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下天夜債錄

第 一章 : 雾里没有影子

شهرزاد by 삼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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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션카드는 지인분께서 연성 교환으로 주셨습니다.

월하천야채록

제 1장 : 안개에는 그림자가 없다.

“저는 당신이란 존재가 도리 없이 기껍습니다. 이것만은 거짓 섞이지 않은 채 변함 없을 진실이지요.”

장백 산맥의 위쪽, 무림에는 그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북방의 조그만 마을 요하현. 모용가의 전서구에 따르면 몇 달 전 그 마을에 낀 스산한 안개가 도무지 사라지지 않는다 합니다. 이대로 안개를 가만히 두게 된다면 양민들이 한 해의 농사를 망치게 될 것은 당연지사. 물론 모용가에서는 그것보다도 이 사특한 안개가 ‘마교’의 협잡은 아닌지를 걱정했습니다. 근 10년간 산발적으로 날뛰던 일월명교가 요근래 기이하게 조용했으니까요. 그러던 때, 설상가상으로 모용가의 연락마저 끊깁니다. 그리하여 동태를 살피기 위해 보낸 정찰마저 전부 생사가 불투명해지자, 무림맹 내에서는 불길한 소문이 돌기 시작합니다. 마교가 드디어 제대로 활동을 시작했다는.

당신은 이 무림맹의 맹주입니다. 동시에 이 무림의 지존이기도 합니다. 이 시대의 무림맹은 그런 면에선 축복 받았습니다. 그들의 지존은 많은 천재들과 비슷하게 별난 구석이 있으나, 동시에 그 천재들과 달리 어떠한 상실을 겪지 않고도 사람에 대한 측은지심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사파는 씨가 마른지 오래였으며, 멋모르고 날뛰는 마교 역시도 결국 강남 근처로는 얼씬도 하지 못했습니다. 이번 일이 커질 기미가 보이자, 당신은 빠르게 판단을 내립니다. 이 이상 다른 이를 부리는 것은 쓸모 없는 소모에 가깝겠지요. 당신의 경지로는 그리 오래 걸릴 길도 아닙니다. 그렇게 당신은 가벼운 행낭 하나와, 애병만을 지닌 채로 길을 나서게 됩니다.


이 시나리오의 장르는 ‘무협’ 입니다. 무협 용어들을 별도의 설명 없이 사용합니다.

일월명교는 동방불패의 일월신교나 의천도룡기의 명교와는 다른 오리지널 마교이며, 광명좌사와 광명우사, 오산인 등의 계급 호칭과 ‘양정천’은 김용 월드에서 모티브를 딴 것이 맞습니다. 일월명교는 명교와 달리 교주와 광명우/좌사 사이에 부교주라는 계급이 따로 하나 더 있습니다.

기존 무협의 여러 특징을 잘 알고 계실수록 플레이가 수월해지며 트리거 짐작이 쉽습니다.

무협의 특성과 마교의 특징상 15금 이상의 폭력적인 묘사가 전반적으로 깔려 있습니다.

이 시나리오는 빈센트 베이커의 Apocalypse World 엔진을 차용한 독자적 룰을 사용합니다.

아포칼립스 엔진의 기본 룰은 간단합니다. 2d6을 굴려 10+가 나온 경우 완전 성공. 7~9가 나온 경우 부분 성공. 6-이 나온 경우 실패합니다.

다만 시나리오에서 PC는 무림맹주로 직업이 고정되기에 PC는 따로 언질되지 않는 모든 상황에서 보정치 +6을 받습니다.

이 보정치는 무기의 유무, 중독의 유무 등 시나리오 내에서의 여러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개변, 룰 이식 전부 적법의 선에서 자유롭습니다. 자작 발언과 재배포 등 저작권에 위반되는 행위만 금지되어 있습니다.


PC 기본 설정

구대문파와 오대세가 중 한 곳의 장문/가주 입니다. 강남에 위치한, 오래된 강자들 사이에서 태어난 강자로 기득권자의 자리를 벗어나 본 적은 딱히 없습니다. 다만 젊을 적 양민들과 어울리는 것을 즐겼던 괴짜로, 본인은 배에 기름이 낀 이들을 극도로 혐오하는 편입니다. 즉 빈곤층을 아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삶을 뼛속 깊이 이해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인물입니다. 디앤디의 분류로 빗대자면 질서선 분파에 속하는 캐릭터가 잘 어울립니다. 동시에 PC는 대적할 자가 없는, 명실공히한 이 무림의 지존입니다. 날 적부터 그리 되도록 재능을 갖고 태어났다에 가깝습니다. 그를 쫓아올 수 있는 자는 적어도 정파 안에서는 그 누구도 없습니다. 환골탈태를 한 지 오래 되었으며, 이제 와서 그를 실력으로 넘어서기에는 어떠한 ‘인간’이라도 무리가 따를 것입니다. 네, 상대가 ‘인간’ 이라면. (이 시나리오에서 MPC는 인간입니다.)

그렇기에 PC는 인간에 한해서는 한없이 느긋한 태도를 보입니다. 조금 실수하더라도 그것을 만회할 실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즉, MPC가 아무리 수상해 보여도 잠자코 그가 하는 양을 보고 있을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확실해지고 난 뒤에 그를 죽여버려도 PC에게는 딱히 늦은 선택이 아닐테니까요. 기본적으로 사람이 여유롭고 배포가 커 어떤 개수작을 부려도 일단은 지켜 봐주는 캐릭터가 이 시나리오에 알맞습니다. 물론 ‘질서선’ 성향이기 때문에, 그의 이런 성향은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아래로는 곧바로 MPC의 설정과 시나리오의 진상이 나옵니다. 이 탁의 마스터만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MPC 기본 설정

이 시리즈의 MPC는 한 명이며 ‘일월명교의 부주교’로 고정됩니다. 이 캐릭터의 최종 목표는 ‘일월명교, 즉, 마교의 마신을 집어삼키고 이 무림을 멸망시키는 것.’ 입니다. 이유는 딱히 중요치 않기에 어떤 설정을 덧붙여 주셔도 괜찮습니다. 다만, 그에게는 ‘죄악감’ 같은 감정은 없습니다. 자신이 저지른 모든 일들에 결코 괴로워 하지 않을 캐릭터로 설정하셔야 합니다. 시나리오가 진행됨에 따라 MPC는 자신을 거둔 일월명교의 주교를 죽이고 본인이 주교가 됩니다. 기본적으로 자기 자신을 포함한 무엇도 믿지 않는 냉소적인 캐릭터로 서술되며 세상의 선의를 끊임 없이 비웃습니다. 다만, 그렇기에 ‘질서선의 절대자’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PC에게는 기묘한 애증을 갖고 있습니다. PC가 그를 모를 때에도 그는 PC를 알고 있었으며, 기본적으로 그에게 집착합니다. 틈만 나면 여러 개수작을 부리는 편입니다. 시나리오 진행 동안 내내 PC에게 온갖 잡스런 질문을 하고 호감을 표하고 도움을 주세요. MPC는 마신 역시 그저 필멸을 뛰어넘을 정도로 높은 경지를 쌓은 인간이겠지 라고 생각하는 불신자이기 때문에 제 1장에서 PC가 MPC를 의심한다면 주저 없이 마신을 모독해도 좋겠습니다. 동시에 여태껏 PC가 만난 모든 마교 신자들은 감히 마신을 입에 올리지조차 못하며, 맹목적으로 그를 믿고 따르는 이들이었다는 정보를 흘려주세요.


시나리오의 진상

요하현에서 일어난 일.

무림맹의 이들이 염려하고, 또 예상했듯 안개는 마교가 벌인 일이 맞습니다. 다만 마교 역시 이리 거창하게 일을 벌이고 싶어서 한 짓은 아닙니다. 현재 그들의 목표는 마신을 다시 이 땅에 소생 시키는 것으로, 정파가 그들의 계획을 알아 좋을 것은 없기 때문입니다. 이 목표가 세워진 시기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10년 전 마교가 날뛰었던 것은 그들의 지도자 자리가 공석이었기 때문입니다. 한차례 피바람이 몰아치고 난 후 올라선 현 마교의 교주와 부교주는 일월명교 안에서도 극진히 마신을 받드는, 혹은- 받든다고 여겨지고 있는 이들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을 벌였나?

지금은 잊혀져버린 마을 요하현은 아주 오래 전 마교의 본거지 중 하나였던 곳으로, 마신을 다시 깨우는 데 필요한 신물 중 하나가 숨겨져 있는 땅입니다. 다만 옛 정마 전쟁 때 마교가 패하며 갓난쟁이들을 제외한 모든 이들이 죽임을 당해 지금은 버려진 터에 마교와는 관련이 없는 떠돌이 양민들이 터를 잡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일월명교는 아주 오랫동안 신물을 찾아 헤맸고, 드디어 그들의 신물 중 하나가 요하현에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요하현은 아주 작은 현. 마교도들은 당연히 신물을 찾는 것도 빠르게 끝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과거의 일월명교는 지금의 일월명교보다 더 강대했다는 사실을 간과한 셈이지요. 마을을 이 잡듯 뒤져보아도 신물은 보이지 않습니다. 아무리 작은 마을이라고 해도 마을을 통째로 없애면 근처에 위치한 모용세가가 모를 수가 없기 때문에 더더욱 운신에 제약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거기에 마교 특유의 내력에 신물이 반응하였는지 마을에는 요사스런 안개가 끼기 시작합니다. 설상가상으로 이 안개는 피아를 가리지 않고 내공이 약한 이들을 홀려 이지를 어지럽혔습니다. 지금 요하현에 있는 인간 중 제정신인 자는 일월명교의 오산인 중 하나인 양정천과 부교주인 MPC 밖에 없습니다. 나머지는 천천히 신물에게 생기를 빨아들여지고 있는 채로, 숨은 붙어있으나 강시와도 같은 상태입니다.

MPC 역시 신물을 찾기 위해 요하현으로 왔으나, 그의 목적은 그것 하나만은 아닙니다. 지금 무림맹으로부터 모용세가를 고립시킨 것은 MPC입니다. 모용세가는 현재 MPC의 술수로 인해 발목이 잡힌 상태입니다. 그들이 연나라의 재건을 원하고 있다는 혈서가 황제의 앞에 날아들었기 때문이지요. 관무불가침이라 하지만 그것은 한쪽이 다른 쪽을 침범하지 않을 때의 이야기. 갑작스런 황실의 압박에 모용세가는 무림맹의 동태를 살필 여력이 없었고, 그 틈을 타 MPC는 모용가로 흘러드는 정보를 모조리 차단했습니다. 그 상태에서 요하현을 살피기 위해 찾아온 무림맹의 정찰들을 전부 죽인 것도 그가 독단으로 저지른 일입니다. MPC는 아주 오랜 시간 동안 PC를 관찰해 왔기에, 일이 이렇게 흘러간다면 PC가 혼자서 요하현으로 찾아올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MPC의 목적은 세 가지 입니다.

오래간 염원이었던 PC와의 만남. 신물을 자신이 가지는 것. 양정천을 PC의 손을 빌려 죽이는 것.

NPC :: 양정천

평소 MPC를 고깝게 여겼던 마교의 인물입니다. 굉장히 예민하고 조심스러운 인물로, 마교 내에서 부교주를 고깝게 보는 유일한 사람입니다. 사실 마교의 윗사람들은 전부 부교주가 그리 신실하지 않음을 알고 있습니다. 다만, 부교주의 암투와 모략에 넘어갔거나 그의 매혹에 빠져들어 그것을 그리 중하게 여기지 않는 것이지요. 양정천은 그런 부교주의 농락에 넘어가지 않은 유일한 마교의 인물입니다. 하지만 그도 바보는 아닌지라, 시나리오 안에서 MPC가 하는 일을 방해하지는 않습니다. MPC가 PC를 속이는 것도 다른 속셈이 있어서라고 생각하기 보단 마교를 위해 그에게 접근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런 그도 죽음 앞에서는 MPC의 정체를 까발리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NPC는 마을 안에 몸을 숨기고 있다 마지막 순간, MPC와 PC가 신물을 발견하면 그것을 나꿔채려 등장합니다. 이 때, PC가 양정천을 죽이지 않는다면 이후 시나리오에서 MPC가 마교와 관련된 행동을 할 때 보정치 -1이 들어가게 됩니다.


도입 :: 정민아 - 잔상

느긋한 걸음이 한 발자국을 옮길 적 마다 산이 접혀집니다. 지나간 자리를 뒤늦게 쓸어내리는 바람들은 경외를 담듯 그대의 뺨을 쓸어보고자 노력합니다. 차가운 밤이 그대의 시간을 따라오지 못해 발꿈치를 물어보려 하나 허사입니다. 희무끄레한 달만이 그대를 바라보고 있는 이 시간. 무림맹을 떠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으나 이미 목적지는 가까워져 있습니다. 그 때 였습니다.

맹주, 2d6+6을 굴려보시겠어요?

10+ : 꽤 먼 곳에서 선명한 피냄새가 훅, 끼쳐들어 옵니다. 그리고, 아주 옅게 달콤한 향기가….

7~9 : 꽤 먼 곳에서 선명한 피냄새가 훅, 끼쳐들어 옵니다.

꽤나 일방적인 살해였는지, 병장기가 부딪히는 소리따윈 나지 않았습니다. 다만 기감을 펼쳐 보아도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아요. 천천히 식어가는 시체들만 자리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요하현과 그리 멀진 않지만, 그대의 발걸음이라면 굳이 멈출 곳도 아니긴 합니다. 어쩌시겠어요?

피냄새가 나는 쪽으로 가보겠다.

: 시간은 어차피 그대의 것입니다. 잠시 옆길로 샌다고 하여 큰 일이 날 것도 아닌 것을요. 그렇게 걸음을 옮기면 이내 넓은 공터가 나옵니다. 누워 있는 이들은, 모양새를 보니 산적떼인 것 같습니다. 이런 곳에서 산적을 마주하게 되는 건 딱히 놀라울 일도 아니긴 하죠.

그리고 거기, 그가 있었습니다.

선연히 붉은 피가 고여 웅덩이를 만들고 있는 지옥도의 가운데, 온통 까만 이는 밤을 잘라낸 모습입니다. 달빛조차 그에게 닿지 못한 채 주변으로 부서져 내리고 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무감하여 새카만 눈동자 안에는 그에게 닿지 못했던 달이 박혀 있는 인간. 이윽고 눈이 내려앉은 듯한 속눈썹이 몇 번 팔락이듯 깜박이고, 시선이 그대가 있는 쪽으로 향합니다.

이윽고 사르르 내려오는 꺼풀. 그제서야 이지러지듯 달빛이 내려앉아 춤추면, 나른하게 올라가는 입꼬리. 아주 오래간 그리던 연인이라도 만난 듯, 뺨에 어룽지는 홍조…. (주사위 10+ 이상) 아, 방금 맡았던 향기가 너울거리며 밀려들어 옵니다. 후각을 자극하며 비강을 타고 내려갑니다. 어쩐지 근본 없는 호감이 일어나는 듯도 합니다. 만독불침인 그대를 침범할 수 있는 약물이 있을리는 없으니, 기분 탓이겠죠. 이윽고 그가 얇은 입술을 엽니다. 가지런한 치열이 얼핏 드러났다 사라집니다.

“아, 무림맹주를 뵙습니다.”

問 : 어떻게 날 알아 봤는가?

答 : “제가 모용가의 방계인데 어찌 무림맹주를 못 알아볼 수 있습니까?”

問 : 내가 모르는 모용가도 있나?

答 : “어쩌면 모용가를 저보다 잘 아실 분이, 저희 가문의 폐쇄성을 모르실 것 같지는 않은데요.”

問 : 모용가는 어떻게 되었나?

答 : “지금, 가문에 중차대한 일이 생겨… 전서구를 보냈는데, 받지 못하셨습니까?”

問 : 당신은 왜 여기 있는가?

答 : “제가 마지막으로 마을을 둘러보고 오기로 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저 한 몸 빠져나올 실력은 되는지라.”

그렇게 답하는 이의 뒤로 처참하게 죽은 산적들의 내공이 그리 낮지 않은 것 같다거나, 그의 실력으로도 크게 가늠되지 않는 부분이 있는 자라는 걸 알려주세요. 실력이 직계보다 뛰어나 숨기고 사는 방계가 있어도 놀라울 것은 없다 정도의 정보를 덧붙여 PC를 헷갈리게 만드셔도 좋습니다.

왜 산적들을 이리 처참하게 죽였는가에 대한 대답은 재량껏 하되, 되도록 PC의 호감을 살 만한 것으로 하는 게 좋습니다.

모용가는 평소에도 의뭉스럽고 미심쩍은 가문이 맞기 때문에 대충 가문의 가풍을 둘러대며 대답을 회피하셔도 됩니다. 물론 정파는 맞기 때문에 미심쩍긴 하고 이후 MPC는 어떤 수를 써서라도 (미인계도 좋습니다. 받아들여지기만 한다면.) PC에게 합류하게 됩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동이 트기 바로 직전, 요하현으로 향하게 됩니다.

피냄새가 나는 쪽으로 가지 않고 곧바로 요하현으로 간다.

: 요하현으로 들어가는 좁은 길목입니다. 촛불 하나에 의지하여 살아가는 인간이라면 응당 잠에 들었어야 할 깊은 짐승의 시간. 동이 트기 직전. 길가에 사람이 한 명 서 있습니다. 온통 까만 이는 밤을 잘라낸 모습입니다. 달빛조차 그에게 닿지 못한 채 주변으로 부서져 내리고 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무감하여 새카만 눈동자 안에는 그에게 닿지 못했던 달이 박혀 있는 인간. 이윽고 눈이 내려앉은 듯한 속눈썹이 몇 번 팔락이듯 깜박이고, 시선이 그대가 있는 쪽으로 향합니다.

어쩐지 그의 눈빛에, 얼핏 실망감이 스쳐지나간 듯도 합니다. 하지만 곧이어 사르르 내려오는 꺼풀. 그제서야 이지러지듯 달빛이 내려앉아 춤추면, 나른하게 올라가는 입꼬리. 아주 오래간 그리던 연인이라도 만난 듯, 뺨에 어룽지는 홍조…. (주사위 10+ 이상) 아, 방금 맡았던 향기가 너울거리며 밀려들어 옵니다. 후각을 자극하며 비강을 타고 내려갑니다. 어쩐지 근본 없는 호감이 일어나는 듯도 합니다. 만독불침인 그대를 침범할 수 있는 약물이 있을리는 없으니, 기분 탓이겠죠. 이윽고 그가 얇은 입술을 엽니다. 가지런한 치열이 얼핏 드러났다 사라집니다.

“아, 무림맹주를 뵙습니다.”

問 : 어떻게 날 알아 봤는가?

答 : “제가 모용가의 방계인데 어찌 무림맹주를 못 알아볼 수 있습니까?”

問 : 내가 모르는 모용가도 있나?

答 : “어쩌면 모용가를 저보다 잘 아실 분이, 저희 가문의 폐쇄성을 모르실 것 같지는 않은데요.”

問 : 모용가는 어떻게 되었나?

答 : “지금, 가문에 중차대한 일이 생겨… 전서구를 보냈는데, 받지 못하셨습니까?”

問 : 당신은 왜 여기 있는가?

答 : “제가 마지막으로 마을을 둘러보고 오기로 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저 한 몸 빠져나올 실력은 되는지라.”

그렇게 답하는 이가 그의 실력으로도 크게 가늠되지 않는 부분이 있는 자라는 걸 알려주세요. 실력이 직계보다 뛰어나 숨기고 사는 방계가 있어도 놀라울 것은 없다 정도의 정보를 덧붙여 PC를 헷갈리게 만드셔도 좋습니다.

모용가는 평소에도 의뭉스럽고 미심쩍은 가문이 맞기 때문에 MPC는 PC의 질문을 대충 가문의 가풍을 둘러대며 대답을 회피하셔도 됩니다. 이후 MPC는 어떤 수를 써서라도 (미인계도 좋습니다. 받아들여지기만 한다면.) PC에게 합류하게 됩니다. 도중에 왜 이렇게 당신과 가고 싶어 하느냐, 앞서 날 봤을 때 그 표정을 무엇이었느냐 묻는다면 “저는 당신이란 존재가 도리 없이 기껍습니다. 이것만은 거짓 섞이지 않은 채 변함 없을 진실이지요. 물론, 흠모하기는 어려울 테지만.” 을 적당히 끊어 이야기 해주세요. 기감을 이용해 거짓을 말하고 있는지 알아보는 주사위를 굴리셔도 됩니다. 저 대사는, MPC의 오롯한 진심입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요하현으로 향하게 됩니다.

요하현 :: 해를 품은 달 - 위령제

요하현으로 들어가면, 마을 안에는 인기척이 전혀 없습니다. 곧 해가 뜰 터인데 부자연스러울 정도의 침묵과, 그 침묵을 더욱 무겁게 만들어주는 안개가 마을을 감싸고 있습니다. 안개가 어찌나 짙은지 잠시 눈을 떼면 옆사람조차 그 속으로 사라질 것만 같습니다. 묵직하게 녹아드는 질감이 누가 봐도 부자연스러운 것이 틀림 없습니다. 모용가에서 받은 전서구에는 안개가 조금 짙긴 하나, 그저 평범한 안개 같다고 그랬었는데 말이에요. 그대는 안개에게서 어떠한 불쾌감을 느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맹주, 2d6+6-8을 굴려보시겠어요?

10+ : 어쩌면 내력이 빨리는 듯한. 그런 느낌이 말이에요. 사특한 안개가 틀림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것의 진원은 따로 있다는 생각도 드네요.

7~9 : 안개에게서, 확연히 사특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내력이 빨리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가?

6- : 기감이 아무리 날카로운 그대라도, 이 안개가 사특하다는 것 말고는 알기가 힘들군요. 자연 현상이니까요.

옆에서 난감하다는 듯이 자신의 턱을 쓸어내리던 이가 그대에게 제안합니다. 그는 아무것도 못 느낀 것 같아요. (주사위 7+)그대 말고는 이걸 알아차릴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봐야할지도요. 그렇다면 이것을 방어할 수 있는 이도 그대 밖에 없겠군요. 내력의 흐름이야 그대에겐 조금만 정신을 집중하면 될 문제이나, 그대의 옆사람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GM을 위한 추가 정보 : PC가 MPC를 걱정한다면, 고작 하룻동안 이정도의 속도로 내력을 빨린다고 하여 죽을 놈은 아니라는 식으로 대답해 주세요. 거짓 하나 없는 사실이기도 합니다.

“잠에 든 이를 깨우는 것은 탐탁치 않으나, 그래도 마을 주민에게 물어보는 것이 가장 빠르지 않겠습니까?”

딱히 머리를 굴려봐도 그의 제안 말곤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그렇게 잠시 마을을 둘러본 두 사람은 기이한 광경을 봅니다. 비쩍 마른 채로 굳어버린 사람들. 천천히 삭아가는 것마냥 조용히 생을 마감하고 있는 인간들의 모습을요. 아이는 어미의 등에서 고개를 가누지 못한 채 팔을 늘어뜨렸습니다. 어미는 그런 아이를 알지 못한 채 의자에 앉아 허공을 짚고 있는 채입니다. 무엇보다, 침상에 누운 아비는 이미 절명한 듯 합니다. 그대로 하나의 무덤이 되어버린 마을의 모습은 몹시도 기괴합니다.

GM을 위한 선정보 : 만일 PC가 마을을 전부 돌아본다면, 마을의 길이 어떠한 문양을 만들고 있는 것 같다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윽고 위에서 마을의 모습을 바라본다면 마을의 모습이 하나의 진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 그 진의 정중앙에 집이 하나 있다는 것. 그리고 진의 모양을 막고 있는 집이 두어채 정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정보는 다음 한 장면이 지나간 후 곧바로 풀리기 때문에, 이 순간 알지 못해도 됩니다.

그 때 였습니다. 그대의 귓가에 다른 소음이 포착된 것은.

2d6+6. 굴려주세요.

10+ : 멀리서 희미하게 들리는 소리는 분명, 살아있는 인간의 기척입니다. 마교도 특유의 사특한 기운이 갈무리 되지 않은 채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그 기운을 느끼니 확실해 집니다. 안개에 서린 기운은 이것과 같습니다. 동시에 잡스러운 것들이 섞여있는 것으로 보아선 마을 주민의 생기도 같이 먹은 듯 합니다.

7~9 : 멀리서 희미하게 들리는 소리는 분명, 살아있는 인간의 기척입니다. 마교도 특유의 사특한 기운이 갈무리 되지 않은 채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안개와 마교도의 기운의 연관점에 대해 PC가 먼저 의문을 던지면 10+의 뒷 정보를 주도록 합니다.

인기척이 들리는 곳으로 가면 수상쩍은 복면인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를 잡아온다고 해도 이미 그의 이지는 온전치 못합니다. 입가에 침을 질질 흘리며 정신 없이 중얼거립니다. 천마재림. 만마앙복. 천마재림. 만마앙복. 천마재림. 만마앙복…. 그 분을 깨우는 신물을 찾아야 하는데, 그 분을 깨우는 신물을, 찾아…. 그 말만을 중얼거리고 있는 이를 보며 MPC는 혀를 차듯 웃고는 그의 품을 뒤적거립니다.

그대의 정순한 내력이면, 그를 도인해 잠시 제정신으로 만들 수는 있을 것입니다. 다만 마신을 받아들인 이다 보니 그 직후 죽겠지요. 어떻게 하겠어요?

도인한다.

: 눈에 빛이 돌아온 이가 그대를 시야에 담습니다. 그가 사납게 소리칩니다.

“감히, 한낱 불신자가 신물이 잠든 영역으로 들어오다니…! 오산인께서 너를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다. 양정천께서…!”

그리 외치던 이가 그륵 소리를 냅니다. 이내 그의 목에 옅은 실선이 붉게 새겨집니다. 곧이어 터져나오는 핏줄기.

피 끓는 가래음을 내며 제 목을 부여잡은 이가 눈을 부릅 뜬 채 넘어갑니다. 그대의 옆에서 MPC가 심드렁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여기 단서가 있는데, 왜 굳이 저런 것과 말을 섞어보려 하나요?”

글쎄요. 그래도 그대는 이 마을에 ‘양정천’이라는 존재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정보를 얻었죠. 이만하면 꽤 괜찮은 행동이었던 것 같은데두요. 왜 저렇게 불만 어린 표정이지요?

GM을 위한 추가 정보 : 방금 죽은 마교도는 오산인의 직속이나 그리 큰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가 아닙니다. 다만 타고난 내력이 꽤 높아 아직까지 살아있던 자로, 부교주는 먼 발치에서 두엇 본 게 다입니다. 즉 정신이 없는 이 순간 MPC를 보고 반응할 정도로 그를 알고 있지 못합니다. PC가 그의 시야에 MPC를 갖다 대어도 별다른 수상한 반응을 보이진 않습니다.

하지 않는다.

: 그는 이윽고 정신을 잃고 쓰러집니다. 다시는 일어나지 못할 것 같습니다. 다른 마을의 주민들과 같이.

MPC는 쓰러진 마교도에겐 눈길도 주지 않은 채 그에게 자신이 찾은 서책을 내밉니다.

서책을 읽어보면 무언가 복잡한 문양과 함께 선문답 같은 문장들이 적혀 있습니다.

‘땅에 발 붙이고 살아가는 것들은 감히 알아차리지 못하는 곳. 중심에 자리한 심장을 배불리 먹이도록 하여라.

모든 제물은 소화시킬 수 없는 것을 소화시키게 함으로써 그 힘을 늘리게 할 지어니. 상극의 것을 잡아 바치는 성의를 보여야 할 것이다.’

대체 무슨 소리죠 이게? MPC를 보아도 그는 어깨만 으쓱이며 웃고 있을 따름입니다.

MPC는 그대로 PC와 마을 한바퀴를 둘러보아도 좋고, GM이 PL에게 그대 허공답보가 가능한 경지에 올라있지 않냐고 말을 해주셔도 좋습니다. 둘 중 무엇을 하든 PC는 이 마을의 생김새가 책에서 보았던 문양과 외곽이 꼭 같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문양의 가운데에 집이 한 채 있고, 집 두 채가 문양의 흐름을 막고 있다는 사실도요. 문양을 막고 있는 집 두 채는 매우 작아서, PC도 MPC도 손짓 한 번에 무너뜨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안에는 물론 반송장이 된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PC가 문양을 막고 있는 집을 치우지 않는다면, MPC가 사람들까지 전부 죽여서 꼭 치우도록 합니다. PC가 분노한다면 어차피 죽은 목숨이지 않았느냐. 라는 식으로 가볍게 답할 것 같습니다. 자신이 저렇게 된다면 살려두는 게 더 치욕일 거라는 말도 하며, 어딘가 사연이 있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 헷갈리게 하여도 좋겠습니다. 집을 무너뜨릴 때 주사위 판정을 하는 것도 즐겁겠네요.

문양을 막고 있는 집 두 채를 치워내면, 가운데에 있는 집에서 약간의 진동이 일어납니다. 동시에 그 집 주변으로 이젠 거진 벽처럼 보이는 안개가 피어오르기 시작합니다. 집 안으로 들어가도록 유도해주세요. 물론 PC의 기본 설정상 이런 순간에도 그는 위기감은 딱히 느끼지 못할 겁니다.

고택 안 :: 달파란 - 불안한 잠

야트막한 연못이 집을 둘러싸고 있는 고택은 아담하나 옛스러운 멋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과거형인 이유는 안개가 자욱하게 시야를 온통 가리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아까 벽처럼 보이는 안개가 피어오르며 생긴 현상인 듯 합니다. 집 두 채를 치우기 전엔, 이런 식으로 특별히 수상쩍은 저택은 없었으니까요.

맹주, 2d6+6-7을 굴려보시겠어요?

10+ : 또, 달콤한 냄새가… 이 냄새를 어디서 처음 맡았더라? 그대의 혈관으로 뱀처럼 스며드나 그 이상은 하지 않아요. 도리어, 이 기꺼운 감각은…. 하지만 어디선가 이성이 속삭입니다. 이걸 계속 맡고 있으면 안될 것 같다고. 그러나 지금은 더 중요한 일이 있죠. 내실의 가운데에, 사랑채도 아닌데 동물의 가죽이 깔려 있습니다. 어떤 동물의 것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어쩐지 불쾌한 그것이 진동으로 인해 밀려나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7~9 : 또, 달콤한 냄새가… 이 냄새를 어디서 처음 맡았더라? 그대의 혈관으로 뱀처럼 스며드나 그 이상은 하지 않아요. 도리어, 이 기꺼운 감각은…. 뭐, 어쨌든 지금은 더 중요한 일이 있죠. 내실의 가운데에, 사랑채도 아닌데 동물의 가죽이 깔려 있습니다. 어떤 동물의 것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어쩐지 불쾌한 그것이 진동으로 인해 밀려나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6- : 내실의 가운데에, 사랑채도 아닌데 동물의 가죽이 깔려 있습니다. 어떤 동물의 것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어쩐지 불쾌한 그것이 진동으로 인해 밀려나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GM을 위한 추가 정보 : 집의 다른 곳을 살펴본다면 별다른 특징을 찾을 순 없습니다. 다만 여기에 있는 주민들은 좀 더 바싹 말라 있고, 좀 더 강시에 가까워 보인다는 정보를 주셔도 괜찮습니다. 이 집은 옛적 마교의 오산인이 쓰던 저택이었으나, 지금은 그저 마을 주민 중 총장 다음으로 힘이 있었던 자가 쓰고 있던 집에 불과합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며 지하에 위치한 신물과, 바닥에 딱 달라붙어 있던 가죽을 제외한 다른 물건들은 전부 삭아내렸습니다. 가죽은 인간의 껍질을 생각했으나, GM이 PL의 성향을 보고 적당히 태내에 있던 동물의 것만으로 만든 것 같다거나 하는 등 다른 묘사를 하셔도 괜찮습니다. PC가 굳이 궁금해 한다면요.

가죽을 옆으로 치우면, 쩍 갈라진 나무판자와 그 아래로 내려가는 돌계단이 보입니다. 전형적이기까지 한 공간이군요. 집 두 채를 치워야 했으니 다른 사람이 쉬이 찾지 못한 것도 이해가 갑니다. 내려가 보겠어요, 그대?

GM을 위한 추가 정보 : 돌계단을 내려가는 길은 길고 깊으므로, 내려가면서 PC에게 MPC가 개수작을 부려봐도 좋겠습니다. 마지막 기회입니다. PC에게 그에 대한 호감을 보여주세요. 그러면서 어디선가 달콤한 내음이 스친다. 라는 묘사를 넣어줘도 좋겠습니다.

맹주, 2d6+6-9를 굴려보시겠어요?

7~9 : 한참을 아래로 내려갔을 때 였습니다. 꽤 뒤에서 인기척이 납니다. 이 기운은 마교도인 것 같네요. 흠, 못 죽이진 않을 것 같으나 저택이 무너지면 곤란하니 발걸음을 재게 놀려야 겠어요.

6- : 한참을 아래로 내려갔을 때 였습니다. 꽤 뒤에서 어떤 소리가 들린 것 같은데. 흠, 제압을 못하진 않을 것 같으나 저택이 무너지면 곤란하니 발걸음을 재게 놀려야 겠네요.

지하 :: 해를 품은 달 - 흑주술

돌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울리는 두 발자국 소리. 사뿐거리듯 끝을 거진 밟지 않는 이의 옷자락이 끌리는 소리가 유독 첨예하게 벼려진 청각에 걸립니다. 점점 시야가 깨끗해집니다. 야명주라도 박아놓은 것인지 두 사람이 가라앉을수록 주변은 도리어 낮처럼 환해집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 주변의 모든 빛을 빨아들인 새카만 물체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정말로, 빛이라도 흡수하고 있는 것인지 주변 1보 정도의 둥근 공간이 까맣습니다. 그대의 곁에서 휘파람 소리가 들립니다. 동시에 중얼거리는 목소리.

‘“중심에 자리한 심장을 배불리 먹이도록 하여라. 모든 제물은 소화시킬 수 없는 것을 소화시키게 함으로써 그 힘을 늘리게 할 지어니.

상극의 것을 잡아 바치는 성의를 보여야 할 것이다.“

“상극의 것….”

그렇게 말하는 이의 입꼬리는 결코 내려오는 일 없이 느슨한 웃음을 띠우고 있습니다. 왜 그런 표정을 하느냐 PC가 물어보면, 제 눈 앞에 지금 저것과 가장 상극일 존재가 있지 않느냐 말합니다. 그의 말에 화를 내면 자신의 말을 끝까지 들어보라 알량거릴 것이고, 화를 내지 않는다면 왜 화를 내지 않냐며 속을 박박 긁는 말을 하고서는 문장을 이어갑니다. 자신은 피식자이니 당신 같은 포식자보다 더 저것의 위험이 잘 파악되는데, 저것이 결코 당신을 소화할 순 없을 것이라고. 배부르다 못해 배를 터지게 만들면 저 물건을 망가뜨릴 수 있지 않겠냐고. MPC의 모든 발언은 주사위를 굴려도 한 점의 거짓도 묻어나오지 않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가 두르고 있고, 또 들어오면서 풀어놓은, 자신의 내력을 담아 제조한 미향 때문에 PC가 MPC에게 호감을 가지고 신경이 무뎌져 있는 탓이기도 하나, 적혀져 있는 말들이 대체로 진실이 맞기 때문입니다. PC가 직접 신물을 살펴보겠노라 발언 한다면, 그의 말이 맞다고 확인시켜 주세요. 마신도 아닌, 마신의 신물 중 하나일 뿐인 저 물건은 결코 PC를 소화시키지 못합니다.

PC가 신물에게 제 내력을 주입하면, 신물의 주변에 있던 어둠이 걷히기 시작합니다. 이윽고 드러난 것은 새까만 비녀입니다. 세 송이의 피안화가 달려있는 비녀는 그 몸을 가녀리게 떨고 있습니다. PC가 내력을 끊지 않고 주입하면, 이윽고 한 송이가 꺼멓게 죽어들어가기 시작합니다. 옆에서는 희미하게 감탄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박수 소리도 들리는 것 같습니다. 왠지 열이 받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렇게 분위기가 느슨해지려던 찰나,

“감히 불신도 따위가…!”

우레와 같은 노호성과 함께 그들이 내려온 돌계단에서 까만 인영이 나타납니다. 별다른 설명이 없어도, 그가 마교도가 말했던 ‘양정천’이라는 것을 PC는 알 수 있습니다. 저택으로 들어오자 느꼈던 인기척이 그라는 것도요. 꽤 실력이 있는 이인지 마을에서 숨어있을 땐 좀 헷갈리기도 했습니다. 그가 이를 드러내며 그대를 향해 달려듭니다.

GM을 위한 추가 정보 : 전투씬을 유도하셔도 좋습니다. 양정천의 주무기는 검으로, 검기를 쓸 수 있을 만큼의 실력자는 됩니다. 예민하고 조심스러운 성정과는 달리 내력을 검으로 두른 채 곧바로 내려 꽂아 버리는 과격한 전투 타입으로, 신경을 분산하는 즉시 이 지하가 무너져 내릴 것 같다고 해주세요. PC가 온전히 양정천과의 싸움에 신경을 쓰게끔 만들어 주시면 좋습니다. 주사위를 굴리면 무조건 양정천은 죽습니다. 다만, PC가 절대 사람을 죽이지 않는 타입인 경우 PL과의 조율을 통해 이 부분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양정천을 죽이지 않게 되면 앞에서 서술했던 것처럼 이후 시나리오에서 MPC가 마교와 관련된 행동을 할 때 보정치 -1이 들어가게 됩니다.

2d6+6-9. 굴려주세요.

7~9 :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히 그대의 옷자락을 스칠 수 있는 상대는 아닙니다. 아직 정확한 실력이 가늠되지 않는 옆사람을 노리면 조금 골치가 아파졌을지도 모르겠으나, 이렇게 앞뒤 없이 그대에게 달려들면 오히려 쉬운 것을요. 그대의 애병은 너무나도 무른 과일을 통과시키듯 심장을 관통합니다. 죽이지 않고 제압하기에는 까다로운 상대였던데다가, 지하실이었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6- :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히 그대의 옷자락을 스칠 수 있는 상대는 아닙니다. 아직 정확한 실력이 가늠되지 않는 옆사람을 노리면 조금 골치가 아파졌을지도 모르겠으나, 이렇게 앞뒤 없이 그대에게 달려들면 오히려 쉬운 것을요. 그대의 애병은 너무나도 무른 과일을 통과시키듯 심장을 관통합니다. 아, 정보를 위해 이렇게 곧바로 죽일 생각은 아니었는데 말이에요.

그 자 :: 아가씨 - 후지산 아래서 온 저 나무

다음 순간, 절멸하던 제 숨을 그러쥔 이가 그대의 무기를 피투성이 손으로 잡습니다. 그대는 곧바로 그 손을 잘라냈으나, 죽은 자의 입가에는 만족스런 웃음이 피어오른 채입니다. 왜? 갑작스레 엄습하는 불안감에 뒤를 돌아보면,

“아, 역시 고작 몇 초 정도가 한계인가요?”

“영 쓸모가 없네요. 아니, 생각보단 쓸모가 있었다고 해야 하나.”

화사한 눈매 마치 장인이 온 힘을 기울여 만들어낸 접선 마냥 나붓하게 휘어집니다. 기름한 손가락들 사이로 미끄러지던 비녀는 그의 앞섶에서 튀어나온 흰 뱀에게 먹히는 중입니다. 그대의 시야 안에서, 뱀은 송곳니로 그의 손목 안쪽을 가르고 살점을 파고들어 사라집니다. 똑, 검붉은 핏방울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유독 선연합니다. 이윽고 천천히 아물어가는 그 사람의 살점. 황홀한 붉은 빛은 간 곳 없이 시체처럼 창백한. 소리 없는 광소가 매끈한 낯에 선명히 그려집니다. 번들거리는 눈동자는 이 공간의 모든 빛보다 시리게 빛을 발합니다.

“당신 덕에 본교의 신물을 되찾게 되었으니, 감사하다는 인사를 올려야 할까요?”

키득거리는 목소리는 여전히 나른한 허기에 잠겨 있습니다. 결코 만족하지 못한 얼굴로 그는 우아히 허리를 굽힙니다. 그리고 올라오는 고개. 그대를 찬찬히, 뜯어 먹듯 관찰하는 뱀의 동공. 번들거리며 굴러가는 탐욕으로 젖어있는.

問 : 왜 나에게 접근했는가?

答 : 말했듯, 당신 덕분에 신물을 찾을 수 있었다. 당신이 없었다면 불가능 했을 것이다.

저것을 만족시킬 정도로 강대한 내력을 갖고 있는 상극의 것이라니, 도무지 어디서 조달해야 할 지 알 수가 없더라.

일을 크게 벌이면 무림맹이 쫓아오지 않았겠는가? 당신 혼자 올 만한 무대를 만드느라 고생을 좀 했다.

問 : 당신이 나에게 호감을 갖고 있다는 것은 거짓인가?

答 : 그것만은 전부 사실이다. 믿기지 않겠지만, 내게 당신은 꽤나 사랑스러운 존재가 맞다. 대체 누가 나 대신 이런 일을 해줬겠는가?

외에 그의 진짜 목적이나, 신상에 관한 것을 물으면 전부 대충 답합니다. 누가 봐도 거짓임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적당히 롤플을 즐겨 주시다가 PC가 MPC를 해하려 하면, 다음 장면을 진행해 주세요.

2d6+6-11. 굴려주세요.

7 : 또, 훅 끼쳐오는 내음. 절로 타액이 고일 정도로 달큼한…. 후두를 타고 내려가는 것에 저도 모르게 울대를 삼킵니다. 유달리 매혹적인 그 향이, 온통 짙어지고 나서야 천천히 저를 좀먹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어떠한 미향도 이런 느낌이 나진 않았는데. 동시에 어떠한 예감이 듭니다. 이 향을 기억하고 있노라면, 그를 찾아낼 수 있겠다는 확신이. 둔해진 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오합니다. 달려들어 그를 찍어 눌리려는 순간, 그의 형상이 어룽지다 이지러집니다. 안개 마냥.

6- : 또, 훅 끼쳐오는 내음. 절로 타액이 고일 정도로 달큼한…. 후두를 타고 내려가는 것에 저도 모르게 울대를 삼킵니다. 어떠한 미향도 이런 느낌이 나진 않았는데. 둔해진 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오합니다. 달려들어 그를 찍어 눌리려는 순간, 그의 형상이 어룽지다 이지러집니다. 안개 마냥.

이윽고 그대에게서 등을 돌린 이가 돌벽의 어느 곳을 짚습니다. 곧이어 굉음과 함께 지하가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그대는 황급히 지하실을 빠져나옵니다. 그리고 그런 그대를 바라보는 그 뱀과 같은 시선. 코 끝이 아리도록 단 향만을 남기고 그는 안개와 함께 녹아 사라집니다. 그림자 하나 남기지 않은 채.

第 一章 : 雾里没有影子

제 2장 : 해거름에 그림자가 가장 길다. 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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