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보라색깻잎조림
*대사가 적어요 왕궁을 장악한 후, 기사단은 본격적으로 이단을 색출해냈다. 신전 내부의 이단은 물론이고, 왕당파였던 귀족 가문들도 들쑤셔졌는데, 불행하게도 그중엔 메릭의 가문도 포함되어 있었다. 메릭의 가문은 교황파에서 왕당파로 돌아선 지 오래되지 않아서 의심은 강하지 않았고, 이단으로 추정할 증거도 나오지 않아서 금방 혐의를 벗었지만, 니스 백작은 이번
위대하신 분. 그렇게 불린 이는 천천히 걸어 나와 달빛을 온몸으로 받아냈다. 다만, 그 존재는 현실에 발을 디딘 이가 아니라서 달빛은 그의 몸을 통과해 다 무너진 동상의 잔해를 비춰주었다. “성녀라고 해도 인간 하나일 뿐이야. 내가 모든 인간의 생과 사를 결정하지 않지. 그 아이는 그저 거기까지였을 뿐이다.” 새하얀 옷차림과 가지런한 금색 머리카락이 흐린
“그만해.” 시도폰은 중얼거리며 바닥에서 일어섰다. 그를 감쌌던 검은 액체는 불꽃에 재가 되어 사라졌고, 악마는 그런 시도폰을 보며 어깨를 으쓱였다. 시도폰이 기절하기 전에 내리던 눈은 이미 그쳤고, 하늘도 눅눅한 구름 하나 없이 깨끗해져 있었다. 산 아래로 져가는 해는 모든 것을 태울 것처럼 강렬한 빛을 뿜어냈다. 그런 해를 등진 악마가, 눈을 가늘게 뜬
“메릭이… 죽었다니요. 그게 무슨.” 출정한 지 이틀 뒤, 메릭은 시신으로 돌아왔다. 카리타스는 보고를 받고 비틀거리며 영안실로 향했다. ‘말렸어야 했어. 그 사람이 뭐라고 하든 무시하고 성하께 빌어서라도 그 사람이 못 가게 해야 했는데.’ 시신의 부패를 막기 위해 커튼으로 창문을 가려둔 영안실엔 굳게 닫힌 관들이 누워있었다. 사제의 안내에 따라 어떤 관에
confido(외전, if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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