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테리아이

by 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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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실리드는 한적한 시간에 요리하는 것을 즐거워했다. 비록 낚시는 운이 따라주지 않았지만, 손에서 나오는 것들은 운이 좋았다. 그녀가 맛있게 먹어줬으면 하는 마음과 실력과 운이 뒷받침한 결과는 한 상 차림이었다. 뿌듯한 얼굴로 본인이 차린 것을 보던 그가 매고 있던 앞치마를 단정하게 매무새를 고치고 오두막 문을 열었다. 평소와 같은 얼굴로 ‘다녀왔어, 테리!’ 외치는 그녀가 당황한 시선으로 그를 바라봤다.

 

“어? 테리. 왠 앞치마야? 저 요리는 뭐고…설마. 나를 위해 준비했어?”

“응. 오늘은 정무만 보는 날이었잖아? 고생하고 오는 부인을 위해서 힘 좀 써봤어. 마음에 들어?”

“당연히! 네가 해주는 것들이 기쁘지 않을 수가 있을까. 얼른 먹어볼까?”

 

그녀가 당황한 기색을 숨기고 기쁘다는 기색을 보인다. 테실리드는 의자를 꺼내 앉을 수 있도록 권했다. 아일렛이 자리에 앉자 옆의자에 앉아서 레몬 닦다리 구이를 뼈를 제하고 살만 발라서 그녀의 앞접시에 놔줬다. 그 외 여러 음식을 바르고 덜고 반복하던 그가 앞접시에 음식이 산처럼 놓이자 그만뒀다.

 

아일렛은 앞접시에 산처럼 쌓이는 음식들이 황당했지만, 고생하고 온 본인을 위해서 음식도 덜어준다는 그의 의지가 보여서 포크로 쿡 집어서 입에 넣었다. 입안을 부드럽게 감싸오는 음식의 향과 맛이 아일렛의 미각을 자극했다. 맛있는 음식들을 해치우는 속도와 음식을 덜어주는 속도가 합이 맞으니 그녀는 배부르게 식사를 마쳤다.

냅킨으로 입가를 두드리며 마무리하던 그녀가 좋은 생각이 났는지 음흉하게 웃으며 음식과 같이 마셨던 와인이 남은 잔에 잔을 다시 가득 채운다. 곧 와인을 입에 머금고 그의 입술을 삼켰다. 꿀꺽, 꿀꺽. 테실리드의 목젖이 크게 울린다. 윗입술을 이로 잘근 씹던 그녀가 입술을 떼자 미처 삼키지 못한 와인 한 방울이 입술에서 떨어졌다.

 

“……아이.”

“하아. 이건, 맛있는 음식에 대한 보답.”

“더, 받고 싶은데. 아일렛, 허락해 줘.”

“기꺼이. 우리, 좀 더 마실까?”

 

잔에 반쯤 남아있던 와인을 머금고 젖은 그의 입술을 다시 삼킨다. 이미 액체를 마셨는데도, 혀가 서로 얽히고, 숨을 뺏으며 어지러운 키스를 나눈다. 숨이 달았다. 부족한 숨을 채우고 다시 입술을 맞부딪히며 격정적인 키스를 이어나갔다. 둘은 숨이 부족해지자 겨우 떨어졌다. 젖은 입술이 번들거린다. 아일렛은 흥분한 머리를 두고 이성적으로 행동했다. 그의 흐트러진 앞치마를 정리했다. 식사는 끝이 났으니 자리에서 일어난 그녀가 계단으로 향한다. 뒤를 휙 돌던 그녀가 매혹적으로 웃으며 그에게 말했다.

 

“테리. 씻고 올 테니까, 얌전히 침대에서 기다릴래? 보상은 더 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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