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빵꾸
(글리프 챌린지 참여를 겸해서) 아도스텔라를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미시적 삶을 마음대로 상상하며 쓰고 있는 초단편 시리즈
37세 택시기사 R씨가 오늘 오전 자선가 보요르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피해자인 51세 피핀 보요르는 지난 9일 네레바란에 방문하러 지구로 내려갔다가 쥐스티나 극장 후문에서 둔기에 맞아 두개골이 파열된 채 발견되었다. 그후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2시간만에 사망하고 말았다. 보요르는 24세에 성공한 사업가인 그의 부모로부터 막대한 재산을 물려받았으나
연휴를 하루 앞에 두고 숙소로 돌아가는 퇴근시간, 동료가 작업복을 단체세탁을 위한 바구니에 던져넣으며 말을 걸었다. “윌메르, 너는 이번에도 지구는 안 갈 생각이야?” “응. 특별히 돌아갈 집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 고향 정도는 있을 거 아니야. 아님 여기로 일하러 오기 전에 알던 사람들을 만나러 갈 수도 있고. 아무튼, 귀한 연휴에까지 직장에
“에이씨, 공연은 물 건너갔네….” “공연을 걱정할 때냐? 살아서 나갈 수 있는지나 걱정해야지.” “누가 예상이나 했겠냐, 쪼들리는 형편에 공연비 좀 챙겨준단 말 듣고 부랴부랴 달려왔더니 오자마자 거기가 분쟁지대로 지정될 줄은.” “여기로 투어 오자던 거 누구 아이디어였냐?” “너요, 너.” 옆에서 궁시렁거리는 소리에 귀를 닫고 싶었지만, 애석하게도 양손
내가 아주 어릴 적에는 무지개가 하늘의 끝으로, 그러니까 우주로 이어져 있는 줄 알았다. 무지개가 시작되는 자리에 가면 그곳에서 무지개를 타고 저 우주에 올라가 황금이 쌓여있고, 먹을게 넘치고, 그곳에 사는 모두가 풍요롭고 행복한 궁전에 닿을 수 있다고 믿었다. 비가 올 때마다 천장에서 새는 물이 이가 나간 도기그릇에 톡톡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저 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