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창작 챌린지(6월)

KKZK3

글리프 주간창작 챌린지 6월 4주차-잊혀진 ■■■

닥자 by 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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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소재(공식에서 카키자키는 92세까지 살다 간다는 발언이 있었지만… 일단 죽여봤습니다 그것이 2차창작)

*CP발언 비슷하게 막판에 나옵니다(아라시야마 준 X 카키자키 쿠니하루. 아라시카키)

…시민을 구하다 죽었다고 한다. 모두가 그 말에 조용히 수긍했다. 카키자키라면 분명 ‘내가 그럴 수 있을 리가 없지’라고 항변하면서 그럼에도 누군가를 위해 목숨을 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모두가 인정했다. 장례식은 생각보다 크게 진행되었다. 향년 십구 세. 대학에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보더 대원 한 명은 그렇게 목숨을 달리했다.

일 년이 지나고, 오 년이 지났다. 그리고 십 년, 어쩌면 이십 년이 지났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가 보더가 네이버와의 긴 전투에서 맞이한 첫 번째 희생자임은 기억하지만,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는 기억하지 못한다. 의미로써 남은 그는 사람으로 남지는 못했다. 이십 년의 세월이나 지나니 보더에서 새 사람과 새로운 부대, 새로운 시스템이 정착되었다. 소문에 둔한 이들은 카키자키가 보더에 존재했던 사람인 줄도 모른다. 그게 아직까지 보더에서 활동하는 카키자키와 동년배였던 이들에게는 가장 큰 슬픔이었다. 사람은 모두 죽으면 잊혀진다. 잊지 않은 이들도 점차 목소리를 잊어가고, 생김새를 잊어간다. 결국 카키자키라는 사람이 존재했었다는 것만 남겠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평범한 일이고, 특별할 수 없었던 카키자키는 그 길을 똑같이 걷는 것 뿐이다.

죽은 카키자키에게 어떠냐고 묻는다면 별 얘기 하지 않을 것이리라, 아라시야마는 그렇게 생각했다. 누구나 죽은 사람을 잊는다고 말하면서 멋쩍게 웃어보일 것이다. 그럼에도 뜸을 들이다가 잊혀지는 건 조금 무서울 것이라고도 대답할 것이다. 아라시야마는 카키자키가 자신이 평범한 사람임을 알고 있어도 특별하고 싶지는 않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안다. 그래서 아라시야마는 자신이 기억하기로 했다. 끝까지, 어디까지라도. 카키자키의 그 평범함을 사랑했던 자신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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