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우문대] 선물

청우문대 전력 참가 - 주제 [크리스마스]

DDD by 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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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야, 크리스마스 선물로 뭐 받고 싶은 거 있어?”

“전 됐어요. 올해 많이 울어서.”

“내가 산타야? 울었다고 선물 안 주게?”

“…받고싶은 거 없으니까 그러죠.”

“음… 그래, 알겠어.”

문대의 대답에 청우는 순순히 수긍하며 웃는 낯으로 자리를 떴다.

저놈이 웬일로 순순히 물러나지. 무슨 꿍꿍이라도 있는건가?

…그래봤자 물건일건데 신경 쓰지 말자. 끽해야 옷이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얼마 뒤, 크리스마스 이브.

그냥 넘기긴 아쉬우니 뭐라도 하자며 호텔 방 하나를 빌려 파티를 즐기던 중. 청우가 크리스마스 인삿말과 함께 내민 선물은 납작한 서류봉투 하나였다.

류청우가 선물로 겨우 봉투를 준다고? 아니, 진짜는 이 안에 들어있는 거겠지… 안에 들어있는 게 대체 무엇일지 걱정하며 봉투를 열었을 때 문대를 반긴 것은 수많은 예상을 전부 깨트린, 단 한 장의 종이였다.

“…야, 류청우.”

“응?”

“이게 뭐냐?”

<혼인신고서>

“음… 크리스마스 선물은 형이 받고 싶은게 없다길래 안 주려고.”

“…그럼 이건 왜 주는데?”

“그건 내가 받고 싶어서.”

“…난 선물 준비 했는데.”

“그럼 둘 다 줘. 하나는 문대로서, 하나는 건우 형으로서.”

“욕심쟁이.”

“하하, 애칭이야?”

겠냐.

문대는 뚱하게 청우를 째려보다 종이를 다시 봉투에 넣었다.

“안 줄 거야?”

“…형이 하는 거 봐서요.”

“그래? …그럼 이거 받아주는 것도 나 하는 거 봐서 받아줄거야?”

청우는 한쪽 무릎을 꿇더니 주머니에서 작은 상자를 꺼냈다.

“이건 크리스마스 선물이 아니고… 그냥 청혼하는 거야.”

그 뒤로는, 예측 가능한 일이었다.

“음, 사실 이렇게 청혼하는 거 멋 없는 거 아는데… 너에게 뭘 줘야할지 모르겠더라고. 얼마 전 생일도 있었고… 내가 주고 싶은 건 뭘 줘도 거절할 것 같아서.“

문대는 가만히 청우를 바라보았고, 청우는 그런 문대를 올려다보며 웃었다.

“그래서 그냥… 매일이 선물같은 삶을 살게 해주고 싶어졌어. 이 선물은 받아줄거잖아. 그렇지?“

문대는 청우와 시선을 맞춰 무릎을 꿇었고, 청우는 그런 문대에게 물었다.

“나랑 결혼해줄래, 문대야?”

“…크리스마스 선물, 줄게요.”

“응?”

문대는 청우의 목을 끌어당기며 입을 맞췄다. 반지 케이스 탓에 손을 어정쩡하게 든 청우가 당황한 것도 잠시, 금방 떨어진 문대가 품 안에서 작은 상자를 꺼냈다.

“무, 문대야.”

“솔직히 나도 고민 많이 했거든. 뭘 해줘야 네가 좋아할까. 물질적인 건 네가 안 좋아할 것 같고… 그래서 정말 고민 많이했는데.“

문대는 떨리는 손으로 상자를 열어 반지를 꺼내 청우의 왼손 약지에 끼워주었다.

“괜한 걱정이었네, 그치?”

“형…”

“결혼하자, 청우야. 너처럼… 매일이 선물같은 날들을 살게 해주겠다고는 말 못해. 그래도 고생은 안 시킬 자신 있어. 알지? 나 이런 거 잘 하는 거.“

“…알지.”

청우는 자신이 준비한 반지를 문대의 손에 끼워주었다. 그 손을 한참이나 보던 청우는 그 손에 입맞추며 눈물을 흘렸다. 그 눈물을 본 문대가 산타가 선물 다시 가져가는 거 아니냐며 걸어오는 장난에도 눈물이 더 나올만큼 행복했다.

“크리스마스 선물, 잘 받을게요. 이미 줬으니까 다시 가져가는 건 안돼요, 산타님.“

“난 운다고 선물 다시 안 가져가.“

“그럼 산타 아니네.”

“그래, 그냥 네 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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