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자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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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렁이다 못해 지끈거리는 머리통을 손바닥으로 꾹꾹 누르며, 누군가 억지로 머리 뚜껑을 열고 뇌수까지 국자로 휘젓는 느낌이라고 생각하면서 엎어진 바닥에 무릎 한쪽 올리는 것도 겨우 성공한 잠뜰은 문득 감은 눈꺼풀 사이로 빛 알갱이가 반짝거리는 윤슬처럼 비집고 들어와 퍼지는 걸 지켜보다 의문에 잠겼다. 마지막 기억은 분명 침대에 누워 이불을 덮고 잠들려 눈을
시작은 모든 이야기가 그렇듯 진부하기 짝이 없다. 자그마한 소문이 비탈길 구르는 눈덩이가 그러듯 입에서 입으로 옮길 때마다 불어나 점차 거대하게 변하는 게 이야기인 것처럼, 누군가의 권유에 별 생각없이 그러겠노라 한 게 지금은 온갖 신화가 따라붙을 정도로 알려진 이 밴드의 시작이니, 그런 가벼운 마음으로 만들고 사라진 밴드가 얼마나 많은지 세보면 이
원래, 삶이라고 부르는 게 다 그렇다. 혀를 댄 최초에는 느껴본 적 없는 자극으로 찌릿거렸으면서 시간이 지나면 물처럼 밍숭맹숭. 시야보다 선명했다가 점점 색이 바래고 헤진 사진 같은 것. 위아래와 양옆, 거기서 탄생한 비스듬한 대각선만 존재하는 2차원의 세계처럼 모든 게 광활한 곳에서 나 자신이 무난하게 뻗은 듯 보이지만, 막상 다른 시점으로 들여다보면
생일 축하해요 궁님! 낡고 지쳐서 분량은 맛보기가 됐지만 제 마음은 꽉꽉 담았읍니다. 오늘 하루 행복하기만 하시길 엄밀히 따지자면 낭만가와 괴짜는 전혀 다른 선상에서, 다른 생각으로 사는 사람이지만 둘 모두와 동떨어진 세상에서 사는 보편적 다수의 일반인이 보기에는 똑같은 탓일까. 몇 년째 저 녀석과 자신은 전혀 다르다고 호도하는 것도 지쳐 이젠 말을
5월 31일 바다의 날 기념, 진짜 바다와 관련은 없지만 호칭이 바다니까 하는 바다조 연성 사람이 총이라면 동그란 눈동자는 총구요, 마주친 시선은 이미 쏘아 보낸 총알이다. 다 타고 남은 화약의 잔해가 뭉개진 잿가루처럼 흔적을 남겨 새카맣게 침잠한 눈알 두 쌍이 결연하게, 어쩌면 느슨한 굴곡을 그리면서 서로에게 총탄을 날리고 뻔뻔하게 재보기까지 한
만두님 연성 보고. 달달한 만두님 연성도 봐주시기 길던 겨우내 움튼 새싹이 기어코 봄처럼 피었다. 우수가 지나고, 경칩을 넘겨 따사로운 것치고 이따금 따가운 게 심상찮은 햇볕, 겨울이 묻어나 코끝 시린 바람을 모두가 겨울용 겉옷 하나로 넘기면서 은근하게 돌아온 봄이 남긴, 화단에 핀 연두색과 하얀 목련 꽃봉오리에 정신을 판 여럿 중 누군가는 한눈 팔 새
막상 이렇게 써야지! 한 건 아이들의 아픈 건 딱 질색이니까 니까 그거도 들어주시면~ 늘어봤자 130년이 최대이며 그마저도 특정 조건이 필요한 인간의 생이란, 인간 외의 생명체에겐 일주일 겨우 살다 가는 하루살이와 다를 게 없을 정도로 짧은 생애면서 갑자기 세차게 내려 흥미로 다가간 존재를 담뿍 적시고는 채 말리기도 전에 먼저 떠나는 소낙비였다.
수박화채님 비상 au 3차. 확인한 설정 기반으로 쓰긴 했으나 날조한 부분이 더 많은 글. 용 조와요 용... 드래곤, 용 주세요 보기만 해도 보드랍게 생긴 부슬비가 내리는 신새벽. 새벽 공기를 머금어 서늘한 것이 어둑한 붉은 틈새로 괴고, 옴폭한 틈에 모이고 모인 게 기어코 조그마한 시내를 만들더니 새빨간 언덕배기에서 떨어지는 게 꼭 흐르는 시냇물이
날조와 뭐시기가 가득하고, 분량도 짧은 글 모음. 짧은 건 여기에만. 근데 가끔 짧은 게 긴 걸로 바뀌어서 나타날 수도 있음. 1. 별의 아이, 시초 태초에 빛이 있으라 하시매 장막뿐인 세상 가운데 빛이 태어났도다. 갓 태어나 출렁이며 갈피를 잡지 못해 흩어지고 흐르기만 하는 빛은 오랜 시간 자연스레 어둠과 그림자, 추위와 더위를 만들면서 끊임없이 흘러내
와~ 1.5차...? 잠뜰님 단기 상황극 혁명 2차 연성. 오로지 상황극 혁명 속 캐릭터 설정값만 가지고 씁니다. 오랜 시간 숨죽이고 살다 겨울녘 들불처럼 나타난 혁명은 에투알 왕성의 종탑 꼭대기까지 살라 먹고서야 말라비틀어진 땅에 비료가 될 잿가루를 뱉고 스러졌다. 모든 생이 차고 기울면 이후에 다시 차오르는 순리를 가졌다지만, 죽기 직전 반토막 난