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내빛전A

아모리 비케

Amo'li Vike | 가내빛전 프로필

종족 : 미코테 (달의 수호자)

나이 : 25 (2.0) → 28 (6.5)

성별 : 남

키 : 남코테 최대키

헤어 : 용병머리 (채도 낮은 갈색)

눈색 : (본인기준) 올리브색/터키석색

피부색 : 가장 밝은 살구색

테마곡

잊혀지지 못할 언어 / 忘れじの言の葉

고향 : 그리다니아 인근

총사령부 / 계급 : 흑와단 / 대위

주직업 : 점성술사 → 현자

보유 소크 : 8개 (캐스터 직군 전부)

칭호 : 마법의 새 지평


외관 설명

짧은 갈색 머리에 녹색 계열 눈동자.

본인 기준 왼쪽은 올리브색, 오른쪽은 터키석색. 오른쪽 귀 아래쪽 머리카락을 아래로 땋았다(용병 머리).

전체적으로 적당히 근육이 잡힌 몸이지만, 근접 전투에는 적합하지 않은 편. 전투용이라기보다 생활 근육에 가깝다. 몸놀림이 가벼운데다 천부적인 전투 센스가 있는 덕에 어떤 무기를 들려주건 평타 이상은 치는 편이지만, 본인이 근접 전투에 흥미가 없어 마법 위주로만 파고 들었다.

항상 두꺼운 책을 들고 다니거나 자주 읽는 편이어서 손가락에 굳은 살이 많은 편. 펜을 쥐는 사람 특유의 마디가 툭 불거진 모양이다.

달의 수호자 일족 미코테.

태양의 추종자 특유의 길쭉한 모양 대신 동그랗고 큰 동공. 처진 눈매에 늘 미소 띤 얼굴이기에 부드러운 인상이다. 미인보다는 미남에 가까운 조형이어서 자주 잘생겼다는 평을 듣는 편.

대개 깔끔하게 입는 편이고, 제복류를 선호하나 가끔 사용하는 무기에 따라 활동성을 더 중요하게 보기도 한다. 얼굴을 가리는 가면이나 안대를 쓰는 일도 많은 편. 눈을 가려도 전투를 하거나 보는 일에는 크게 지장이 없다. 소위 ‘눈이 좋은' 타입.

성격

천성이 다정하여 사람을 곧잘 받아들인다. 그러나 옳고 그른 일에 있어서는 단호하게 결단하기 때문에, 한 번 어긋난 것을 다시 고치려 들지 않는다. 모험가로 활동한 초기에는 무르게 굴다 호되게 당한 적이 있어 사람의 목숨이 걸린 일에는 더욱 타협하지 않는다.

새벽의 혈맹이 이루고자 하는 숙원과 지키고자 하는 가치가 옳은 방향에 있고, 더 많은 사람을 이롭게 한다고 판단하였기에 그들의 행보에 동행하였다. 그러나 점점 커져가는 책임과 산적한 문제들, 미래를 맡긴 희생을 겪으며 점차 영웅이라 불리는 길을 걷게 되었다. 그것이 숙명이라고 생각하지만, 자신에게는 과분한 믿음이라 여긴다.

특히 미래를 잇기 위한 희생은 진절머리가 날 정도로 겪었기에, 타인의 희생을 달갑지 않게 여긴다. 차라리 자기 몸을 갈아서 나아가는 게 마음이 편하다보니 위험 속에서도 자신을 막 굴리는 경향이 생겼다.

자신만의 확고한 기준이 있다. 때로 이성적 계산보다 감정적 충동이 우선되어야 할 때가 있다고 믿는다.

갖은 일을 겪으며 상당히 마모되었다. 김리트전에 참여했을 무렵 스쳐간 병사들은 꽤 퍼석퍼석하고 무표정한 사람으로 기억할 정도였다. 심리적 압박에 잘 버텨내는 편이어서 그나마 상황이 나았다.

주목받는 걸 그다지 즐기지는 않지만, 필요하다면 기꺼이 떠맡는 편이다. 노르브란트에 도착하고 나서는 이전 성격이 불쑥불쑥 튀어나오곤 했다. 장난스럽고 무던하며 다정한 방식으로 타인을 대한다. 감출 수 없는 호기심은 그의 심지를 지탱하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원동력은 그를 둘러싼 이들이 보내는 신뢰와 애정. 그는 사랑으로 빚어졌기에 끊임없이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 (그의 이름은 Amor에서 기원한다.)

히스토리

그리다니아 인근, 검은장막 숲 출신. 어머니와 함께 일족과 살다가 5년 전, 카르테노 전투로 그리다니아에서 병사로 출전한 둘째 형을 잃었다. 재해 이후 살던 터전이 망가져 가족은 소식을 알 수 없게 뿔뿔이 흩어졌다. 정신을 차려보니 홀로 남았다. 어머니와 큰형, 어린 막내는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었고, 그나마 소식이라도 수소문하기 위해 아모는 그리다니아로 옮겨갔다.
기억이 흐릿한 시간을 되찾을 길은 없고, 아모는 모험가 일을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수시로 헤어진 가족들 소식을 찾았지만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재해 이후 흔적도 없이 사라진 사람은 많았고, 무엇보다 숲속에서 조용히 살아가던 일족을 기억하는 이조차 수가 적었다. 세상에 미코테가 얼마나 많은데, 그 가운데서 잃어버린 가족 찾기라니. 이따금 정보를 파는 상인도 포기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넌지시 운을 떼곤 했다.

삼림에 사는 미코테 부족 답게 활 솜씨가 준수하다. 그러나 어려서부터 줄곧 배우고 싶었던 마법을 배울 기회가 생기자 곧바로 활을 놓고 지팡이를 들었다. 숲속에 살던 작은 부락이었던지라 문맹에 가까웠으나, 모험가 의뢰를 받고 대신 글을 배우거나 책을 대가로 받아 틈틈히 공부했다. 그리다니아 구 시가지의 야미트라가 특히 좋은 스승이 되어주었다.

아무튼 아모리 비케의 어휘력은 다소 편향되어 있는 편이다. 쉬운 단어와 지나치게 전문적인 단어를 섞어 쓰는 등, 읽는 책이 마도서 아니면 학술 서적이었던 탓이다.

그리다니아에서 모험가로 지낼 때에도 늘 샬레이안에 가보고 싶어했으나 마땅한 기회가 없었다. 돈도 없고 연줄도 없는데다 추천 받아서 갈 만큼 업적을 쌓은 것도 아니어서, 항상 샬레이안 마법대학에 들어가고 싶다는 꿈만 꾸다가 새벽의 혈맹과 엮이며 지나치게 바빠져 완전히 기회를 놓쳤다.

이후 올드 샬레이안에 들어갔을 때에는 이미 학부를 들어갈 시기가 지났던지라, 오히려 초청 강사 제의를 받았다…. 교수라도 들어가는 거라면 들어가는 거긴 하다.

직업

주 직업은 점성술사.

그러나 적마법, 백마법, 흑마법, 군학마법과 소환마법, 현학, 심지어 청마법까지 가리지 않고 망라하여 배웠다.

마법의 한 갈래라면 닥치는 대로 전부 배웠기 때문에 환술, 비술, 주술에 전부 통달했으며, 백마법, 흑마법, 적마법, 점성술, 소환술, 현학, 군학마법, 심지어 청마법까지 닥치는 대로 습득했다. 때문에 사용하는 마법의 체계가 남들과 다소 다른 독자적 방식으로 운용되는 편. 환경 에테르와 체내의 에테르를 혼용하며 사용 전환이 굉장히 빠르다. 효월에 이르러서는 현존하는 가장 뛰어난 마도사의 반열에 이름이 오르내릴 정도.

마법을 사용할 때 계산과 암산도 빠르지만, 직감적인 판단이 신기에 가깝다. 암산으로 값을 도출하기도 전에 예측하여 때려맞힐 수 있다. 때문에 몇 가지 마법은 이론을 전부 이해하지 못 하고도 본능적인 감으로 사용하고 있다.

예외를 두자면 야슈톨라. 둘 중 누가 더 뛰어난지는 달리 비교해본 적이 없어 알지 못한다. 같은 시룬 티아의 제자인 알리제는 이길 수 있을지도? 하지만 아이는 항상 자라나는 중이니 뒤를 따라잡히지 않기 위해 갈고 닦아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다.

주 직업인 점성술 역시, 별을 읽고 점괘를 보는 시학적인 면은 위리앙제와 비교할 수 없다. 아모의 주력 분야는 전투와 치유이기 때문에 점술은 그저 가볍게 보는 정도. 카드가 상당히 손에 잘 붙어서 적중률은 좋다.

점성술 외에 가장 편한 건 현학. 우연히 라라 진잘과 만나 현학도구를 처음 접해봤는데, 생각보다 잘 맞는데다 재밌어서 계속 파고들게 됐다. 최근에는 천궁도 대신 현학도구를 더 자주 들고다니는 정도.

사용하는 마법에 따라 성격이 조금씩 변화하는 경향이 있다. 큰 차이는 아니나 적마도사의 레이피어를 들었을 땐 몸놀림이 가벼워진만큼 좀 더 장난스럽고, 흑마도사의 주술봉을 들면 이성의 끈이 얇아진다. 눈빛이 마치 광인의 것과 비슷하게 번들거린다는 평을 듣고 자제해보려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이런 특성이 그가 사용하는 모든 종류의 마법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타인에게 마법을 가르칠 때 다소 어려움이 있다. 그의 에테르 운용방식은 남이 쉬이 따라할 수 없는 기예에 가깝기 때문에. 같은 이유로 총사령부의 소대원을 육성할 때 조금 애를 먹었다.

마찬가지로 샬레이안 마법대학에서도 여러가지 의미로 악명이 자자하다. 과제를 받아들고는 “이 부분은 좀 더 보강하면 좋겠다”던가 “그럼 이제 이론대로 시행해보면 되겠다”같은 말을 쉽게 해서…. 교수님은 학부생의 마음을 모른다.

청마도사는… 흑와단 대위로서 림사 로민사의 치안을 지키는 일에 잠깐 손을 보태러 갔다가 만난 사람이 마틴이었다. 이 얼빠진 허당 관종남을 지켜보지 않으면 어디서 무슨 사고를 칠지 모르겠단 위기감에 몇 번 엮이다보니 2대 청가면이 되어 유명세를 타게 됐다. 청가면을 쓸 때 만큼은 없던 관종력도 생겨서 무대에서 날뛰는 편.

워낙 무엇이든 혼자 해결하는 상황에 이골이 났다. 치유와 공격을 동시에 하거나 순간적으로 전환하는 것도, 움직이면서 캐스팅을 끊지 않고 계산하는 것도 다 능숙하다. 죽을 고비를 수도 없이 넘기며 익힌 경험과 담력, 거기에 타고난 재능이 합쳐진 결과. 강적과 단신으로 대결하더라도 반드시 끝장을 내는 편. 끈기라기보다 집념에 가깝다.

이때의 아모는 다소…싸움에 미친 놈같다.

그 외 기타

새벽을 포함한 주변 동료들과 두루두루 친하게 잘 지내는 편. 대인관계도 원만하고 갈레말 제국 출신을 제외하면 특별히 원한을 살 정도로 척을 지는 일이 드물다. 오죽하면 아모에게 원한을 산 사람은 인생을 돌아보아야 하지 않겠느냔 평가를 받을 정도.

채집과 제작 직업도 가지고 있다. 장인인 동시에 채집가. 덕분에 늘 짐이 많다. 정리를 하지 않으면 미어터질 정도로 물건이 많아, 틈나는 대로 꼼꼼하게 처리하는 편. 그런데도 가끔 자기 짐에 무엇이 있는지 까먹을 때도 있다.

안갯빛 마을에 집이 있다. 가끔 들어가서 잠이나 자고, 물건을 정리하는 용도로 쓰고 있다. 크지 않은 공간이지만 대부분 바깥에서 머물기 때문에 불만은 없다.

어려서부터 샬레이안의 마법대학에 들어가고 싶다는 꿈이 있었는데, 결국 올드 샬레이안에 진짜 방문할 때까지 입학은 커녕 구경도 못 해봤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느라 바빴던 탓에 아쉬움은 남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었음을 이해한다. 언젠가 한 번쯤은 그곳에서 학위를 따겠다는 목표가 있었는데… 졸지에 교수로 들어가는 게 더 빠를 것 같아졌다.


그라하 티아 :

샬레이안의 발데시온 위원회 소속 현인. 모르도나에 나타난 크리스탈 타워를 조사하기 위해 노아 조사단을 결성하였다. 어려서부터 동경한 영웅담 같은 모험에 설렜지만, 수천 년을 넘어 도착한 먼 과거로부터의 사명을 깨닫고 타워와 함께 봉인되었다. 다시 먼 미래에 희망을 전하기 위해.

오랫동안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찾아 헤맸다. 다시 눈을 떴을 때엔 세상이 멸망하기 직전이었고, 수많은 사람들의 희망과 기대를 짊어지고 수백 년을 넘어 다시 빛의 전사와 조우하였다. 이번에는 이름 없는 수정공으로.

100년의 기다림은 사람을 마모시킨다. 무거운 책임감을 짊어지고 동경하는 영웅의 해피엔딩을 위해 세계를 구하기에 이르러, 이제 그는 사람들에게 영웅이라 불린다. 정작 자신은 영웅이 아니라며 부인하지만….

노르브란트로 아모를 불러들였을 때부터 자신을 좋아한다는 걸 알았다. 티가 나게 따라다니고 온 동네에 소문이 퍼졌으니 모르는 게 더 이상하다. 그러나 그가 한 번도 진심을 고백하지 않았고, 보이지 않는 선을 넘지 않았기에 애매한 상태로 그의 호감을 묵인해 주었다.

재해를 막고, 세계를 멸망에서 구해낸 다음. 원초세계로 돌아온 뒤로도 줄곧 아모와의 관계에는 진전이 없다. 그라하 티아는 그를 여전히 경애하지만, 그것이 연애감정인지는 알 수 없다. 자기 감정을 마주할 여유가 없었던 탓에 모호한 상태로 남아있다.


1.

모르도나에 불현듯 나타난 크리스탈 타워 조사 의뢰를 받은 아모리 비케가 성 코이냐크 조사단에 방문하며 인연이 시작되었다. 의뢰에 따라 에테르 모래를 구하기 위해 다니던 중 시합을 제의하던 쾌활한 목소리가 첫 만남이다. 유쾌한 사람이네. 첫 인상은 나쁘지 않았고, 그가 샬레이안에서 온 현인인 걸 알아보고 나서는 줄곧 서로가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모험을 동경하는 현인과 현인이 되고 싶었던 모험가의 만남이다.

크리스탈 타워 안에는 수천 년을 건너온 비밀이 잠들어 있었다. 고대 알라그의 비밀, 세계를 위협하는 보이드로부터의 침공, 그라하 티아에게 건네진 오랜 사명. 먼 미래의 세상에 희망을 전하기 위해 그라하 티아는 크리스탈 타워와 함께 잠들었다. 짧은 만남이었으나 아모리 비케는 그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자신이 가야할 곳을 알고 묵묵히 받아들이는 뒷모습을, 이후로도 몇 번이고 다시 보게 될 비슷한 등을.

2.

나나모 울 나모의 음독살인미수 사건에 휘말려 새벽을 잃은 채 뿔뿔이 흩어지고, 이슈가르드에서 가장 순수하게 저를 반겨주던 오르슈팡을 잃었을 때 슬픔보다 더 큰 무능감에 짓눌릴 지경이었다. 사건의 중심에 있던 그는 곁에 있는 이 하나 지키지 못한 치유사였다. 지독한 자기혐오와 자괴감은 ‘희망의 등불'이란 이름으로 책임감이 되었다.

3.

제법 많은 시간이 흘렀다. 아니면 잠깐이던가. 적어도 두 사람에게 시간이 평등하게 흐르진 않았다. 새벽의 영웅이 이슈가르드의 천년 전쟁을 종식하고, 기라바니아와 오사드를 갈레말로부터 해방시킨 직후 의문의 목소리가 들렸다. 고장난 수신기처럼 끊어지는 불안정한 목소리, 줄줄이 쓰러지는 새벽의 동료들. 그리고 소환.

난생 처음 보는 세계에 떨어진 아모는 그곳에서 마주친 수정공에게 큰 호감을 보였다. 목소리를 들었을 때부터 얼추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그가 그라하 티아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가 부정하기에 모르는 척 묵인하였을 뿐. 먼저 정신을 잃었던 새벽의 일행이 무사하다는 소식에 아모는 마음 놓고 수정공을 졸졸 따라다녔다. 다시 만난 그 순간부터 홀딱 빠져 그가 수정공을 좋아하더라는 소문은 크리스타리움에 파다하게 퍼졌다.

수정공이 원한다면 아모는 세계 한둘 쯤이야 얼마든지 구할 수 있었다. 몇 번 쯤 겪어야 했던 상실 중에 유일하게 돌아온 사람이다. 아모는 그만큼 그가 각별했고, 애정하였으므로 그의 숙원을 위해 몸과 영혼을 갈아넣었다.

그러나 아모는 단 한 번도 수정공에게 마음을 고백한 적이 없다. 사명에 짓눌린 어깨와 그의 육신을 볼 때마다 되새겼다. 그에게 저를 받아줄 이유도 여유도 없으리라고.

아니나 다를까, 수정공은 그를 희생시켜 세상과 영웅을 구하려는 계획을 실행하기에 이르렀다. 때 마침 아씨엔이 끼어들지 않았다면 그대로 영영 잃었을 것이다. 아모는 되돌아온 트라우마로 한동안 수정공을 피해다녔다.

4.

기껏 제1세계를 구하고 수정공의 영혼도 원초세계로 돌려놨더니, 오랫동안 가려져 있던 종말이 도래했다. 영웅은 흔들리면서도 나아간다. 그의 앞에 길을 놓기 위해 그라하가 제 영혼으로 수정길을 만들었을 때에도, 아모는 나아가야 했다. 차마 그를 붙잡지도 못 한 채—사실 붙들어도 붙잡혀 주지 않을 사람이란 걸 알았다—앞으로, 앞으로 나아가 기어이 그를 되찾았다.

사실, 반죽음 상태로 라그나로크에 도착했을 때, 아모는 조금 통쾌했다. 우는 얼굴을 보면서도 실실 웃음이 나와 기어이 얻어맞긴 했지만, 그가 살아있음에 안도하였다.

5.

살아만 있으면 되었다. 아모는 그라하에게 마음을 고백할 생각도 없이 애매한 관계를 유지했다. 동료로서의 선을 넘지 않되, 그에게 줄 수 있는 만큼의 애정을 표현하면서도 결코 입밖으로 내뱉지 않는다. 아모는 그라하에게 진심을 고해하는 순간 깨어지고 부서질 관계를 두려워한다. 영영 못 돌아올 사람은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유예를 받기 위해 줄곧 입을 다물고 있다.

2023.03.19

2024.09.1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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