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단해
어째서인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이 일을 언제 한번 겪어 본 것 같은 기분. 맑은 하늘 아래 류청우가 빨리 가자고 웃으면서 손을 내밀고, 나는 그 손을 잡으며 웃었던 일. 그렇게 움직이는 동안 잠깐잠깐 눈을 마주치며 웃는 일. 카페에 도착하면 나는 아메리카노를 시키고, 류청우는 딸기요거트 같은 걸 시켜놓고 너무 달다며 내가 시킨 아메리카노를 뺏어먹으며
청우는 오랜만에 들린 본가에서 가볍게 짐정리를 하다가, 이상하게 눈에 들어오는 아주 낡고 빛 바랜 공책 한권을 뽑아들었다. 삐뚤빼뚤, 엉성한 필체로 적힌 자신의 이름은 기억조차 나지 않는 먼 시절의 자신을 귀엽다 느끼게끔 하기엔 충분했다. 이땐 무슨 생각을 하고 살았으려나. 물론 어렸을 때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상상에 잠겨 신비로운 이야기들을 떠올리고 살진
한때, 인어를 잡는 것이 꿈이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인어란 본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고, 호기롭게 시작했던 도전은 결국 방향을 틀어 비슷한, 그러나 한참은 다른 물고기를 잡는 것으로 적당히 타협을 보았다. 혹자는 이 꼴을 보고 아직도 꿈을 버리지 못 한 어리석은 이라며 손가락질 하기도 했지만, 따지고 보면 별로 틀린 말도 아니었기에 청우
"아직 거절할 때 내 이름 대는 구나." "그게 제일 잘 먹히니까요." "...그럼 내가 좋아한다고 고백하면 어떻게 할 거야?" "...선배 남자 안 좋아하시잖아요." "좋아하는데. 너." "나랑 사귀자." 고등학교에 입학한 지 한 달이 조금 넘었나 싶은 무렵, 박문대는 벌써 세 번째 고백을 받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실은 박문대에겐 조금 스트레스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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