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표고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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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유 샤스탱, 아니, 카미유 베르트랑은 아직 자신이 성을 갈았다는 말도 하지 않았음을 문득 깨달았다. 당신을 자신의 불행에 들이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그리하야 당신과 자신을 타인으로 두고 있다는 사실이, 지독하게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그러나 그럼에도 자신의 불행에 당신을 들여야 하는지 두 번 세 번, 아니 무수히 고뇌했다. 나는 네 가장 가는 친구…
- 왜 이름이 하필이면 ß 에스체트지? 이건 대문자로도 안쓰는 거 아닌가. 누가 이름에 ß 를 쓰나. 나는 이 이름을 어떻게 표기해야 할 지 모르겠네, 그라나흐 군. - 그 성은 버렸습니다. 그들이 지어준 이름도 버렸죠. 그리고 저는, 사라지는 쪽을 여전히 선호해서요. ß는 곧 사라질 문자 아닙니까. 제 존재도 열심히 일하다가 언젠가 흩어지기를 바랐거든요
너는 언제나 나를 꿰뚫는 것 같았다. 그 눈빛이 처음엔 수치스러웠다. 나는, 나에게 친구가 있을 리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모두가 나를 싫어하는 세상에서, 감히 누가 나를 애정한다고 생각할 수 있었겠는가? 그런 세상에 살아온 나의 장벽을 너는 하나씩 깨부수고… 애정이란 하릴없이 가볍고, 말이란 그것보다 더 깃털같아서 그 말과 행동을 하나하나 다 믿지는 못했다
같잖은 생각이 들었다. 너랑 나랑은 태생부터가 다르지. 그래, 그렇지 않나? 그러니 너는 빛나고 나는 빛나지 않는다, 하고 말하기엔 비약이고 억지이다. 너는 나에게 사랑을 주고 자라나게 했다. 태양이겠지, 이 못된 꼬질한 양파에게 자란 기회를 준 건… 그러니 이 이상으로 비뚤어진 것은 자기 자신의 음침하고 못된 심성 때문이다. *하! 언제까지 그렇게 굴거
내가 어디로 가야하는 지 알아? 라고 물으면 다들 각각 다른 대답을 내놓았지만, 영웅이 되어라 - 착하게 자라라 - 라는 말 투성이였다. 그는 몰래 피우던 담배 한 개비를 비벼 껐다. 아직 성인이 되려면 12월 31일이 와야 하지만 그런 것 따위 기다릴 생각은 없었다. 그는 반항아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모범생도 아니라고 스스로 생각하지만 남들이 보기엔 억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