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6월 챌린지 3주차 주제 - 가지 않은 길

잡다 by 머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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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미지를 두려워 한다. 모르는 길, 모르는 사람들, 모르는 문화, 모르는 습성. 어떤 것이 어떻게 해가 될지 모르니 전부 뭉뚱그려 ‘무서운 것’으로 만드는 거다.

하지만 두려움을 이겨내고 편견과 색안경을 벗으면 지금까지 봐온 것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보인다. 그것은 한번 겪으면 도무지 잊을 수 없는 경험이 되어 중독된 것 마냥 계속해서 새로움을 찾게 된다.

그렇기에 모험가는 계속해서 미지에, 두려움에 도전하는 것이다.


“이곳 저곳으로 모험을 다니면 무섭지 않으세요?”

물에 빠진 돌고래 주점의 구석진 테이블에 마주 앉아있던 주간 레이븐의 기자가 물었다.

별 생각 없이 인터뷰를 승낙했다가 뻔한 질문과 가만히 몇시간이나 앉아있느라 지루함을 이기지 못하고 눈을 껌뻑거리며 멍때리던 에일라가 모험 얘기가 나오자 조금 생기 도는 얼굴이 되었다.

“전혀요. 물론 모험 초반엔 무서웠죠. 모두가 나를 배척하는 기분이고, 실제로 문제 일으키지 말라는 경고만 몇번을 받았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전혀 아니에요. 자신의 상식과 낯선 것에 대한 거북함을 내려놓으면 모험만큼 즐거운 것이 없는걸요!”

그동안의 모험을 떠올리며 지은 에일라의 미소는 무척이나 맑았다. 마치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숲 속의 공간을 보고 비밀기지라며 좋아하는 어린아이 같은 천진한 웃음이었다.

“역시 세상을 구한 영웅은 대단하시네요. 그럼 앞으로의 모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음, 그러게요. 아무도 가본 적 없는 새로운 곳을 가보고 싶기도 하고, 지난 모험 중 가지 않았던 곳을 가도 괜찮을 것 같네요. 아무리 저여도 모든 곳을 돌아보는 건 무리였으니까요. 어느 쪽도 즐거울 것 같아서 고민이에요.”

목소리는 기대를 담아 높아졌고 모험 생각에 몸이 근질거리는지 가만 있지 못하고 몸을 들썩이며 눈은 기자가 아닌 저 멀리, 아직 미지로 가득한 바다 너머의 어딘가를 보고 있었다.

“하하, 이거 오래 잡아두면 뛰쳐나가시겠는걸요. 그럼 마지막으로 앞으로 모험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해준다면 어떤 걸 말해주고 싶은가요? 모험의 마음가짐이라거나, 요령이라거나, 뭐든 좋아요.”

“해주고 싶은 말은 많지만……. 그렇네요. 가장 중요한 것은, 미지를 두려워 하지 말라는 거겠죠. 무모하거나 방자하란 뜻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겁내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새로운 적, 새로운 길을 접했을 때 무조건 무섭다며 도망치지 말고 잘 관찰하면 자신이 아는 것과 유사한 점이 보이기도 하고, 어떻게 다른지 알 수 있어요. 닮은 부분과 다른 부분을 안다면 대처도 유연해 질 거고요.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가는 것. 저는 이게 모험가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군요. 영웅님의 의견 잘 들었습니다. 인터뷰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기사가 완성되면 연락 드릴게요. 몇시간이나 질문 받아주시느라 수고하셨어요!”

“네, 수고하셨습니다. 멋진 기사 기대하고 있을게요!”

이때만을 기다렸다는 듯 인사를 마치자마자 의자 밑에 놔둔 커다란 배낭을 매곤 누가 붙잡을새라 주점을 빠져나갔다.

주점 밖에서 에일라의 인터뷰가 끝나길 기다리고 있던 동료들은 뛰쳐나가는 에일라를 뒤늦게 발견하곤 부랴부랴 따라 뛰며 물었다.

“잠깐, 어디 가는 거야?!”

“어디든, 아무도 모르는 새로운 곳으로!”

그렇게 답하며 에일라가 즐거움과 기대감을 담아 크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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