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창작 챌린지(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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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리프 주간창작 챌린지 6월 2주차-밴드

닥자 by 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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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라더 경장은 자기만의 밴드를 꾸리는 것을 나름의 버킷리스트로 정했었다. 취미로 쳤던 기타. 경찰이 되어 바쁜 하루를 보내느라 더 이상 칠 수 없게 된 기타를 방 한 구석에 잘 진열해 놓고 청소할때마다 먼지 한올한올 털어내는 것이 이 버킷리스트가 여전하다는 것을 알리는 증거였다.

언제부터였나, 그걸 곰곰히 생각해 보면 중학생 시절 학교 축제에서 밴드 동아리가 연주를 선보였을 때다. 화려한 기타 소리와 가슴을 두드리는 드럼의 박자감, 음을 아우르는 피아노 선율.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고작 중학생들이 얼마나 연주를 잘했겠거니 싶지지만 그 시절의 라더는 그들의 연주에 푹 빠졌음은 확실하다. 밴드 동아리에 들어가지도 않을 거면서 괜히 밴드 동아리원들을 쫓아다니며 부모님께 약간의 응석을 부려 처음으로 산 기타를 가르쳐달라고 하기도 하고, 혼자 동네 서점에 들려 초보자용 기타 교습서를 용돈 모아 구매해 읽어보기도 했다. 즐거운 하루하루였다.

잠뜰 경위, 잠뜰 누나와 함께 그런 사건을 겪지 않았으면 아마 유유자적 기타 연주나 하며 살아갔을지도 모르지. 그런 생각이 들다가도 어쨌든 저쨌든간에 자신은 오기로라도 경찰이 되었을 것이라 라더 경장은 생각했다. 그래도 여전히 밴드를 꾸리는 작은 꿈은 접지 않으면서, 언젠가는 이 수사반의 멤버들과 함께 기타 피크 한 번 정도 잡을 수는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물론 그런 꿈은 꿈만으로 간직하게 되었지만 말이다. 라더 경장은 무심할 정도로 깨끗하게 청소된 수사반 사무실을 바라보면서, 조금은 욕심이 섞인 생각이었음을 받아들인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악기점에 들려 새 피크를 샀다. 새로운 부서로 발령나기 전까지는 다시 기타를 잡고 싶은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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