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남제주군다금바리먹이주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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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교! 갑판! 전면에 잔해다!" 까만 바다 여기저기에 은빛 그리고 보랏빛 기름때가 뭉게뭉게 퍼지기 시작한다. 석탄으로 만들어 낸 인공 합성유는 비록 화재에는 취약했으나 열 전달이 좋아 가끔 렝지늄 기관에도 쓰이기도 하였다. 얀슈타드처럼 렝지늄 다발로 물을 끓이는 수준을 넘어, 손실을 최소화 한 단열 사이클을 구성해 열효율을 최대로 뽑아내는 것이었다.
"랜턴실 보고, 놓쳤답니다." 전령이 귀를 덮은 헤드셋을 꼭 누르며 중얼거리더니 얼마 안 있어 추가 상황을 전한다. "마력장 흔들림이 전체적으로 심하답니다. 조금 거리를 띄운다면 방위각을 특정할 수 있을 것 같답니다." "타피사, 옆으로 꺾은 거 아닐까요?" "지금 이 선택이 최악의 가정이니까요." "최악의 가정?" 타피사가 자신의 머릿속에 그리던 혼
"전투 배치라고 말 해봐요." "전투 배치?" 찌리리리링! 함교 한 쪽에 서서 타피사와 리츠의 말을 잠자코 듣고 있던 수병 하나가 작은 버튼을 하나 누른다. 그렇다, 소방벨 스위치다. 배 전체에 소방벨이 울린다. 연락 수단이 부족한 얀슈타드에서 쓰는 나름대로의 규칙 중 하나였다. 10초 이상 소방벨이 길게 울리면 진짜 화재가 난 상황, 3초 정도
... 어느새 카밀리아는 얀슈타드의 좌현에 나란히 걸려 있었다. 호위함 카밀리아는 호위함이라는 위풍당당한 수식어답게 타피사가 타고 있는 얀슈타드보다 함포[#] 갯수도 네댓 배는 많을 뿐더러, 파도 속에서도 수월하게 전투할 수 있는 매끈한 파도 가림벽까지 배 곳곳에 완벽하게 구비되어 있었다. [# 함포 : 배에 달리는 대포] 그에 반하면 얀슈타드는 크기
"오셨습니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건 이 배의 1등부관이었던 바욘 씨와 같은 당직조인 리츠 하사였다. "리츠." "네, 타피사." 리츠 씨는 나이만 따지면 이 배의 선임하사관 랄프와 비슷했지만, 해군에 늦게 합류하였기 때문에 상급하사관 시험을 볼 연차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 배의 분위기도 그랬고, 타피사도 그랬듯이 그 누구도 상대방의 계급이 상급하사관인
"함장께서 익수 하셨습니다." "익수? 함장이? 왜? 배 안 세워요? 추진기실? 카마 하사님! 카마 씨! 지금 회전수!" "양 현 추진축 회전수 120입니다! 기관장님!" "배 안 세워요? 직권 기관 정지 시킬까요?" "안 됩니다. 진정해요, 타피사!" 털이 굵직하게 성긴 랄프의 손이 타피사의 어깨를 덜컥 잡는다. "대체 왜죠?" "천천히 설명 할게요.
지금이 새벽인지 낮인지, 타피사가 갇힌 무쇠 상자 같은 방 안에선 알 길이 없었다. 걱정 마시라. 감옥은 아니다. 자의에 의해 들어와 있을 뿐이다. 전문 용어로 '짱 박혀 있다' 라고들 하던가. 가로 세로 1미터, 높이는 타피사가 허리를 필 수 없을 정도이니 1미터 60 조금 될까. 타피사같이 두드리고 부수는 걸 좋아하는 마도 공학자의 창작열을 불태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