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특수계통 이능력자에게 선택권을 주어라!
4화
오늘의 이능력자 협회 안내 센터의 TIP
이능력자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유전이 될 수도 있지만, 대다수가 자연 돌연변이 형태의 발현입니다. 이 확인은 보통 초등학생때 검진을 거치며, 이능력을 지닌 대장장이들이 25세기에 새로이 등장하기 시작하며 뛰어난 능력문물을 만들어냈기에 확인이 가능하게 됐습니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이능력 확인 도구는 오차가 0.0000004% 존재하는 것으로, 이후에도 여타 테스트를 거치는 만큼 지금까지 미등록된 이능력자의 수는 전체 이능력자 비율의 2%도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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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OS
나오스 카도 루베오는 사이프가 뭐하는 족속인지, 나아가 어떤 생각을 하는 생명체인지에 대해 고민을 한 적이 있었다. 이유야 간단했다. 그가 S급 랭크의 헌터에 다다른 사람이었으며, 마지카 중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는 언제나 꼽힌 화려한 능력을 가진 이라서 그랬다. 붉은 불은 흔하다. 검은 불 또한 색의 변화로 인해 찾는 사람이 많으나 운용이 까다로워 다들 취직을 기피한다. 새파랗게 어린 놈들 꼬시려는 스폰서들만 득실거린다. 그러나 사이프의 헌터는 더 상위 단계의 불꽃. 그러니 네티즌들에 의하면 모 만화의 것 처럼 때로 보라빛으로 일렁이기도 하는 푸른빛 불로 모든 걸 태워버린다고 한다. 누군가는 업화라고 하고 어떤 종교인은 그의 올곧은 성미와 연관을 지어 마땅히 내려지는 은총이라고 하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의 위에 선 그는 여전히 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람이 어쩜 저렇게 대쪽같이 곧게 서서 자신의 지위를 지킬 수 있담. 나오스는 그것이 의아했다.
적어도, 나오스 카도 루베오는 루베오의 사람들 위를 짓밟고 올라간 케이스였으니까. 살아있는 보석 회사의 간판, 주얼리계의 만년 모델이자 유명 패션 잡지에 분기마다 한 번씩은 인터뷰가 당연하게 실리는 사람. 그리고, 사이프는 자연, 복지, 아동 권리 케어 인권 잡지에 언제나 말이 올라가는 사람. 으레 사람의 시선을 끌고 능력도 명확한 사람은 저도 모르는 유혹하는 힘이 있기 마련이다. 강하게 눈부시면 사람들은 눈길을 준다. 보석도 마찬가지다. 빛 아래에서 가장 특이하게 산란하며 제 존재를 알리는 것을 손가락에 끼우고 싶어하지, 빛 아무리 붙여도 밤이랑 같은 색인 것을 비싼 값 치르며 목에 걸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이프는 기꺼이 그런다. 그것이 타인이나 어떠한 단체의 권리와 이익에 도움이 된다면. 그리하여 끝내는 공공에 이득이라는 결과값을 가져올 수 있다면. 오만하게도 나오스는 한때 자신의 반대 포지션으로 의도적으로 셀링되는 건가 의심한 적도 있었다. 기본적으로 씀씀이나 행동거지를 보면 비싸고 아닌 걸 구분할 수 있을 정도의 위치에 장기간 놓여있었다는게 티가 나서였다. 추궁은 하지 못했다. 그야, 자신보다 새파랗게 어린 청소년을 향해서 삿대질을 할 수 있는 질 낮은 어른의 위치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예법에도 걸맞지 않았다. 결국 공공의 도덕과 윤리에 묶인 헌터의 말로라는 것은 사근사근하고 부드러운 태도로 그 청소년에게, 아니, 곧 있으면 청년이 될 헌터에게 정중히 물을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사이프, 당신은 나와 다른 길을 걷는 것으로 빛을 내고 싶은 건가요?”
“아닙니다. 당신의 길도 충분히 저의 길과 겹친다고 생각합니다. 요전에 기부금액이 상당히 압도적이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건 기쁜 소식이지만, 그게 이미지 셀링이라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요.”
“누군가는 그 이미지조차 만들지 않겠답시고 꿋꿋하게 버티며 차별을 합니다. 그런 치들에 비해선 차라리 체면 차리기 용도라도 어떻게 반짝거리려고 하는 사람이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은 이를 실제로 해내는 헌터고요.”
“이런. 시비를 걸려던 건 아니었는데, 뭐랄까. 멋진 말을 들으니… 앞으로 더욱 내 행동을 조심해야겠단 생각이 드네요!”
웃음소리. 그리고 마무리. 그 청년은 어느 사이에 자라 제 반경의 원거리에서 근거리로 들어섰다. 자신의 능력에 그렇게나 익숙해져버리고 말아버린 건지. 아니면 새로이 생긴 막내, 티보의 존재로 인해 유약하게 구는 성정이 들춰졌기 때문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이유가 무엇일까. 근래에 한 기부 행동이라곤 아동 권익 보장을 위한 몇 억 투자- 아니, 그런 것에 신경을 쓸 사람도 아니잖아!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정면을 본다. 과거 회상은 여기서 끝. 신데렐라는 왕자가 구두를 주워주자 사랑에 빠졌지만 나오스는 자신의 구두에 손을 대는 이들에게 불안을 느꼈다. 페르소나 논 그라타의 위치라는 울림은 어떻게 보자면 특별하고 유별난 사람이라는 달콤한 스포트라이트를 정수리에서 발가락 뼈대 사이 까지 내리쬐지만, 반대로 말 하자면 그 빛에 의해 눈이 멀어도 그것조차 이벤트 취급 받으리란 것이니까.
페이드 아웃. 장면 전환. 이제는 얌전히 지금의 시간대로 돌아와 기꺼이 기습 이벤트에 응한 헌터에게 알맞은 보상을 내려야 할 타이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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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OS
“사이프, 나는 내 능력을 두려워해요. 아마 많은 페르소나 논 그라타가 그럴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는 자부심의 흔적이 아니라 별종의 표식이니까.”
“이제와서 이능력자를 별난 사람이라고 취급하는 것도 혐오 범죄의 일종으로 편입되지 않았습니까.”
“페르소나 논 그라타는 예외라고 근래에 판결이 난 적이 있어요. 내가 미처 힘을 쓰지 못한 재판에서의 일이었죠.”
“평소에도 그렇게 이능력자의 인권과 예우에 관심이 많으십니까.”
“갑자기 유명 변호사들이 모든 걸 버리고 사회변호사가 된 것엔 그들에게 이능력자로 발현한 가족이 있어서도 마찬가지지만, 그렇게 돌변한다 하더라도 기업에게 돌 맞아 죽지 않을 정도의 자본이 바탕이 됐기 때문이에요.”
“이번의 기사에 뜬 자에 대해서는 어찌 생각하십니까.”
사이프는 잔을 쥐었다. 입가를 축이고자 시킨 음료가 고작 유자차. 그것도 잣을 세 개 띄워둔 것으로 만족을 하는 건지 연기가 나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삼켰다. 나오스는 평소라면 불을 다루는 마지카는 혀조차 용암을 견딜 수 있나요, 같은 유치한 농담이나 던졌겠으나 도통 그럴 마음이 들지 않았는지 고요함을 유지했다. 답은 사이프가 재촉하지 않았음에도 섣부르게 나왔더. 싫었다고 생각해요. 그 목소리는 참 아무렇지도 않게 나온 속내였기에, 되려 뱉은 자가 들은 자에 비해 더 당황한 듯이 보였다.
“내 말은, 그런 식의 행보를 보였기에 이능력자 인권 향상에 도움이 안 됐다는 의미에요.”
“결국 개인의 행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것을 신경쓰시는 겁니까?”
“네. 나는 그에 포함된 자그맣고 바글거리는 인원 중 한 명이니깐요.”
“스스로의 영향력을 너무 축소화 하시는 것 아닙니까.”
“인간은 단 한 사람 분량 만큼의 일 밖에 못 합니다, 사이프 헌터. 이건 불변하는 진리이죠. 우리는…”
“하지만 우리는 다른 사람의 1인분과는 다르기도 합니다.”
“결국 개인의 최대치를 내보이고 있다는 말과는 어긋나지 않잖아요.”
“그렇지만 우리는 타인에 비해 몇 배의 능력을 끌어내죠.”
“책임론인가요?”
“아뇨, 나오스. 이건 의무 외의 이야기입니다.”
나오스는 혀를 한 번 차고, 의자에 몸을 기댔다. 반듯하게 만들어둔 자세가 흐트러지며 팔이니 목이니 귀에니 두른 금속 장신구들이 빛 받아 짤랑거렸다. 양 손을 항복하듯 어깨 높이까지, 손바닥 보이게 들어올린 그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내가 졌어요.”
“애초에 승패가 갈리는 이야기도 아니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내가 패배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요. 완전히 휘말렸으니깐요. 자, 다음 질문을 던져요. 응답해줄테니.”
사이프는 미소를 지었다. 잔은 이미 바닥을 비운 뒤였다. 불을 다루는 마지카라서 편한 점은 이런 뜨거운 걸 삼켜도 목구멍과 속에 별 일이 생기지 않는단 점이지, 라는 생각 한 번. 농담이 오늘은 전혀 없으신 걸 보니 상황이 제법 안 좋게 흘러가고 있는 모양이군, 라는 생각은 뒤이어서. 테한에게 한 번 서치를 부탁해야겠다고 고민하며 잔을 바닥에 내려둔다. 탁, 하는 일정한 소리를 의도적으로 만드는 것으로 인식을 흐뜨린다. 나오스는 이에 반응한다… 그러지 못할 이유가 없을 정도로 예민해진 상태였기에. 그러나 행간 속의 상념이나 잡념을 읽어낼 길 따윈 없으니 초조해진다. 잔은 아직 안 비워졌다. 입 조차 붙이지 못했다. 손에서 나는 열이 부끄러움으로 인해서인지 찻잔의 열기로 인햇허인지 구분조차 못 할 상태였으니까.
“자신의 능력이 불안하십니까. 두려우시고, 그렇게나 걱정이 되어서… 구두 안쪽의 발 조차 바닥에 제대로 닿지 않게 한 채로 대화하는 것입니까.”
“음? 이건 또 새로운 사실이네요. 어떻게 알게 됐는지 먼저 물어봐도 괜찮을까요?”
“네, 물론입니다.”
“그래요. 그렇다면 사이프… 이건 테한도 쉬이 못 알아차린 일이고, 에인즈도 함부로 언급하지 않는 건인데. 어떻게 아셨으며, 그리도 당당하게 언급할 수 있는 건가요?”
“희미하게 공간 남은 소리가 납니다.”
“당신은 정말 천성 헌터네요!”
“그리고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동료가 가장 먼저 알아야 입단속을 하거나 추후 입을 맞춰 변명이라도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대단한 팀워크 마음가짐까지. 그야말로 이 일을 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 같네요.”
“비꼬시는 겁니까?”
“부정은 안 할게요. 약간은요. 그렇지만 진심이기도 해요. 나는 그럴 수 없는 족속이니까.”
“자신에 대해 비관적이십니다.”
“긍정적이게 보는 게 까다로울 뿐인 거죠.”
“그래서…”
“네. 저는 두려워요.”
“재앙을 불러올까봐 그렇습니까.”
“제가 살아있는 재앙이란 사실이 두려운 것이에요.”
“…….”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 염려를 하는 것이랍니다.”
“이해, 해보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나오스.”
“아이구. 말씀만이라도 괜찮다네요, 사이프.”
그리고 웃음소리. 사이프는 미간을 약간 좁혔으나 될대로 되라 식으로 연락을 던졌단 나오스는 이렇게 생각했다.
알아서 받아들이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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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F
방으로 귀환을 하자마자 밀린 알람이 마흔 여덟건이나 있다고 인공지능 비서, 유프레임이 인사한다. 유프레임은 근래 추천 받은 인공지능 서비스였는데, 아마 테한이 문제 없는 곳을 고르고 고르다가 신생 스타트업으로 시작된, 수익의 8할을 기부로 하고 있는 웬 갑부 IT 계열 인간들의 돈난리 사업이었다. 이러면 신생 스타트업이 아니지 않나, 사이프는 생각했지만 중성적인 목소리와 눈이 아프질 않은 색으로 모니터가 구성된 유프레임을 선호했다. 테한은 벌써 색으로 커스텀을 하고 미니 아이콘까지 만들어 소통도 하고 허공에 주먹질 하며 잽도 주고받는 모양인듯 했으나- 자신은 기본으로 설정해둔 채였다. 여하튼 그런 유프레임은 알림이 밀렸다고 독촉하는 여타 인공지능과는 다르게 잘 돌아왔냐는 따스한 인사를 건넨 후 밖과 집 안의 온도 차이에 대해 설명했다. 사이프는 허공에 손을 가볍게 휘저으며 인사를 한 후 곧바로 연락 알림의 주인공을 찾아 나섰다.
옷장으로 걸어가는 것 따라 유프레임이 조심히 따라 붙었다. 허공에 부유한 여러개의 모니터가 곧바로 그래프를 만들어 그 중에 9 할은 테한에게서 2푼은 티보에게서, 8푼은 스폰서에서 찾아왔다고 논했다. 중요도는 당연히 테한이었다.
유프레임의 편한 부분은 양측 동의만 한다면 전화 기능 사용 시, 상대방의 대화를 녹음해 새로운 단어로 구축해 문자 메세지를 음성으로 읽는 대체 작업을 거쳐준다는 것이었다. 사이프처럼 현 시대에서 인터넷과 거리가 먼 사람들에겐 최적의 소프트웨어였다. 테한의 메세지 창을 읽어달라고 말을 하자마자, 큼큼. 말 가다듬는 음정과 함께 이야기가 시작된다.
물론 그 중에서 한 98% 정도가 잡담에 가까운 것인지라, 테한 특유의 빠른 말 리듬을 타고 듣다 보면 어느 사이 환복을 마친 채다. 부엌에 가서 오렌지 주스 가루와 컵 한 잔을 꺼내고, 유프레임에게 집에 물이 얼마 남았는지 물어보는 질문을 한다. 유프레임은 금방 연동이 되어 냉장고에서 맑고 청명한 소리를 띵- 내게 만든다. 80% 남았습니다, 사이프. 그는 아직 장을 보러 갈 때는아니라고 생각하며 물을 담는다. 분말 가루를 타서 섞은 후, 한 모금. 탄산이 약간 들어간 것이 혀 끝에 닿아봤자 별 자극이 되질 않는다. 그렇다고 에인즈 씨 처럼 자극적인 걸 삼키는 마지카는 되고 싶지 않단 말이지. 사이프는 마지카 능력자 특유의 고질병을 곱씹으며 소파에 앉았다.
이능력자는 어찌하여 생기는 것이고, 세상의 진리는 어째서 그런 식이며, 무엇을 위해 우리들은 존속을 요구받는가. 그것도 이 까다로운 몸으로? 높은 등급의 헌터들이나 특정 수련을 받은 헌터들 중에선 논외의 격에 가까운 이들이 존재했다. 능력이 일상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었다. 모든 것을 태우는 불인 사이프의 경우엔 식사 할 적이 번거로웠다. 대부분의 음식이 미지근하고, 맛이 명확하질 않았다. 그렇다고 매운 걸 먹고 속을 뒤집을 생각은 없어서 차라리 무언가 씹을 수 있는 견과류나 톡 쏘는 것들에 자극을 주어 주기적으로 혀가 마비되지 않도록 했다. 에인즈 씨는... 그 사람에 대한 고민을 하며 남긴 말들을 떠올리던 것도 잠시. 테한이 냅다 큰 사진을 보낸다. 그리고 문자 메세지가 도착한다. 유프레임은 이를 음성으로 송출한다.
"야, 사이프! 이거 뭐냐? 너 지금 SNS에 나오스 씨랑 찍힌 사진 올라왔어! 팬덤 반응 장난 아닌데?"
"와. 필터 들어간 거 신기하다."
"그게 유일한 감탄사야? 왜 내게 이런 소식을 안 말 한 거야!!!!"
"재밌는 이벤트라도 있는 줄 알았어?"
"당연한 거 아냐?"
"별 말 안 나눴어."
"무슨 이야기 했는데."
"다음 임무 이야기."
"쫌생이."
"진짜야."
"쫌쫌쫌생생이."
"그런 생명체는 존재하지 않아."
"방금 내 앞에 생겨났네!"
사이프는 키득거리는 소리를 냈다. 현명한 유프레임은 이 소리를 전달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고, 그로 인해 테한에게서 걷어차여 죽게 될 사이프의 엔딩 루트 1218093번을 무사히 회피했다.
"테한. 너는 네 능력이 무섭나?"
"남을 무섭게 할까봐 무섭진 않고! 날 힘들게 할까봐 짜증은 나지!"
"그리고?"
"왜 취조하는 말투지? 그래도 봐주겠어. 이 능력이 한 방향으로 고정되어봐. 인생 지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생략)인짜 괴로울 걸?"
"그렇긴 하겠지. 특히 오감 강화 상태에서 멈춰버리면 그야말로 온 세상이 고통으로 느껴질테니까."
"사이프 넌 어떻길래?"
"남이 다칠까봐 무섭지."
"오~ 별종~ 너도 참 특이하다~"
"내 자신만 태우는 불꽃이 아니니까, 당연하지."
"너 자꾸 나이가 들면 들수록 딱딱해지는 방식이 에인즈 씨 같음."
"왜 갑자기 뭐라고 하는 거야."
"나 이거 에인즈에게 캡처해서 보내도 됨?"
"놉."
*해당 문단은 유프레임의 공식 홍보 대사인 사이프를 위해 특별히 작성이 된 문단입니다. 불법 헌터 광고 신고는 언제나 열려있습니다. -공익 헌터 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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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F
사이프는 소파에 앉아 이젠 비워진 오렌지 주스를 담고 있던 컵을 바라보았다. 플라스틱의 안쪽 면에 주황색 가루가 들러붙어 있었다. 그리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그 사람은 지금까지 살며 몇 번의 별종이란 말을 들으며 살아온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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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VO
실컷 나오스 선배랑 연락을 나누면서 이능력자만 모여서 사는 특수한 마을에 언제 갈까 일정을 잡던 도중, 띠-이-이- 하고 독특한 알림음이 울린다. 업무용 폰에서 연락이 온 것이다. 아직 스물도 안 된 아이가 어떻게 업무용 폰 까지 있는지는 의문을 가지지 말자. 어떤 미래 사회에선 영특한 아이와 지혜로운 부모가 공존할 수 있는 법이다. 여튼간에, 연락을 확인한 티보는 부리나케 머리카락을 빗질하고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어, 핸드 크림, 방어용 장갑과 팔꿈치 보호대, 이능력 폭주 방지 핀이랑 어어, 그렇게 뒤적거리다 보면 거실에서 자동으로 방송 되는 긴급 뉴스가 배경음으로 흘러 나온다.
페르소나 논 그라타의 실체니 뭐니 하지만 티보의 일은 아니었으며, 하물며 나오스 선배의 일은 아닐 것임에 뻔했기에 관심을 주지도 않았다. 21세기 부터 현 시대 까지, 뉴스 제목을 자극적이게 지어두며 뭐라도 뽑아보려고 하는 치들은 여전히 살아 남은 채로 혀를 이리저리 휘두르는 법이다. 티보는 그런 것들이 싫었다. 나도 이렇게나 어리고, 가끔은 선배님들도 어려 보일 때가 있는데. 그리고 세상에 완벽한 어른이란 것도 없는 법인데. 왜 이렇게 한 사람을 핀셋으로 콕 집어 글라스 팬으로 눌러대며 즙을 짜고 싶어하는 건지. 스트레스와 분노라는 잉크로 글자라도 적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건가? 타인의 욕을 해서 도파민이 나와 심상이 일시적으로 회복되는 것 처럼? 도저히 알 수 없는 법이다.
나서기 전 발꿈치를 들어 자신의 두 어머니와 강아지 포포에게 양 뺨과 다리에 입맞춤을 받은 후 톳, 톳. 통통 튀는 신발로 약간 허공에 부유했다가 착지하기를 반복하며 헌터 협회로 이동한다. 자. 테한 선배가 알려준 길에 의하면 이쪽 방향으로 향했을 시, 언론에 노출 되지 않을 수 있다고 했어! 총, 총, 통, 텅. 소리가 멀어진다.
그리고 아직 뉴스가 꺼지지 않은 집. 나오스 카도 루베오의 이름이 언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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