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희진
교단 관계자 한 무리가 숲을 빠져나가던 밤, 오쉰은 손에 견과 한 움큼을 쥐고 있었다. 연차로 따지자면 그의 까마득한 선임 되는 자가 여상한 인사와 함께 그를 지나치며 건네준 것이었다. 오쉰은 냉큼 받아먹기에도 단호한 칼날처럼 거절하기에도 애매한 그 호의를 어쩔 줄 몰라 가슴에 품은 채 잠을 청했다. 꿈 없는 밤이 지나고 아침이 밝았다. 그는 여전히 가
하……. 한숨인지 조소인지 분간이 안 될 만큼 미약한 음성이었다. 구멍 뚫린 거울을 가져다 놓고 그것이 얼마나 당신과 닮았는가를 열렬히 성토하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자니 정신이 그야말로 사나웠다. 당신은 한마디로 성가시다. 웅덩이에 비친 제 얼굴도 똑바로 들여다보지 않고 사는 사람에게 거울을 들이댄들 무슨 소용이겠는가. 그래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관심
부닌을 죽여. 목숨만 취하면 그 다음은 내키는 대로 해도 좋아. 의뢰를 수주받는 것은 행정을 처리하는 자들의 몫이다. 성가신 들짐승 잡는 일부터 장거리 호위, 지주 간의 분쟁, 사사로운 복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고용주들이 적법하고 적당한 계약의 절차에 따라 일을 맡기면 그때부터 오쉰, 그와 같은 칼잡이가 나서는 것이다. 묵묵하고 겁이 없는 칼잡이는 쉽게
오쉰은 눌어붙은 발자국을 따라 걸었다. 느리고 은밀하고 집요하게. 그는 벗길 가죽이 있고 돈이 될 만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뒤쫓는 재주를 가졌다. 많은 경우에 자신을 사냥꾼으로 소개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사냥꾼이라는 말은 겨우 반쪽짜리 진실이지만 적어도 진실인 절반이 그의 생애를 절반 정도는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러므로 그는 부닌의 상속인이기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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