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희진
※ 1차. ※ 허락 없는 발췌를 금합니다. 귀환 떠나는 일 1 까마귀가 돌아왔다. 어느 날의 일기에 ‘까마귀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문장을 적은 지 꼬박 닷새만의 일이었다. 힐마르는 그가 돌아오면 건넬 인삿말을 네 개쯤 생각해 둔 참이었는데, 그중 어떤 것도 꺼내들 수 없었다. 말하는 사람보다는 듣는 사람의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젊
※ 1차. ※ 허락 없는 발췌를 금합니다. 모래곶의 수기 나다. 너야 어디에 떨어지든 제 밥그릇 못 챙길 녀석은 아니니 큰 걱정 않고 있다마는 도통 주소를 알 수가 없으니 편지 부치기가 여간 곤란한 게 아니다. 이 편지를 받거든 요즘은 어느 강에서 뱃삯을 받고 있는지 알려주도록 해. 그쪽 볼일이 끝나면 어디로 움직일 생각인지도. 편지를
※ 1차. ※ 허락 없는 발췌를 금합니다. 외뿔 염소의 근사한 저녁 품 안에 무기 몇 개 정도 넣어서 다니는 편입니까? 글라디우스 빼고요. 나는 칼집에 하나, 등 뒤에 하나, 품 속에 하나면 충분하다고 보는 파인데, 대장도 그렇습니까? 별로 중요한 질문은 아닙니다. 바닥에 넘어뜨렸더니 글쎄 발목에 검을 숨겼다가 달려드는 놈이 있지 않겠습니
※ 1차. ※ 허락 없는 발췌를 금합니다. 이른 새벽과 멍청한 이야기 그는 뻔뻔스러운 레인저였다가 흔해빠진 각다귀였다가 그건 깊은 밤이라 불러야 좋을지 아니면 지나치게 이른 아침이라 불러야 좋을지 애매한 새벽때였고 힐마르 오스퇴가르드는 식은땀에 절어 잠에서 깨고 말았다 바깥은 검푸른 어둠, 구구대는 올빼미 소리가 들리는 듯하고 바람은 스
※ 1차. ※ 허락 없는 발췌를 금합니다. 영리한 밤까마귀에게 간만에 안부 전한다. 잘 살아있겠지. 남몰래 객사해서 선배 레인저들을 놀래키는 일은 없도록 해라. 또 지금처럼 부득불 감감무소식으로 살다가 선배 레인저가 기어코 먼저 편지 부치는 일을 만들지도 말고. 괘씸하기 이루 말할 데가 없군. 다시 만나는 날에는 쥐어박힐 줄 알아라. 여기
※ 1차. ※ 허락 없는 발췌를 금합니다. 없는 것이 이 편지의 제목이다 먼저 말해두겠는데, 난 부모님께 보내는 편지에도 이렇게 얌전한 인삿말은 안 써. 그런데 “어이, 잘 지내셨는가” 따위로 서두를 열면 당신이 아니꼬워할 게 뻔하니 구태여 고리타분한 인삿말을 넣은 거라고. 기특하게 여겨도 좋아. 지난번 편지에서 어디까지 얘기했더라? 해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