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patient Killer Charged for Murder of Charitable Millionaire
아도스텔라 배경의 어느 날 아침의 뉴스기사
37세 택시기사 R씨가 오늘 오전 자선가 보요르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피해자인 51세 피핀 보요르는 지난 9일 네레바란에 방문하러 지구로 내려갔다가 쥐스티나 극장 후문에서 둔기에 맞아 두개골이 파열된 채 발견되었다. 그후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2시간만에 사망하고 말았다.
보요르는 24세에 성공한 사업가인 그의 부모로부터 막대한 재산을 물려받았으나 모두 사회에 환원할 것을 선언했다. 당시 지구에서도 특히나 오랜 기근과 기아로 고통받던 네레바란에 집중해서 적극적인 자선 활동을 펼치며 지역주민들로부터 많은 존경을 받아왔고, 바로 전날도 1만여명의 지역주민들 앞에서 연단에 서서 그가 죽고 나면 그의 전재산을 네레바란 복지재단에 기부할 것을 약속하는 연설을 한 참이었다. 그가 이런 그의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는 지역에서 살해된 사건은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보요르의 어시언에 대한 우호적인 행보를 못마땅하게 여긴 일부 스페시언의 사주였다는 추측과 바로 그것을 노리고 갈등을 조장하려는 어시언 과격분자의 소행이라는 추측이 동시에 나온 가운데, 체포된 R씨는 이러한 추측을 전부 부정했다.
그는 “분란을 일으키려는 의도는 물론, 그에게 원한조차 없었습니다. 단지 그가 기부하기로 약속한 돈이 조금 더 빨리 필요했을 뿐입니다.”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사주 가능성이나 공범의 존재를 염두에 두고 조사에 착수했으나 관련 증거는 발견하지 못한 한편 R씨가 연초에 고객의 요청으로 폐수처리장을 방문했다가 차체 위로 다량의 누출액이 쏟아지는 사고를 겪었음이 밝혀졌다. 당시 차 안에 탑승해있던 본인은 피부와 시력, 호흡기 등에 일상 생활에는 지장이 없을 정도의 경미한 손상에 그쳤지만 그가 몰던 법인택시는 차체 대부분이 부식되어 폐기 절차를 밟았다. 그 비용과 새로운 차량 지급에 대한 보험 처리가 거부된 탓에 R씨는 몇달째 지원금으로 겨우 연명할 수 있는 정도의 생활고를 겪고 있었다.
한편 R씨가 보요르가 사망할 시 그의 전재산이 기부되기로 한 네레바란 복지재단의 수급자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Slayer Rule에 따라 재단으로부터 보요르의 유산을 수령할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마사는 갑작스러운 진동알람에 퍼뜩 정신을 차렸다. 그는 단말기를 내려놓고는 잔에 남은 우유를 들이키고 일어났다. 초만에 짐을 챙기고 종종걸음으로 집을 나서자 간신히 늦지 않게 만원버스에 몸을 낑길 수 있었다.
그가 서있는 앞에 앉은 두 사람은 일행인지 조곤조곤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엿들을 생각은 없었지만, 언뜻 들리는 몇마디 단어들로 추정컨데 보요르의 죽음과 그 살인자에 대한 이야기인 듯했다.
‘참 쓸데없는 곳에 관심을 갖네.’
마사는 심드렁하게 들뜬 머리를 넘겼다. 그는 늘 돈에 쪼들리고 있었지만 재단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는 수급자는 아니었다. 이 버스 노선도 보요르가 내준 돈으로 신설되었지만, 그에겐 지나치게 듬성듬성한 배차간격으로 언제나 이쑤시개통처럼 들어차있어야 하는 지옥같은 공간 중 하나였다. 보요르의 막대한 유산이 재단으로 넘어온다 한들 이러한 마사의 불편은 우선순위가 까마득한 뒤쪽이란 걸 그도 잘 알고 있었다.
말하자면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인 것이었다.
‘뭔가 엄청 중요한 걸 잊고있는 기분인데…….’
“아아, 젠장!”
대화를 나누던 두 사람이 놀라 말을 멈출 정도로 큰 소리로 비명을 질렀다.
“커튼 치는거, 잊고 나왔네….”
며칠 내로 집주인이 또 여자 혼자 사는 집이 음침하기 짝이 없다느니, 어떻느니 무어라 할 것이 틀림없다. 그런 걸 구태여 들여다보는 것이 훨씬 음침한 줄도 모르고 말이다.
마사는 피곤한 눈가를 다소 힘주어 눌러 자신의 칠칠맞음을 질책했다. 하루빨리 돈을 모아 보다 높은 층의 집으로 이사가리란 다짐을 새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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