호를 보며 말했겠지. 사랑해, 미안해. 이 말을 끝으로 유라는 뒤도 못 돌아보고 미친 듯이 달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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