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창작 챌린지(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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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리프 주간창작 챌리지 6월 3주차-가지 않은 길

닥자 by 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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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않은 길

카키자키는 누군가를 이끈 적이 한 번도 없었다. 학교에서도 반장이나 부반장의 후보에 오르곤 했지만 항상 다른 클래스메이트가 그 일을 맡게 되었다. 보더에서도, 카키자키는 처음으로 아라시야마를 비롯한 다른 대원들과 부대를 꾸릴 때 당연하게 그에게 부대장을 하라며 등을 떠밀었다. 수줍어하면서도 그를 받아들이는 것에 카키자키는 뿌듯한 듯 미소지었을 뿐이었다. 그래서 자신의 이름 뒤에 대장이 붙는 것은 상상도 해 본 적 없는 일이었다. 가본 적 없는 길이었고, 앞으로도 가지 않을 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문득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오퍼레이터 우이를 시작으로 모여 든 대원들에게서 카키자키 대장, 그렇게 불리고 있었다.

도통 익숙해지지 않는 표현에 대장 말고 그냥 이름만 불러달라고 사정사정 한 날이 있었다. 은근히 고집이 있는 것은 왜인지 자신을 닮아 절대 그럴 수 없다며 단호하게 대답하는 세 사람과 그 날 따라 대장으로서의 카키자키가 아주, 아주 많이 불리는 바람에 결국 K.O.하고 말았지만 말이다.

2년 전에는 절대 익숙해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B급 대장 회의에서 출석을 위해 이름을 불린 카키자키가 그에 대답하고 잠깐 동안 그렇게 생각했다. 대장으로서의 아라시야마 준의 부대원으로서 2년, 한 대장으로서의 2년. 몇 달 뒤에는 아라시야마의 부대원으로 지냈던 날 보다 대장으로 지냈던 날이 더 길어지는 순간이 온다. 자신의 몰개성한 재능과 안전만을 중요시하는 성격에 부대원들이 질려 금방 제 부대에서 나가지 않을까 걱정했던 날은 이미 한참을 지나가고도 남았다.

가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길도 지나쳐왔다. 그럼에도 아직 가지 않은 길도 많으니, 카키자키는 스스로 자신이 얼마나 더 갈 수 있을지 궁금할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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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창작
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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