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바라타』의 세계를 여행하는 당신에게......

21세기 한국에서 『마하바라타』 읽기

나하바라타 by 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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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여는 글

2. 『마하바라타』란 무엇인가

3. 국내 『마하바라타』 발간 현황 : 어떤 판본으로 읽을 것인가

4. 『마하바라타』가 읽고 싶어요 선생님 : 절판의 세계에서 『마하바라타』 읽기


1. 여는 글

안녕하세요?

이 글을 보고 계시다는 건 여러분이 『마하바라타』에 관심을 갖고 계시다는 뜻이겠지요. 그 계기가 무엇이 되었든―가령 페그오를 하고 있는데 아르주나와 카르나가 자기들만 아는 얘기를 해서 궁금해졌다, LB4를 미는데 신준이 자기만 아는 얘기를 해서 궁금해졌다, 친구가 아르주나라는 웬 인도 캐릭터를 덕질하기 시작하더니 돌아오지 않아서 궁금해졌다 등―일단 『마하바라타』의 존재를 알고 그것에 관심을 가지셨다는 것만으로도 저는 몹시 기쁩니다.

그 이유야 당연하게도

[오타쿠 특: 자기 장르에 남들이 관심을 가져줄 때 기뻐함]

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한 사람이라도 더 『마하바라타』를 읽고 그 늪에 빠져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그것이 원전이든 페그오든 말입니다……. 그리하여 눈에 불을 켜고 뉴비가 오지나 않나 관찰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 과정에서 알게 된 사실이 몇 가지 있는데,

1. (아마 대부분 페그오로 인해) 『마하바라타』에 관심을 가지시는 분은 생각보다 많다.

2. 1번의 반절 가량은 ‘『마하바라타』를 읽으려고 해도 대체 어떤 책을 읽어야 한단 말인가’ 단계에서 튕겨져 나간다.

3. 2번에서 튕겨져나가지 않은 사람 중 반절은 『마하바라타』 서적을 구하는 단계에서 튕겨져 나간다.

이로 인해 실제로 『마하바라타』를 읽는 사람은 아무리 많이 쳐줘봐야 처음에 읽고자 했던 이들의 1/4 정도밖에는 되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이 문제를 해결할……수는 없더라도! 적어도 도움은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위의 목차에서 보셨다시피, 본 글에서는 국내에 발간된 『마하바라타』 서적들을 살펴보고 실질적으로 『마하바라타』를 읽을 수 있는 방안을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본격적으로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당부드리는 말씀!

본 글은 제 주관적인 견해가 개입된 취미성 글로, 전문적인 서평이 아닙니다. 특히 『마하바라타』 판본 추천 같은 경우에는 당연하게도 제 개인적인 판단이나 견해가 개입되었음을 알립니다. 어떤 판본이 더 좋고 별로인가에 대해서는 개개인의 취향이 개입되는 문제이므로 가급적 직접 도서관 등에 가셔서 판단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2. 『마하바라타』란 무엇인가

우선 『마하바라타』란 무엇인가에 대해 짤막하게나마 소개하고 넘어가려 합니다.

아는 분도 계실테고 처음 듣는 분도 계실테지만, 『마하바라타』는 『라마야나』와 함께 인도 서사시의 양대 산맥을 이룬다고 할 수 있는 대서사시입니다.

이 중 『라마야나』는 비슈누의 화신으로 태어난 왕자 라마가 마신 라바나를 처치하는 모험 이야기이자, 아내 시타와의 사랑을 그린 애절한 사랑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라마와 시타는 페그오의 제5특이점에서도 등장했었지요. 『라마야나』는 기원 전 3세기 경에 만들어진 이야기라고 전해지는데, 수천 년이 흐른 현재까지도 인도의 힌두교인들에게 널리 사랑받는 이야기입니다.

한편 『마하바라타』는 판다바(pandavas)와 카우라바(kauravas)라는 두 집단의 왕위계승을 둘러싼 충돌을 그린 이야기에 해당합니다.

페그오에 실장된 캐릭터들 중에서는 비마와 아르주나가 판다바 진영에 속하며, 카르나와 두료다나, 아슈바타만이 카우라바 진영에 속합니다. 이들은 생전 북인도의 왕위를 두고 죽고 죽이는 전쟁을 벌였기 때문에 숙적, 원수나 다름없는 사이로 묘사되곤 합니다.

『마하바라타』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합친 분량의 8배나 되는 분량을 가졌다고도 하는데요. 그 말마따나 엄청나게 장대한 길이로도 악명이 높습니다. (후술하겠지만 길이에 미리 겁을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또한 인도에는 “『마하바라타』에 있는 것은 어디에나 있고, 『마하바라타』에 없는 것은 어디에도 없다”는 말이 있을 만큼 세상의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서사시로도 유명합니다.

『마하바라타』는 『라마야나』만큼의 대중성을 지니진 않지만, 여전히 인도의 구비 문학을 지탱하는 두 기둥 중 하나로 여겨집니다.

2022년에는 인도에서 영화 《RRR : 라이즈 오어 리볼트》가 개봉했는데요. 여기서 주인공 격으로 나오는 두 명의 남자가 람(라마)과 빔(비마)이라는 이름으로 나옵니다. 이들은 실존했던 인물들이기도 하지만, 각각 『라마야나』의 라마와 『마하바라타』의 비마로 비유되기도 합니다.

이렇듯 두 서사시는 21세기 현재까지도 사랑받는 인도의 대서사시라 할 수 있겠습니다.

3. 국내 『마하바라타』 발간 현황 : 어떤 판본으로 읽을 것인가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국내에는 어떤 『마하바라타』 판본이 존재하는지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목록부터 적어두자면

1. R. K. 나라얀 - 『마하바라타』 (축약판) / 재고 있음

2. 크리슈나 다르마 - 『마하바라타 1~4』 (축약판) / 일부 절판

3. 박경숙 역 - 『마하바라따 1~』 (완역본) / 일부 절판

이 되겠습니다.

아래에서는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R. K. 나라얀 - 『마하바라타』 (축약판) / 재고 있음

『라마야나』의 축약본을 저술하기도 한 R. K. 나라얀의 『마하바라타』 축약본입니다.

18권에 달하는 『마하바라타』의 내용을 1권으로 축약하였습니다! 순수하게 감탄이 나옵니다.

단권화 해둔 만큼 읽기가 쉽고 전체적인 내용 파악에 용이하나 방대한 분량의 서사시를 압축한 탓에 다소 설명이 부족한 감이 있습니다. 깊은 캐해석을 원하고 읽는다면 다소 실망하실 수 있습니다. 에피소드 형식에 가깝습니다.

장점: 읽기 쉽고 어렵지 않다. 짧다. 전체적인 내용 파악에 용이하다. 서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단점: 많이 축약되어 있어 설명이 충분치 않은 부분이 있다.

2. 크리슈나 다르마 - 『마하바라타 1~4』 (축약판) / 일부 절판

나들목에서 출간한 크리슈나 다르마의 『마하바라타』 축약본입니다. 총 4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재 1~2권은 절판된 상태이고 3~4권은 온라인 서점에서 구하실 수 있습니다.

소설 형식으로 쉽고 재미있게 쓰여 있습니다. 4권 분량으로 축약되어 대부분의 주요한 내용은 빠짐없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만 상술한 대로 1~2권이 절판되어 구하기 어려운 것이 흠입니다.

장점: 쉽고 재미있다. 적당한 분량(4권). 주요한 내용이 대부분 포함되어 있다.

단점: 사람에 따라 길게 느껴질 수도 있는 분량(4권). 오타가 많다. 서점에서 구하기 어렵다.

3. 박경숙 역 - 『마하바라따 1~』 (완역본) / 일부 절판

국내 유일의 완역본에 빛나는!! 박경숙 역의 『마하바라따』입니다.

정확히는 완역(진행 중)이라서 총 20권 예정 중 2024년 현재 기준 9권까지 출간된 상황입니다.

1권 출간이 2012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2년 동안 반절 조금 못 되게 출간된 상황이라 다소 미래가 암울한 실정입니다…….

심지어 1~4권은 사실상 절판된 상황이라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상술한 크리슈나 다르마판 마하바라타 1~2권과 마찬가지로 중고장터에 원가의 n배 가격으로 올라와 있습니다.

그럼에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매력이자 장점이 있다면 단연코 국내 유일, 세계에서 3번째에 빛나는 완역본(예정)이라는 것이겠지요.

장점: 완역본. 원전에 가장 가까운 『마하바라타』를 읽을 수 있다.

단점: 방대한 분량, 구비문학 특성상 읽기 난이도가 높음(액자의 액자의 액자식 구성, 횡설수설하는 부분 O), 산스끄리뜨어 음차(‘끄리슈나’, ‘까우라와’ 등), 서점에서 구하기 어렵다.

이상의 내용을 참고하셔서 각자 본인에게 맞는 판본을 선택하시면 되겠습니다……만.

저 개인적으로는 크리슈나 다르마판 『마하바라타 1~4』를 추천드리는 편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너무 짧지도 길지도 않은 적당한 분량(4권)에, 소설체로 축약되어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능력이 된다면 원전에 가까운 박경숙 역의 『마하바라따』를 읽는 것도 좋겠습니다만, 아직 완간이 되지 않은 데다 입수 난이도도 몹시 높은 편이라 그보다는 차라리 R. K. 나라얀이나 크리슈나 다르마가 축약한 『마하바라타』를 먼저 읽고 판단하셔도 늦지 않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특히나 본 글을 읽으시는 분이라면 『마하바라타』를 처음 입문하시는 분일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다만 그 중에서도 R. K. 나라얀판은 상술했듯 축약의 정도가 심하기 때문에 자칫 읽기의 재미를 해칠 수 있어 크리슈나 다르마판을 추천드리고 싶지만 이것은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니 적당히 넘겨주십사…….

4. 『마하바라타』가 읽고 싶어요 선생님 : 절판의 세계에서 『마하바라타』 읽기

그렇다면 『마하바라타』를 읽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되느냐?

R. K. 나라얀판을 읽고 싶다면 가장 쉬운 방법은 인터넷 서점에서 주문하시는 것입니다.

와! 모든 인터넷 서점에서 한 번에 주문할 수 있는 유일한 판본!

하지만 여러분이 크리슈나 다르마판이나 박경숙 역의 완역본을 읽고 싶으시다면 절망이 시작됩니다.

절판이 됐어요 선생님…….

그렇습니다. 슬프게도 해당 판본들은 반 가량이 절판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렇습니다.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것은 집 근처의 도서관을 뒤져보는 일입니다.

근처 도서관 사이트에 접속해서 / 혹은 직접 방문해서 해당 판본이 있다면? 그 길로 대출하셔서 읽으시면 됩니다.

이제 진정한 문제는

근처 도서관에도 책이 없어요 선생님…….

일 때 발생합니다.

혹은 근처에 도서관이 너무 많다면? 좋기야 좋지만 이걸 어느 세월에 다 검색하고 앉아 있나요?

그런 분들을 위해 몇 가지 방법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너무 작은도서관은 해당 안 될 수도 있음)

1. 국가자료종합목록 KOLIS-NET

간단히 설명하자면 전국 주요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자료를 데이터베이스화해놓은 것인데요.

여기에서 『마하바라타』를 검색하면 전국의 어느 도서관이 『마하바라타』를 소장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먼저 홈페이지에서 ‘마하바라타’를 검색합니다.

그럼 이와 같이 검색 결과가 나오는데요. 저는 이 중에서 빨간색으로 밑줄을 친 크리슈나 다르마판의 1권(56개 도서관이 소장 중이라고 나오네요)을 찾고 싶어 클릭을 해 보았습니다.

※ 위 이미지에서 1권은 전국에 고작 56개 도서관밖에 소장하고 있지 않다고 나오지만 (목록서비스의 한계로) 1~4권 세트를 한꺼번에 목록화해둔 경우도 70곳 가량 있으니 사실상 수백 개의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다고 여기는 것이 타당합니다.

그러면 위와 같은 화면이 뜨면서 아래에 ‘특정판 찾기’라고 쓰여 있는 부분이 보일 텐데요. 여기서 두 번째의 소장도서관 : 53개관 부분을 클릭해줍니다.

그러면 짜잔!! 『마하바라타』 1권을 소장 중인 도서관의 목록이 나열됩니다.

여기서 본인 근처의 도서관을 찾으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만약

소장하고 있는 도서관은 찾았는데 너무 멀어요 선생님…….

시간도 없는데 차를 타고 나가야 하는 건가요…….

……과 같은 일이 발생한다면 어떡할까요?

괜찮습니다! 이 나라는 여러분의 독서를 진흥하기 위해 생각보다 많은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2. 국립중앙도서관 공공도서관지원서비스 : 책바다

책바다란 무엇인가?

홈페이지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협약도서관 간에 소장 자료를 서로 이용할 수 있는 전국 도서관 자료 공동 활용 서비스입니다. 멀리 있는 도서관의 책도 가까운 도서관에서 대출할 수 있습니다.

아실 분은 아실 상호대차 서비스인데요. 모르셔도 괜찮습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도서관 간 소장 자료를 교환하여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입니다.

가령 A 도시에 사는 사람이 B 도시의 도서관에만 있는 자료를 읽고 싶다고 합시다. 그럼 A 도시의 도서관과 B 도시의 도서관이 협약을 맺어 서로의 자료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이 책바다 서비스에 참여하는 도서관은 전국 1289개라고 하는데요. 전국 공공도서관 수가 1200관 가량이라고 하니 대부분의 공공도서관은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겠네요. (사립도서관은 글쎄요)

책바다 서비스의 경우 국립중앙도서관 홈페이지에 회원가입을 한 후 신청 -> 소장도서관 승인 후 택배비 결제 -> 근처 도서관에서 대출 -> 마찬가지로 해당 근처 도서관에서 반납 의 형태로 이루어집니다.

자세한 설명은 서울시 도서관 홈페이지를 참고하세용.

택배비는 건당 5500원이라는 싸지는 않은 가격입니다만 프리미엄 가격 5만원에 사는 것보다야 나으니까요!

3. 국립중앙도서관 우편복사

이건…….

정말 최후의 보루입니다. 복사비도 많이 나오니 가급적이면 1번과 2번을 이용합시다.

정 어떻게든 소장하고 싶다……. 일부라도 괜찮다……. 하시는 분은 이러한 방법도 있음을 알립니다.


이상으로 본 글의 내용은 대략적으로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마하바라타(M.H.B)를 느낄 수 있기를

질문은 댓글로 남겨주시면 최대한 도와드려요…….

Special Thanks

가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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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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