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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 SF 끼얹은 우주판 원피스 1탄

기어코 가져와버린 꿈 이야기

‘푸른 하늘이다.’

흐릿한 눈을 떠, 목도한 건 있을리 없는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 혹시 정교하게 만들어진 홀로그램일까 싶어 가는 눈으로 살펴봐도 어디 화소 하나 발견할 수 없는 고화질의 저 이미지는 정말로 ‘하늘’이 맞았다. 절대로 보여서는 안되는, 보일 리 없는 상황을 확인하고나서야 그 주변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아무리 봐도 규소가 다량으로 포함된 재질의 ‘벽’으로 보이는 잔해 일부. 처참하게 뚫린 구멍. 그 사이로 보이는 하늘. 덤으로 얻어맞은 마냥 욱신거리는 몸과 아직 다 돌아오지 못한 오감까지 합쳐지면, 이 상황을 만든게 누구인지 일목요연해질 지경이었다.

자각 이후에 몰려오는 건 짜증이었다. 왜 이런 상황이 되었는지, 그 원인이 생각난 덕분이었다. 망할 선장!

우선 간단하게 설명할까. 왜 ‘하늘’이 있어서는 안 되는 건지. 그래야 주변에서 웅성거리는 사람들에게도 설명을 해줄 만큼 머리는 정리해야하니 말이다.

우선, 내가 살고있는 이 시대는 ‘대 우주 (합법 모험) 시대’라 불린다. 언제부터? 지금으로부터 약 30여년 전 부터.

본격적으로 인류가 우주의 개척을 추진한 800년 전부터 존재하던 조직이 있었다. 통칭 ‘세계 우주 통합 정부’ 줄여서 세계정부. 지금은 아무도 찾지않는 인류의 고향 별에서부터 시작한 유서깊은 이 정부는 수많은 가입 행성 연합을 거느리며, 공동체로서 이뤄진 자금력과 권력을 가지고 여러 조직들을 운영했다. 그 중 가장 유명하고 중요한 것이 우주 내 치안을 담당하는 군사 기관인 ‘우주 통합 방위 연합군’, 통칭 백색 연합.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흰색인 제복과 함선의 색이 맞물려 생긴 별칭으로, 속된 말로는 ‘별가루’라며 비아냥거려지는 이 연합이 그동안 유일한 공식 무력 기관이었다.

예로부터 가맹성(星)의 지원금으로 유지되고 있던 백색연합은 ‘우주 통합 정부’ 가맹 행성의 치안만 관리했고, 자연스럽게 비가맹 행성인 가난한 지역에는 치안적 공백이 생길 수 밖에 없었다. 소위 ‘영웅 가프’ 중장의 돌발 순찰로 막아낸 사건만 굵직한 게 13건. 변방의 행성일 수록 상황은 더 심각해졌고, 보다못한 사람들이 저마다 개인 우주함선을 끌고 우주로 나오기 시작하면서 우주가 들썩거렸다. 백색연합이야 본인들 허가 없이 항행하는 모든 함선을 불법으로 규정했으니 혼란은 배로 커졌고. 기껏해야 수십 척의 일탈이라 생각했던 그 당시 참모진들의 패착. 오히려 억압된 사람들은 자유를 찾아 뛰쳐나왔고, 백색연합에서도 손 뻗지 못하는 방향으로 개척행성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당시 5년마다 갱신되던 우주 지도의 용량만 가늠해봐도 공식/비공식적으로 개척되던 구역이 얼마나 방대했는지는 가볍게 짐작 가능했다.

백색연합에서 규정하는 ‘비인가 함선’은 보통 우주해적으로 분류가 되었는데 그 중에 몇은 나라라고 자칭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으니, 그 이하의 다른 해적들은 또 얼마나 많았겠는가. 본래도 가맹 구역만 관리하던 백색연합은 이미 있는 지역만 관리하기에도 벅찼고, 사람들의 불만은 터지기 직전의 중성자 별처럼 쌓여가기만 했다.

간략하게 이야기하자면 결론은 하나였다. 한 조직이 모든 우주를 관리하기엔 관리해야 하는 구역이 너무 확장되었다는 사실. 이 논의는 벌써 한참 전부터 나오던 의견이었지만 늘 그렇듯 권력자들의 사정으로 묵살되고, 쌓이다가 터질뻔한게 30여년 전 사건이었다.

여러 뒷사정이 있었지만, 이후 우주역사의 교과서에는 이런 문구가 들어가리라. 비인가 함선 오로 잭슨의 함장이자 로저 해적단의 대표 골.D.로저가 다른 비인가 해적단과 연합하여 공식 민간 기관을 설립했다, 라고. 자경단으로 시작해서 모험단으로 진화해서 최종적으로 공식 기관까지 성장한 골.D.로저의 일대기를 정리하면 두꺼운 책 하나가 나올 정도. 그렇게 생긴 공식 민관 기관의 정식 명칭은 ‘우주 모험 자경 연합단’. 별명은 흑색 연합으로, 위계를 가진 백색 연합과 다르게 공식적인 지위는 총지휘권을 가진 ‘원수’와 ‘대장’ 뿐. 그 이하로는 대부분 동일한 지위로 인식되곤 합니다.

잡설이 길었지만, 공식 기관으로 인정 받은 덕분에 수많은 온화한 해적들 a.k.a. 피스메인은 흑색 연합으로 흡수 되었고, 덩달아 다른 수많은 민간인들도 연합에 몸을 담는 계기가 된 지 오래입니다. 저도 그런 과정을 통해 흑색 연합의 함선으로 의탁했고.

그렇게 제가 몸 담은 함선의 선장은 그 이름도 높은 ‘샹크스’.

저는 그가 운영하는 함선에서 ‘오토메일 제작자’ 겸 ‘공학자’의 지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그와 꽤 오랫동안 일을 했는데, 샹크스가 사고로 잃어버린 왼팔을 대체할 오토메일을 만들고 관리하는 일을 하는게 주 업무니까요. 아무리 기술이 발전했고, 대체 신체가 많이 개발 되었다 하더라도, 그게 안 맞는 일부 체질이 있는데 그게 하필 샹크스였던 탓입니다. …의수가 아무리 단단하다지만, 물론 그걸 고치는게 내 할 일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기계를 험하게 쓰는 샹크스는 정말로 망할 상관입니다. 그래도 나름 선을 지킨다고는 생각했는데, 이런 사고까지 치다니….

방금 전 샹크스의 행태를 떠올리려니 머리가 좀 아픕니다. 아니 좀 많이 아프네요. 하여튼 샹크스는 술에 취한 거 같았습니다. 그래 취했어야지. 안그러면 제정신인 상태로 함선을 블랙홀(추정)에 처박았다는 거니까!!!! 같은 선실에 있던 사람들도 못 말렸던거 생각하면은 얼마나 진심으로 사고친거냐고! 애초에 술을 마신거면 조종실에 들어오지를 마!

감찰 겸 교류를 위해서 배에 있던 다른 소속 일원들을 생각하면 머리가 아찔합니다. 이걸 어떻게 수습하지? 분명 샤봉디 제도에 합류해서 보안 서류도 교환하고, 서로 각자의 함선으로 돌아가기로 약속되어 있는데 일정이 꼬이게 생겼습니다. 세상에.

어느정도 회복한 시야로 주변의 인기척을 둘러보니… 어째서 백색 연합의 수뇌부가 여기에 있는 걸까요? 혹시 샹크스가 들이박은 블랙홀이 백색 연합으로 가는 워프 포인트가 된걸까요? 생각보다 복잡해진 상황에 머리가 어질합니다…. 대체 여기에 무슨 일이 일어난걸까요? 흰수염 원수님, 제게 답을 내려주세요!

…라는 인트로로 시작하는 SF 배경의 원피스를 꾼 적이 있습니다.

결제선 아래로는 진짜 순수 날것의 꿈일기가 있으니… 내용은 비슷합니다. 정상결전 근처 쯤에서 꾼 꿈이라는 것만 알아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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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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