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 백업

늑대 가문 풍산류씨

수인 AU / 청우문대

수인 AU로 늑대가문 풍산류씨 류건우였는데 박문대 되니까 하찮은(류문대피셜) 강아지 돼서 조금 현타오는 박문대 보고 싶음.

그래도 나름 DNA 구조가 2개 빼고는 똑같으니까 몸집 작은 거 말곤 불편하진 않겠지. 그런데 류청우가 박문대한테서 자기 무리(풍산류씨) 냄새가 나니까 내적친밀감 쌓다 못해 가족으로 인식해버리고 알파 늑대가 자기 무리 지키듯이 문대 엄청 지켰으면 좋겠다.

아주사 때만 해도 그냥 익숙한 냄새네? 하고 지나갔을 것 같음. 아직 류건우가 박문대 몸에 들어온지 얼마 되지 않아서 원래 박문대 향이 더 짙었겠지. 아주사에서 같이 팀하면서 같은 방 쓰고, 데뷔하면서 같이 있는 시간 길어지기도 하고, 무엇보다 동화가 많이 돼서 류건우 향이 더 짙어졌음.

류청우 데뷔 초반에 배세진 박문대 방문 열면 익숙한 향에 편해지는 거. 본가 온 기분도 들어서 고개만 갸웃했음.

그런데 냄새가 점점 진해지니까, 알게 모르게 눈길 한 번 더 가고 더 챙겨줌. 박문대는 자기한테서 풍산류씨 무리 냄새가 나서 그런다는 거 알고 있기는 했었는데, 류청우는 박문대가 류건우인 것도 모르면서 왜 그러지? 싶었음. 자기 체취 달라진 것도 모르면서. 그렇게 의아한 채로 시간 지나가는데 박문대 납감 일 있었을 때 평소 수인화 잘 숨기던 류청우가 자기 소속가족이 다른 집단에 의해 다쳤을 때처럼 예민하게 굴면서 귀랑 꼬리 나오면서 경계했음. 문대야 정신 잃고 있었더래서 잘 몰랐지만 배세진이랑 이세진이 정신 못 차린 문대 옆에 다가가면 꼬리 세우고 으르렁거렸음. 다정한 인상이었는데 그때엔 눈 자체가 살기로 넘실대니까 세진이즈는 가까이 가지도 못했음. 박문대 일어난 후부턴 조금 자제하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팀원들한테만 그렇고, 낯선 사람들에겐 여전히 경계심 품는 거임.

다른 팀이 와서 인사하려고 해도 경계하느라 박문대 뒤로 챙기고 자기 몸으로 가리는 거. 박문대는  '얘 왜 이래?' 티벳 상태 돼서 류청우한테 왜 그러시냐고 그러면 그제서야 깨닫겠지. 거의 본능이어서 의식 안 했던 거라.

"...미안. 나도 모르게,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네가 우리 가족들이랑 같은 향이 나서. 불편하게 만들어서 미안해. 최대한 자제해볼게."

그 후로는 류청우 말대로 손이 움찔대고 몸이 먼저 나가려고 해도 의식적으로 자제하겠지. 그런데 교통사고 나니까 청우 다른 멤버들보다 훨씬 충격이 클 거임. 그리고 그때서야 깨닫겠지.

'내가 문대를 가족이 아니라 반려로 생각하고 있었구나.'

자기 대신 파편 맞은 것도 죄책감 갖게 되는 와중에, 이제야 자기 짝이라고 인식했는데 그게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순간이니까 더 정신이 나가겠지. 자기 몸도 안 좋은데 매일 문대 병실에 같이 틀어박혀있는 거 보고 멤버들은 좀 쉬라고 그러는데, 청우는 자기 없는 새에 문대한테 무슨 일 있을까봐 불안해서 떨어질 수가 없는 거야. 어쩔 수 없이 회사랑 얘기하러 가야 할 때는 문대 손도 쓰다듬어보고, 나아가고 있는 가슴 위에 괜히 손도 올려보고, 심전도 체크하는 기계 보이는데도 문대 심장소리라도 들으려고 늑대 귀도 꺼내보고 그러다가 겨우 회사 감.

회사 가서는 한 마리 맹수마냥 우위 선점하고 치열하게 회의해서 어떻게든 이득을 얻으려하겠지. 물론 그룹을 위한 것도 있지만 문대가 이렇게 된 데에는 회사의 잘못도 있고, 문대가 일어나서도 신경쓰지 않게 자기가 해결하려는 것도 있고.

아무리 기다려도 문대 안 일어나니까 불안을 못 감추고 하울링하다가 한 소리 듣기도 했을듯. 방음이 잘 되긴 했지만 갯과 수인들 청력에 잡히면 그 길로 병원ㅇ ㅔ하울링이 메아리치니까. 그 다음날 문대 일어나면 귀는 쳐지고 꼬리는 좌우로 미친듯이 흔들리면서 걱정스럽게

"문대야 괜찮아? 숨쉬는 건 어때?"

하면서 손 잡고 물어보다가 의료진 호출 넣었음. 물론 문대 제정신 들어서 처음 본 건 선아현이지만, 적어도 류청우는 문대 옆을 지키다 문대 일어나는 것까지 다 봤음.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한 편 놀라서 일어나는 모습에 또 자책하기도 하고 그럼. 

의료진이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고 해도, 류청우 눈에는 불면 사라질까 쥐면 흩어질까 애지중지 하기만 함. 거기다 문대가 일어나면서 꽃이 개화하듯 늑대일족 향이 더 짙어져서 참기 힘들기도 하고. 절로 끙끙 앓는 소리를 낼까 애써 본능도 참으면서 문대 살피기에 여념이 없음. 문대 퇴원하면 안 그런 척 하지 않는 척하던 과보호도 심해질 거고, 주위를 더 많이 맴돌 거임. 물론 문대는 같은 개과라서, 개과는 사회화가 되고부턴 무리를 지키려는 성향이 있고, 특히나 늑대 수인은 자신이 알파라고 인식하면서부터 집단을 지키려는 본능이 더해지는 걸 아니까 그러려니 하는데, 멤버들이 보기엔 그게 아닌 거지. 티 안 낸다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다 티가 나고, 아닌 척한다고 해도 눈에 다 보이고. 남들 일엔 눈치 빠른 박문대가 자기를 향한 애정에는 얼마나 눈치가 없는지도 실감하고 있었음.

박문대만 모르는 류청우 짝사랑에 멤버들(김래빈 제외) 가슴도 퍽퍽치고, 좀 붙여두려고도 하는데, 눈치도 못채고 묘하게 불편해보이는 문대 때문에 오히려 류청우가 멤버들 말리겠지. 그렇지만 속으로는 안달복달할 것 같음.

그러다가 문대는 어느 날, 그냥 평소와 다름없는 어느 날, 문득 류청우랑 눈잉 마주치면서 묘한 감정이 들었음. 괜히 수술했던 부분이 아릿한 듯 간지러운 듯한 느낌에 손바닥으로 문지르자 류청우가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성큼 다가왔지.

그리고 박문대는 깨달았음.

'물리적 거리만 다가온 게 아니구나.'

이 사람은 내가 모르는 사이에 이렇게 거리를 좁혀서 나에게 다가왔구나. 그걸 깨닫자마자 심장이 간지러운 게 아니라 온 몸이 간지러운 느낌이 들어서 주먹을 꽉 쥐었음.

"어디 안 좋아? 병원 가볼까? 연습 쉴래?"

언제나 침착하던 사람이 자신에게 이렇게 안절부절 못하던 게 언제부터였더라. 침착한 척하면서 자신을 보고, 그러다 눈을 마주하면 놀란 듯 어색하게 웃다가 시선을 돌리던 게 언제부터였더라. 의식하기 한참 전부터, 꽤 오랫동안 이렇게 푸른 눈동자가 따듯한 빛을 가지고 자신을 봤구나 싶어졌음. 그리고 류청우는 돌아오는 대답이 없는 박문대 때문에 급하게 모자와 차키를 챙겨오겠지.

"병원 바로 가자. 역시 너무 무리한 거야. 언제 어떤 후유증이 올지 모르는데. 문대야, 모자랑 마스크 어디있니?

"형."

"응? 부축해줄까?"

"아뇨. 청우형."

"왜? 어디가 안 좋아?"

"아뇨. 그것보단, 제가 형을 좋아해요."

갑자기 이어진 고백에 청우는 소란을 떨던 것을 멈추고, 아니 숨쉬는 것조차 멈추고 문대를 바라봤음. 아무런 반응이 없는 자신을 기다리듯 눈을 맞춘 채 가만히 있기에 자신이 잘못들은 건가 싶었지만

"좋아해요."

다시 한 번 이어지는 고백에 놀라서 자신도 모르게 귀와 꼬리를 제어하지 못했음. 웃는 듯 우는 듯 입꼬리가 떨리더니, 그 떨림이 꼬리로 갔는지 좌우로 힘차게 흔들리는 걸 보던 문대는 웃음이 터졌음.

"문대야, 박문대. 잠깐만 그러니까, 한 번만 더 말해봐."

"좋아한ㄷ..."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자신을 끌어안고 머리칼에 볼을 부비는 류청우는, 강아지와 다름없었음. 박문대는 적어도, 그 큰 늑대를 보면서 귀엽다고 생각했음. 연습실에 아무도 없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문대는 류청우를 마주안았음. 꼬리가 흔들리며 일으키는 바람이 손등을 간지르는 느낌이었음.

물론 사귄다고 퍽 뭐가 달라지진 않았음. 자신을 보면서 안절부절 못하는 류청우도,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고 하는 류청우도, 항상 저를 살피는 류청우도, 몇 년간 봐왔던 그 모습 그대로였으니까. 달라진 건 그를 제대로 마주하기 시작한 자신이었고.

사귀면서 알게 된 것이지만, 류청우는 정말 피가 짙은 그 늑대수인이었구나 싶어졌음. 자신의 앞에서만 꺼내는 귀와 꼬리가, 자신이 다가가면 자신감 넙치게 서서 흔들리는 꼬리가, 거기에 자신의 소리를 잡아내듯 쫑긋대는 귀가. 익숙하면서도 어색했음. 자신도 가져본 적 있는 그 귀와 꼬리가 이렇게 움직이는 게 어색했으니까. 그래도 같은 개과라서 그런지, 아니면 속에 든 건 늑대라서 그런지, 몸으로 전해지는 애정에 문대도 편하면서도 신뢰와 감정을 쌓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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