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자몽
원래, 삶이라고 부르는 게 다 그렇다. 혀를 댄 최초에는 느껴본 적 없는 자극으로 찌릿거렸으면서 시간이 지나면 물처럼 밍숭맹숭. 시야보다 선명했다가 점점 색이 바래고 헤진 사진 같은 것. 위아래와 양옆, 거기서 탄생한 비스듬한 대각선만 존재하는 2차원의 세계처럼 모든 게 광활한 곳에서 나 자신이 무난하게 뻗은 듯 보이지만, 막상 다른 시점으로 들여다보면
생일 축하해요 궁님! 낡고 지쳐서 분량은 맛보기가 됐지만 제 마음은 꽉꽉 담았읍니다. 오늘 하루 행복하기만 하시길 엄밀히 따지자면 낭만가와 괴짜는 전혀 다른 선상에서, 다른 생각으로 사는 사람이지만 둘 모두와 동떨어진 세상에서 사는 보편적 다수의 일반인이 보기에는 똑같은 탓일까. 몇 년째 저 녀석과 자신은 전혀 다르다고 호도하는 것도 지쳐 이젠 말을
5월 31일 바다의 날 기념, 진짜 바다와 관련은 없지만 호칭이 바다니까 하는 바다조 연성 사람이 총이라면 동그란 눈동자는 총구요, 마주친 시선은 이미 쏘아 보낸 총알이다. 다 타고 남은 화약의 잔해가 뭉개진 잿가루처럼 흔적을 남겨 새카맣게 침잠한 눈알 두 쌍이 결연하게, 어쩌면 느슨한 굴곡을 그리면서 서로에게 총탄을 날리고 뻔뻔하게 재보기까지 한
만두님 연성 보고. 달달한 만두님 연성도 봐주시기 길던 겨우내 움튼 새싹이 기어코 봄처럼 피었다. 우수가 지나고, 경칩을 넘겨 따사로운 것치고 이따금 따가운 게 심상찮은 햇볕, 겨울이 묻어나 코끝 시린 바람을 모두가 겨울용 겉옷 하나로 넘기면서 은근하게 돌아온 봄이 남긴, 화단에 핀 연두색과 하얀 목련 꽃봉오리에 정신을 판 여럿 중 누군가는 한눈 팔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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